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급성장했던 글로벌 백신 산업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백신 시장은 수요 감소, 연구개발(R&D) 비용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백신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백신 시장 규모는 9696억원으로, 2022년 2조3224억원 대비 58.2%나 감소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규모는 3조8050억원에 달했으나, 팬데믹 종료 이후 예방 백신의 생산, 수출, 수입 급감한 것이 주요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백신이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2023년 국내 백신 생산 실적은 7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62.7% 감소했다. 수출은 1335억원으로 88.6% 급감, 수입도 3475억원으로 76.4% 감소했다.
이 역시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2020~2022년 동안 대량 공급된 코로나19 백신이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기존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추가 구매를 줄이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기업들은 긴급 승인 이후 상업적 성공을 기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예방접종에서 활용도가 예상보다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백신 기업들은 생산량을 조정하거나 신규 개발을 지연하는 등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백신의 제2의 전성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2023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약 902억8000만 달러(약 130조9348억원)에서 2024년 875억7000만 달러(약 126조188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급감에 따른 일시적 감소일 뿐, 전체 백신 시장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존 감염병 백신의 수요 증가와 신규 백신 개발이 지속되면서, 2032년까지 시장 규모가 1592억8000만 달러(약 229조5224억원)로 연평균성장률(CAGR) 7.8%를 기록하며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고, 백신 연구개발과 생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mRNA 백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백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백신 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mRNA 백신 플랫폼은 신속한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전염병 대응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현재도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HIV, 말라리아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맞춤형 백신 시대도 도래하고 있다. 개별 환자의 면역 반응을 고려한 맞춤형 백신, 암 백신 및 만성 질환 예방 백신 개발이 증가하면서 백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오엔텍과 모더나 등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일부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에 진입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각국 정부는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해 백신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자국 내 백신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국제기구도 차세대 백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백신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최상목 경제부총리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회는 K-바이오·백신 펀드 등 1조원 규모 이상의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결합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유바이오로직스,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셀리드, 큐라티스, 아이진, 진원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 관계자는 “백신 산업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라며 “감염병 예방 백신뿐만 아니라 맞춤형 백신, 암 백신, 차세대 mRNA 백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시장의 부활 여부는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고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앞으로 백신 기술과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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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신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백신 시장 규모는 9696억원으로, 2022년 2조3224억원 대비 58.2%나 감소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규모는 3조8050억원에 달했으나, 팬데믹 종료 이후 예방 백신의 생산, 수출, 수입 급감한 것이 주요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백신이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2023년 국내 백신 생산 실적은 7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62.7% 감소했다. 수출은 1335억원으로 88.6% 급감, 수입도 3475억원으로 76.4% 감소했다.
이 역시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2020~2022년 동안 대량 공급된 코로나19 백신이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기존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추가 구매를 줄이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기업들은 긴급 승인 이후 상업적 성공을 기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예방접종에서 활용도가 예상보다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백신 기업들은 생산량을 조정하거나 신규 개발을 지연하는 등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백신의 제2의 전성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2023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약 902억8000만 달러(약 130조9348억원)에서 2024년 875억7000만 달러(약 126조188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급감에 따른 일시적 감소일 뿐, 전체 백신 시장의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존 감염병 백신의 수요 증가와 신규 백신 개발이 지속되면서, 2032년까지 시장 규모가 1592억8000만 달러(약 229조5224억원)로 연평균성장률(CAGR) 7.8%를 기록하며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고, 백신 연구개발과 생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mRNA 백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백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백신 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mRNA 백신 플랫폼은 신속한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전염병 대응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현재도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HIV, 말라리아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맞춤형 백신 시대도 도래하고 있다. 개별 환자의 면역 반응을 고려한 맞춤형 백신, 암 백신 및 만성 질환 예방 백신 개발이 증가하면서 백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오엔텍과 모더나 등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일부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에 진입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각국 정부는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해 백신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자국 내 백신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 등 국제기구도 차세대 백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백신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최상목 경제부총리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회는 K-바이오·백신 펀드 등 1조원 규모 이상의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결합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유바이오로직스,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셀리드, 큐라티스, 아이진, 진원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 기업 관계자는 “백신 산업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라며 “감염병 예방 백신뿐만 아니라 맞춤형 백신, 암 백신, 차세대 mRNA 백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시장의 부활 여부는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고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앞으로 백신 기술과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