‘포스트 콜린’ 은행잎추출물, ‘도네페질 병용요법’서 알츠하이머 초기 임상 효과 확인
양영순 교수, 아밀로이드 PET 양성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병용투약 연구논문 발표
입력 2025.05.16 06:00 수정 2025.05.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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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의대 양영순 교수가 ‘경도인지장애 환자 관리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콜린 제제 보험급여 논란 이후 치매 치료제의 대체제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은행잎추출물이 도네페질과의 병용요법으로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순천향의대 신경과 양영순 교수(대한치매학회보험이사)는 은행잎추출물과 도네페질 병용 시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기 이전 올리고머 단계에서 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아밀로이드 PET 양성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도네페질과 은행잎추출물 병용 투약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Efficacy of Ginkgo biloba as an adjunct to donepezil in amyloid PET-positive Alzheimer’s patients’의 연구 결과는 최근 발행된 국제 신경학 저널 프론티어즈인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에 정식 게재됐다.

◇ 아세틸콜린에 작용 ‘도네페질+은행잎추출물’,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이 연구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알츠하이머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도네페질 단독 복용군(60명)과 도네페질과 은행잎추출물을 병용한 군(41명)으로 나뉘어 12개월간 추적 관찰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도네페질은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콜린에스터라제억제제 중 하나로 연간 처방액은 3190억원 규모다. 이 약물은 뇌에서 기억력‧주의력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억제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데 도움을 주며 주로 경증에서 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처방된다.

하지만 도네페질은 아세틸콜린에 작용해 증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가 플라크 형태로 진행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개선제로 쓰이는 천연물 의약품으로, 치매 등 인지기능 장애 치료에서는 뇌 혈류를 개선하고 항산화, 신경세포 보호 등 기전을 통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포스트 콜린으로 경도인지장애 시장에서 입지를 점진적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이번 병용요법 연구에는 SK케미칼의 기넥신이 쓰였으며, 혈류개선과 항산화, 항염증 효과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 병용요법, 기억력‧질환 관련 지표 개선 효과 확인
치료 효과 평가는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세 가지 대표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혈액 기반 바이오 마커 MDS-Oaβ(Multimer Detection System–Oligomeric Amyloid β) △한국판 간이정시상태 검사 K-MMSE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 Sum of Boxes) 등을 측정하는 형태로 약물 투약 전후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MDS-Oaβ 검사에서는 도네페질과 은행잎추출물 함께 투여한 병용군에서 도네페질 단독군보다 높은 수치 감소가 관측됐다.

MDS-Oaβ는 혈장 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올리고머화 경향을 수치화한 바이오마커로 알츠하이며병의 조기 진단에 활용된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변형돼 독성이 강한 올리고머 형태로 되면 뇌에 플라크를 형성해 신경세포 손상과 뇌 위축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 장애, 알츠하이머 등 뇌 기능 이상을 겪는 환자에서는 정상인에 비해 MDS-Oaβ 수치가 높게 측정된다.

연구결과 도네페질 단독 투여군에서 MDS-Oaβ 수치가 12개월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반면 도네페질과 기넥신을 병용 투약한 군에서는 수치가 0.87에서 0.72로 약 17% 감소했다.

양영순 교수는 “정상 단백질이 응집해 올리고머 형태가 되고, 이는 프로토피브릴 단계를 거쳐 플라크를 형성해 뇌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며 “MDS-Oaβ 수치 감소가 ‘올리고머화’라는 초기 단계부터 질병 원인을 관리할 수 있다는 데에서 치매 초기 치료와 관리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표준화된 인지기능 평가 도구인 K-MMSE(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 결과에서도 병용 투약군의 인지 기능 향상이 확인됐다. 은행잎 추출물을 함께 복용환 환자의 경우 투약 전 21.2점에서 12개월 후 23.6점으로 2.4점 가량의 인지 기능 개선이 확인됐다. 반면 도네페질 단독 복용군은 22.7점에서 22.5점으로 0.1점 소폭 낮아진 결과가 도출됐다.

CDR-SB 역시 병용군 투약환자의 개선이 확인됐다. 이 지표는 식사, 의사소통과 같은 일상생활기능 정도를 평가해 전반적인 치매 심각도를 평가하는 척도다.

은행잎추출물을 병용 투약한 환자군의 경우, 투약 전 CDR-SB 점수가 3.4에서 12개월 후 2.6으로 0.8점 감소하며 일상생활 기능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도네페질 단독 복용군은 같은 기간 동안 3.4에서 3.6으로 0.1점 증가해 경미한 악화가 관찰됐다.

◇ 이상반응 차이 확연…병용군 ‘현기증’ 관찰 안돼  
두 투약군의 이상 반응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두 투약군 모두에서 심각한 이상반응은 확인되지 않았고, 두통, 설사, 메스꺼움 등 경미한 이상반응이 일부 확인됐다.

이중 현기증을 겪는 환자의 수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도네페질 단독 투약군에서는 환자의 4.5%에서 어지럼증 반응이 나타났지만, 은행잎추출물 병용군에서 어지럼증을 보인 환자가 없었다.

은행잎 추출물은 체내 혈행을 개선하는 의약품으로 뇌를 비롯한 전신에 산소와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해 어지러움증과 같은 증상이 완화할 수 있다. 실제 도네페질 복용 시 어지러움증을 수반하는 환자를 대상으로는 은행잎추출물 환자에게 급여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 병용요법 기반 치료 접근법 가능성 제시
양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도네페질 단독 투여 대비 은행잎추출물 병용 시 인지 기능 개선효과와 함께 혈장 내 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 응집 경향(MDS-Oaβ)도 유의하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네페질은 신경전달물질 분해를 억제하는 기전의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로 치매의 근본적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플라크 형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최근 여기 관여하는 신약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레캠비 등은 올리고머화를 지난 프로토피브릴 수준에서의 베타아밀로이드 구조물을 타겟으로 한다.

양 교수는 “베타아밀로이드가프로토피브릴 단계까지 오면 이미 독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으로 그 이전 단계인 올리고머 단계에서 경향성을 관리하는 것이 초기 치료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네페질과 기넥신 병용은 알츠하이머 등 뇌 기능의 증상 개선과 치매 증상 진행을 관리하는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양 교수는 “은행잎추출물은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 혈류 개선 등 기전을 지닌 의약품으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하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향후 타우 단백질, 염증 지표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연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은행잎추출물 의약품 시장은 2020년 418억원, 2021년 484억원, 2022년 545억원, 2023년 609억원, 지난해 674억원 규모로 연 평균 약 12.7%의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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