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의 원인은 인슐린 분비 감소, 글루카곤 분비 증가,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 증가, 신경전달물질 기능장애 등 다양하기 때문에 작용 기전이 다른 치료제를 병용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약물치료를 시작할 때 당화혈색소의 목표와 현재 수준을 고려해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하되, 혈당조절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2형 당뇨병 환자의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급여기준에 따르면 당화혈색소(HbA1C)가 7.5% 이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단독요법으로 2~4개월 이상 투약해도 혈당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 당뇨병 치료제 1종을 추가할 수 있어,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2024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진단자의 약 90%가 경구혈당강하제로 당뇨병을 치료 중이나, 목표 당화혈색소인 6.5%에 도달하는 당뇨병 환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가 지연되면 미세혈관 및 심혈관을 포함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복약순응도가 질환 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근에는 여러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가 합쳐진 고정용량 복합제(Fixed Dose Combination, FDC)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한림의대 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를 직접 만나 제2형 당뇨병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다양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를 통한 병용요법 치료 계획 수립 시, 환자 특성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인터뷰는 홍은경 교수 진료실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초기부터 적극적인 혈당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병용요법이 권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뇨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된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및 분비능력 증가, 글루카곤 조절 등 한 번에 효과적으로 관리를 하기 위해 여러 치료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당뇨병은 초기에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뇨병 환자들이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드물다. 인슐린 저항성이 최대치에 도달하고, 췌장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일 요법으로는 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당화혈색소(HbA1c)가 7.5 %이상이면 빠르게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병용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Q. 당화혈색소 6.5%와 7% 사이, 0.5%의 차이로도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를 수 있는지?
환자들은 증상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0.5%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고혈당에 의한 만성 합병증 중 미세혈관 합병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증상이 없어 환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고, 의료진 중에서는 철저한 혈당 관리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환자의 삶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점차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과 노후 합병증을 생각했을 때는 적극적인 관리를 권한다.
Q. 고정용량 복합제(FDC)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첫번째 장점은 경제적 이점이다. 서양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고정용량 복합제(Fixed-Dose Combination)가 굉장히 많다. 당뇨병 환자의 3분의 2 이상은 고령 환자인데, 고령 환자의 경우 당뇨약 외에도 기본적으로 많은 약을 드시기 때문에 약가를 관리하는 국가와 환자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두번째, 복용 약물의 수가 줄어들면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높아진다. 단일제로 복용하는 경우 메트포르민은 식후 10분 내, 설포닐우레아를 식전 30분, 혈압약 및 고지혈증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아침 식사 전후 약만 해도 세 차례 먹어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복합제는 약물학적 특성상 한 번에 복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환자들이 먹기 용이하다.
복용 약물의 개수가 치료 효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복약순응도는 두 알일 때 60%, 세 알일때는 40~50%까지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Q. 오리지널 제제와 제네릭의 차이는 무엇인지?
제네릭 약들이 나오면서 약가가 내려가는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약효에 있어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복합제들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약품 동등성 시험을 거치지만,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 확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로, 포시가는 임상을 통해 당뇨병 외에도 만성심부전과 만성콩팥병까지 적응증을 받았다. 제네릭 약들도 동등성을 인정받았더라도 심장병과 신장에 대한 적응증까지 허가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Q. 오리지널 아닌 복합제로 사용했을 때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오리지널 제제 복합제와 다른 제네릭 중 오리지널 제제를 더 선호하시는 지?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연구 결과를 통해 근거를 확보한 오리지널 복합제를 사용할 때 안심이 되고, 선호하는 편이다.
Q. SGLT-2 억제제를 중심으로, 메트포르민이나 DPP-4억제제가 결합된 복합제들이 많다. 각자 사용해야 하는 환자군이 다른 지?
치료제 계열마다 기전이 다르다.
가장 먼저 개발된 설포닐유레아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도록 개발됐다. 다음으로 나온 메트포르민은 당뇨 진행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기는 인슐린 저항성 문제를 해결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베타세포부전이 발생한다. 이때 메트포르민은 저혈당이 오지 않게 하고 간에서 포도당의 생성을 막으며, 말초 조직 근육의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로 공복 혈당을 감소시킨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이다.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 우회하여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을 올려주어 식후 혈당을 많이 떨어뜨린다. SGLT-2 억제제의 경우 실제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늘리거나 개선하는 약은 아니다.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여 고혈당을 개선하고, 동시에 인슐린 저항과 베타세포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직접적으로 췌장에 영향을 주지 않기에 굉장히 효과적인 약이다.
