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업계가 기후 변화를 화장품에 담는 방법은?
친환경 공정 넘어 기후 적응 화장품으로 연구개발 확대
입력 2025.03.27 06:00 수정 2025.03.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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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LL-E

뷰티 업계가 기후 변화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화장품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뷰티 분야의 전문가들은 단순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공정상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직접적으로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화장품과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친환경 뷰티 컨설팅 업체 트렌드소싱(Trend Sourcing)의 창업자 파스칼 브루스(Pascal Brousse)는 최근  "브랜드와 제조업자 모두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피할 수 없는 기온 상승의 실질적인 결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업계가 화장품에 기후변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루스는 오염과 자외선에 노출된 노화 피부를 위한 새로운 스킨케어 제품, 신체의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해 안색을 밝히는 화장품, 기후 스트레스로 인한 소비자의 심리를 케어해 줄 수 있는 화장품 등을 제시했다.

소비자 컨설팅 기업 민텔(Mintel)도 '2025 글로벌 뷰티&퍼스널케어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의 뷰티 제품은 환경 및 생리학적 변화에 실시간으로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며 "다양한 기후 조건에 반응하는 스킨케어, 체온에 따라 냄새 중화 분자를 방출하는 데오드란트 등 기술과 자연이 결합한 '기후 적응 제품'은 고도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기후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먼저, LG생활건강은 '기후 적응형 화장품'으로 국내 기후 맞춤형 화장품의 장을 활짝 열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변화하는 기후, 진화하는 뷰티’를 주제로 ‘기후 적응형 뷰티 세미나’를 열고, 기후 변화와 뷰티 산업의 접점으로 '기후 적응형 화장품'이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장 손남서 상무는 이날 세미나에서 "전세계적으로 일상화된 극단적인 기후 환경에 우리 피부가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면서 "온난화로 인한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는 ‘기후 적응형 뷰티 솔루션’과 나아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뷰티’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빌리프(Belief)의 '아쿠아 밤- 프로즌' 라인의 체험존을 운영하며 실제 제품도 선보였다. 이 라인은 피부 열감으로 인한 붓기와 모공 고민을 관리할 수 있는 수분 크림으로, 내달 올리브영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는 "현실로 다가온 기후 위기는 모든 소비재 상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기후 변화로 달라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과학적 연구와 혁신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장 손남서 상무가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후 적응형 뷰티' 세미나에서 '기후 적응형 화장품 개발'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기후 변화 연구에 앞장서는 또 다른 기업으로는 코스맥스가 있다. 코스맥스는 다방면으로 기후 변화에 따르는 피부 영향과 이에 적응할 화장품 연구에 한창이다.

코스맥스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극지 유용 미생물 자원 발굴 및 화장품 소재 개발' 업무협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두 기관은 협약을 통해  △극지 미생물 자원 발굴 및 화장품 소재 개발 △극지 환경 노출에 따른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극지 바이오 기반 기술 개발 성과물의 산업화 협력 등을 약속했다.

코스맥스 측은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극한 환경에 저항할 수 있는 기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주목했다"며 "피부 역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극지에 서식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연구 소재로 삼았다"고 업무협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극지 미생물은 극저온, 극건조, 고염분, 강한 자외선, 영양 부족 등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피부 효능 물질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앞서 지난 2월엔 중국 베이징공상대학과도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중국 대륙 내 다양한 기후 환경이 중국인의 피부 상태에 미치는 원리를 연구해 노화 원인을 규명하기로 한 것.

코스맥스와 베이징공상대는 특히 특히 유전적인 특성 외 환경 등 외부 요인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엑스포좀(Exposome) 연구 고도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연구 결과를 통해 코스맥스는 글로벌 차원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중국 각 도시와 유사한 기후대를 갖는 국가 및 인종에 따른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 엑시스와이의 홈페이지. ⓒ엑시스와이

중소기업 중에도 기후 맞춤형 화장품에 도전하고 있는 곳이 있다. 도매 전문업으로 시작한 아시아마스터트레이드가 2019년 출시한 뷰티 브랜드 엑시스와이(AXIS-Y)가 그 예다.

엑시스와이는 천연 유래 성분과 친환경 포장재 성분을 사용함은 물론, 기후와 환경에 맞춘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68개국에서 활동 중인 뷰티 인플루언서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피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엑시스와이는 미국 아마존, 말레이시아 쇼피 등에 입점해 'K-세럼'으로 소개되며 주목받고 있다. 대표 제품은 '잡티케어 글로우 세럼'이다. 엑시스와이는 지난해 '2024 올해를 빛낸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화장품(스킨케어) 부문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브랜드 계자는 "다양한 환경적 요소들에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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