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주가 '주춤'…상승 기폭제는 '장기 지속형 기술'
지투지바이오·인벤티지랩·펩트론 비만·당뇨 핵심 플레이어 부상
입력 2025.02.18 06:00 수정 2025.02.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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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장기 지속형 기술’이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DALL-E

비만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주 1회 주사 시대를 넘어, 한 달 또는 분기에 한 번 맞는 장기 지속형 기술이 혁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비만치료제 신약 개발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열풍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2021년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 차세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출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이후, 상승세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024년 6월 25일 148.15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2025년 2월 17일 기준 약 47% 하락한 7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 또한 같은 해 8월 22일 972.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진적으로 조정을 거쳐, 최근 약 13% 하락한 844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장기 지속형 제형(Long-acting formulation)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GLP-1 기반 비만치료제는 환자가 주 1회 또는 그 이상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따라 월 1회 또는 분기 1회 투여가 가능한 장기 지속형 제형 기술이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장기 지속형 주사제 기술이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라이선스 거래 확대와 함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기존 GLP-1 치료제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제형 혁신'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편의성을 개선하는 기술이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비만치료제의 패러다임이 기존 주사제에서 더 긴 지속 시간을 가진 제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으며, 장기 지속형 제형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장기 지속형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장기 지속형 제형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거래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장기 지속형 기술 보유 바이오텍들이 단순한 성장세를 넘어 시장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빅파마 베링거인겔하임과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은 자사의 펩타이드 약물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InnoLAMP)' 약물 전달 플랫폼을 활용해 해당 펩타이드의 장기 지속형 주사 제형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노램프는 지투지바이오가 개발한 플랫폼 기술로, 펩타이드 약물을 미립구 내에 40% 이상 높은 함량으로 로딩(Loading)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수한 생체이용률과 주사 부위 반응을 최소화한 장점도 갖췄다. 이 특성 덕분에 비만뿐만 아니라 당뇨, 치매 등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2023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장기 지속형 당뇨 치료제 'GB-7001'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GB-7001은 체내에서 28일간 일정한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두 달 가까이 잔류했다. 또한 18%의 고함량 세마글루타이드를 함유한 미립구를 사용해 글로벌 경쟁 제품(5~10%) 대비 우수한 생체이용률과 복약 순응도도 입증했다. 이는 이노램프 기술이 초기 방출을 억제해 급격한 혈중 농도 변화 없이 안정적인 약물 방출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지투지바이오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2월 내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거래소에서 지정한 평가기관인 나이스디앤비와 한국평가데이터로부터 각각 A, A 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인벤티지랩도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신약 장기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인벤티지랩은 고분자 마이크로스피어(microsphere, 구형의 아미노산 중합체)를 활용해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구현하는 'IVL-드럭플루이딕(IVL-DrugFluidic)'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펩타이드 약물의 안정적 봉입(Encapsulation) 및 초기 과다 방출 억제가 가능하다. 현재 인벤티지랩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약효 지속 기간을 1개월까지 늘린 'IVL3021'을 개발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장기 지속형 주사제 후보제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용 시료 공급을 담당한다. 이후 베링거인겔하임의 내부 평가 절차를 거쳐 임상시험 공동 대응 및 상업화 단계로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제품 발매 후 제조 플랫폼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펩트론은 장기 지속형 플랫폼 기술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바탕으로 관련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펩트론은 최근 호주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비만 및 당뇨 치료제 'PT403'의 1개월 이상 장기 지속형 주사제 관련 특허를 획득했으며,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20여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스마트데포 기술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해 초기 과다 방출 없이 일정한 농도로 약물을 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무건조 방식에 초음파 노즐을 도입해 입자 크기의 균일성도 확보했다. 특히 마이크로 입자 내부까지 균질하게 제조할 수 있어 지속적인 약물 방출에 유리하며, 제조 재현성과 생산 수율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1개월, 3개월, 6개월의 지속형 주사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펩트론 설명이다.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일라이 릴리와 스마트데포 기술 평가 및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 릴리의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가 진행 중이다. 향후 긍정적인 성과 도출 시 대규모 라이선스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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