기준에 맞추어 어떤 복합제를 사용하는지도 정해져 있다. 심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고 약간 비만하며 주로 공복 고혈당이 있다면 직듀오와 같은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복합제가 선호된다. 시다프비아와 같은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의 조합은 베타세포 기전이 조금 떨어져 있고 심혈관 위험도가 높은 식후 혈당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다만, 약제의 선택은 보험 기준이 더 우선시된다. 현재 보험 기준은 메트포르민을 제외하고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먼저 사용할 수 없다. 혈당이 7.5%가 넘지 않는 경우,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한다. 혈당이 많이 높으면 메트포르민에 SGLT-2 억제제 또는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데 심혈관 위험도가 높으면 무조건 SGLT-2 억제제를 포함한다. 그리고 마르고 체중 감소를 크게 우려하시는 분들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한다.
Q. 최근 내분비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향후 학회를 통해 진행하고 싶은 사업이나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분비질환들을 모두 경증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환자가 어떤 의사를 만나는지에 따라 30년 후가 달라진다. 하지만 경증으로 분류가 되면서 제대로 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병이 많이 진행돼 인슐린을 맞아야 할 때 내분비내과로 넘어오시는 경우가 있다. 초반에 내분비내과에서 먼저 진료를 받는 경우, 인슐린의 처방 시점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당뇨병 환자를 가볍게 취급하지 않도록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합병증이 생기고 나면 국가가 지불해야 하는 금전적인 부담도 커진다. 내분비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공으로 하는 내과 의사들이 많아지도록 국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또한 더 많은 당뇨병 전문의를 양성하고, 1차 병원에도 당뇨병 초기 관리의 중요성을 교육해야 한다.
의료진도 현재 학회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심포지엄 외에도 학회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당뇨병 환자를 관리할 충분한 자격 요건을 갖추었으면 한다. 의사분들의 꾸준한 공부를 통해 복합제를 활용하여 당뇨 합병증이 최대한 안 생기도록, 조기에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미래를 꿈꾼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선 동료 의료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도 적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당뇨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마음을 잘 들어주되, 환자에게 시간을 더 할애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검사와 적극적인 관리를 해 주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국가도 현재의 단편적인 금전적인 문제만 보고 당뇨병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치료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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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의 원인은 인슐린 분비 감소, 글루카곤 분비 증가,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 증가, 신경전달물질 기능장애 등 다양하기 때문에 작용 기전이 다른 치료제를 병용하는 것이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약물치료를 시작할 때 당화혈색소의 목표와 현재 수준을 고려해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하되, 혈당조절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2형 당뇨병 환자의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급여기준에 따르면 당화혈색소(HbA1C)가 7.5% 이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단독요법으로 2~4개월 이상 투약해도 혈당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 당뇨병 치료제 1종을 추가할 수 있어,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2024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진단자의 약 90%가 경구혈당강하제로 당뇨병을 치료 중이나, 목표 당화혈색소인 6.5%에 도달하는 당뇨병 환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가 지연되면 미세혈관 및 심혈관을 포함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복약순응도가 질환 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근에는 여러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가 합쳐진 고정용량 복합제(Fixed Dose Combination, FDC)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한림의대 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를 직접 만나 제2형 당뇨병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다양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를 통한 병용요법 치료 계획 수립 시, 환자 특성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요소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인터뷰는 홍은경 교수 진료실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초기부터 적극적인 혈당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병용요법이 권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뇨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된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및 분비능력 증가, 글루카곤 조절 등 한 번에 효과적으로 관리를 하기 위해 여러 치료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당뇨병은 초기에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뇨병 환자들이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드물다. 인슐린 저항성이 최대치에 도달하고, 췌장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일 요법으로는 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당화혈색소(HbA1c)가 7.5 %이상이면 빠르게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병용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Q. 당화혈색소 6.5%와 7% 사이, 0.5%의 차이로도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다를 수 있는지?
환자들은 증상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0.5%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고혈당에 의한 만성 합병증 중 미세혈관 합병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증상이 없어 환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고, 의료진 중에서는 철저한 혈당 관리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환자의 삶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점차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과 노후 합병증을 생각했을 때는 적극적인 관리를 권한다.
