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CEO 연봉 격차 심화,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존슨앤드존슨부터 모더나까지…CEO 급여 희비의 명암
입력 2025.03.14 06:00 수정 2025.03.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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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제약기업 CEO들의 지난해 연봉이 속속 공개된 가운데기업 실적과 CEO 보수 사이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 DALL.E

글로벌 주요 제약기업 CEO들의 지난해 연봉이 속속 공개된 가운데, 기업 실적과 CEO 보수 사이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존슨앤드존슨(J&J)의 CEO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는 연봉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일라이 릴리 CEO 데이비드 릭스(David Ricks)는 상당한 급여 상승을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모더나 CEO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의 경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급여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업 실적과 CEO의 보상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도 나타났다.

존슨앤드존슨 CEO 호아킨 두아토는 지난해 총 2430만 달러를 받아 전년 대비 약 14% 감소했다. 2023년에는 두아토가 2840만 달러를 수령하며 글로벌 제약업계 최고 연봉 CEO였지만, 지난해 연금 가치 산정 방식 변경과 보너스 및 주식 보상의 소폭 감소로 인해 급여가 크게 줄었다. 특히 연금 가치 증가가 2023년 620만 달러에서 지난해 270만 달러로 급격히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J&J는 지난해 88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생명과학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여전히 탈크 제품 관련 소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탈크 관련 소송으로 51억 달러의 회계 비용을 기록했지만, 이를 CEO의 성과 평가에서 제외하며 ‘현 경영진은 소송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회사에 없었으며, 현재는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부진한 주가 수익률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일라이 릴리의 CEO 데이비드 릭스는 지난해 2920만 달러를 수령하며 급여가 전년 대비 10% 상승했다. 릭스 CEO는 2017년 취임 이후 일라이 릴리의 시가총액을 약 10배 증가시키며 회사를 글로벌 제약업계의 강자로 키워냈다. 지난해 릴리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매출 450억 달러, 주당 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106% 증가하는 등 역사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릭스 CEO의 급여 인상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더나 CEO 스테판 반셀은 회사의 실적 하락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987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아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급감으로 매출이 3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3% 급감했다. 게다가 팬데믹 이후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반셀의 급여가 증가한 이유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기존 주식 보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특별 주식 보상 때문이었다. 이는 경영진 유지를 위한 회사의 장기적인 인센티브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애브비의 새 CEO 로브 마이클은 지난해 첫 해에 1850만 달러의 급여를 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약 400만 달러 증가한 금액으로, 회사의 대표 제품인 휴미라의 특허 만료 이후 신제품인 '스카이리치'와 '린버크'가 각각 117억 달러와 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한 데 따른 보상이다. 애브비 이사회는 CEO 급여 인상을 정당화하며 "마이클 CEO가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바이엘 CEO 빌 앤더슨은 회사가 진행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과 몬산토 인수 후 이어진 막대한 소송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연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한 884만 유로(약 960만 달러)에 그쳤다. 앤더슨은 바이엘의 3년간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올해가 더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로 볼 때, 글로벌 제약기업 CEO 급여는 기업 실적 및 주가 변동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일부 CEO들은 실적과 주가 상승에 따라 급여가 오르지만, 모더나처럼 장기적인 경영진 유지를 위한 특별 보상이 지급되면서 오히려 실적 부진에도 급여가 증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업계 CEO 급여와 기업 성과 간 명확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분석가들은 “결국 글로벌 제약업계 CEO들의 연봉 수준과 변화는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 주식 시장에서의 기대치, 경영진의 리더십 유지 필요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특히 제약업계의 경우, 신약 개발이나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CEO와 주요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 CEO 연봉 책정에 복잡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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