Q. 고정용량 복합제(FDC)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첫번째 장점은 경제적 이점이다. 서양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고정용량 복합제(Fixed-Dose Combination)가 굉장히 많다. 당뇨병 환자의 3분의 2 이상은 고령 환자인데, 고령 환자의 경우 당뇨약 외에도 기본적으로 많은 약을 드시기 때문에 약가를 관리하는 국가와 환자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두번째, 복용 약물의 수가 줄어들면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높아진다. 단일제로 복용하는 경우 메트포르민은 식후 10분 내, 설포닐우레아를 식전 30분, 혈압약 및 고지혈증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아침 식사 전후 약만 해도 세 차례 먹어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복합제는 약물학적 특성상 한 번에 복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환자들이 먹기 용이하다.
복용 약물의 개수가 치료 효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복약순응도는 두 알일 때 60%, 세 알일때는 40~50%까지 떨어진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Q. 오리지널 제제와 제네릭의 차이는 무엇인지?
제네릭 약들이 나오면서 약가가 내려가는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약효에 있어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복합제들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약품 동등성 시험을 거치지만,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 확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로, 포시가는 임상을 통해 당뇨병 외에도 만성심부전과 만성콩팥병까지 적응증을 받았다. 제네릭 약들도 동등성을 인정받았더라도 심장병과 신장에 대한 적응증까지 허가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Q. 오리지널 아닌 복합제로 사용했을 때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오리지널 제제 복합제와 다른 제네릭 중 오리지널 제제를 더 선호하시는 지?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연구 결과를 통해 근거를 확보한 오리지널 복합제를 사용할 때 안심이 되고, 선호하는 편이다.
Q. SGLT-2 억제제를 중심으로, 메트포르민이나 DPP-4억제제가 결합된 복합제들이 많다. 각자 사용해야 하는 환자군이 다른 지?
치료제 계열마다 기전이 다르다.
가장 먼저 개발된 설포닐유레아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도록 개발됐다. 다음으로 나온 메트포르민은 당뇨 진행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기는 인슐린 저항성 문제를 해결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베타세포부전이 발생한다. 이때 메트포르민은 저혈당이 오지 않게 하고 간에서 포도당의 생성을 막으며, 말초 조직 근육의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로 공복 혈당을 감소시킨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이다.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 우회하여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을 올려주어 식후 혈당을 많이 떨어뜨린다. SGLT-2 억제제의 경우 실제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늘리거나 개선하는 약은 아니다.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여 고혈당을 개선하고, 동시에 인슐린 저항과 베타세포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직접적으로 췌장에 영향을 주지 않기에 굉장히 효과적인 약이다.
기준에 맞추어 어떤 복합제를 사용하는지도 정해져 있다. 심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고 약간 비만하며 주로 공복 고혈당이 있다면 직듀오와 같은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복합제가 선호된다. 시다프비아와 같은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의 조합은 베타세포 기전이 조금 떨어져 있고 심혈관 위험도가 높은 식후 혈당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다만, 약제의 선택은 보험 기준이 더 우선시된다. 현재 보험 기준은 메트포르민을 제외하고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먼저 사용할 수 없다. 혈당이 7.5%가 넘지 않는 경우,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한다. 혈당이 많이 높으면 메트포르민에 SGLT-2 억제제 또는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데 심혈관 위험도가 높으면 무조건 SGLT-2 억제제를 포함한다. 그리고 마르고 체중 감소를 크게 우려하시는 분들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한다.
Q. 최근 내분비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향후 학회를 통해 진행하고 싶은 사업이나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분비질환들을 모두 경증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환자가 어떤 의사를 만나는지에 따라 30년 후가 달라진다. 하지만 경증으로 분류가 되면서 제대로 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병이 많이 진행돼 인슐린을 맞아야 할 때 내분비내과로 넘어오시는 경우가 있다. 초반에 내분비내과에서 먼저 진료를 받는 경우, 인슐린의 처방 시점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당뇨병 환자를 가볍게 취급하지 않도록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합병증이 생기고 나면 국가가 지불해야 하는 금전적인 부담도 커진다. 내분비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전공으로 하는 내과 의사들이 많아지도록 국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또한 더 많은 당뇨병 전문의를 양성하고, 1차 병원에도 당뇨병 초기 관리의 중요성을 교육해야 한다.
의료진도 현재 학회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심포지엄 외에도 학회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당뇨병 환자를 관리할 충분한 자격 요건을 갖추었으면 한다. 의사분들의 꾸준한 공부를 통해 복합제를 활용하여 당뇨 합병증이 최대한 안 생기도록, 조기에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미래를 꿈꾼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선 동료 의료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도 적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당뇨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마음을 잘 들어주되, 환자에게 시간을 더 할애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검사와 적극적인 관리를 해 주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국가도 현재의 단편적인 금전적인 문제만 보고 당뇨병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치료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