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텔라스(Astellas)가 최근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예상보다 더딘 개발 속도에 직면하면서, 투자 전략을 새롭게 재조정하고 있다. 당초 획기적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여러 차례의 임상 난관과 업계 전반의 투자 위축 속에서 보다 후반부(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스텔라스는 2019년 오덴테스 테라퓨틱스(Audentes Therapeutics)와 자이포스 바이오사이언스(Xyphos Biosciences)를 잇달아 인수하며 유전자·세포 치료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후 렌티바이러스 벡터 전달 기술을 보유한 켈로니아 테라퓨틱스(Kelonia Therapeutics), 동종 CAR-T 파이프라인을 가진 포세이다 테라퓨틱스(Poseida Therapeutics, 최근 로슈에 인수됨), 게놈 의학 전문 산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임상 지연과 시장 분위기의 변화로 실제 기술 성과는 아직 초반 단계에 머무는 상황이다.
회사는 유전자·세포 치료 기반 후보물질 가운데 AT845와 ASP7317 등을 주목하고 있다.
AT845는 폼페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AV 기반 유전자 대체 치료제로, 약 1년 안에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 중등도에서 중증 단계의 지리적 위축(Geographic Atrophy) 환자를 위한 재생 세포 치료제 ASP7317도 임상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결과에 근접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항암 분야에서는 CAR-T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을 시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공 가능성을 말 하기는 이르다. 아스텔라스는 고형암와 안(眼)부 재생 치료를 중심축으로 잡고 있으며, 향후 근육·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 기술을 확립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아스텔라스는 세포·유전자 치료라는 혁신 분야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모달리티(modality)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 아담 피어슨(Adam Pearson)으 “이중항체나 면역자극형 ADC,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 등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영역”이라며 “향후 투자 균형은 이러한 검증된 플랫폼에 더 크게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CLDN18.2와 CD3를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 ASP2138, 그리고 KRAS G12D 돌연변이에 대한 단백질 분해 기술이 적용된 ASP3082가 곧 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들 신기술이 ‘정말 대규모 투자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아스텔라스는 화이자(Pfizer)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파드셉(Padcev)’을 이미 방광암 치료에서 주요 제품으로 키워냈으며, 다가오는 임상 2상 다중 코호트(multicohort) 연구 결과를 통해 적응증 확대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ADC 파이프라인 추가 확장보다, 후속 단계에서의 라이선스 인 또는 공동개발 파트너를 찾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아스텔라스는 주로 유전자 조절(특히 신경·근육 질환), 면역항암, 시각·재생 의학, 표적 단백질 분해를 4대 중점영역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새로운 여성 갱년기열(안면홍조) 치료제 ‘베오자(Veozah)’를 출시하며 완전히 다른 영역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회사 측은 최근 베오자에 대한 최대 매출 전망치로 연 1조 원(10억 달러)에서 최대 1조6천억 원(16억 달러) 정도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기존 예상치(2조 원 수준)보다 낮춰 잡았다.
피어슨 CSO는 “베오자는 회사가 기존에 하지 않던 분야에서 큰 기회를 발견해낸 성공 사례이지만, 우리의 핵심 투자 방향은 이전에 공언했던 4대 중점영역”이라며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텔라스는 또 2027년까지 연간 최대 1조 원(미화 10억 달러 상당)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는 4개년 비용 절감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는 화이자와 공동개발했던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의 미국 특허 만료를 대비한 조치다.
아스텔라스는 ‘엑스탄디’에 이어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위험이 큰 혁신 기술에 투자하기보다는, 후기 단계나 이미 검증된 모달리티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피어슨 CSO는 “새로운 약을 내놓는 데 실패는 불가피한 부분”이라면서도 “경쟁사들의 성공 사례와 실패 이유를 면밀히 연구해, 점차 우리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혁신을 놓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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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텔라스(Astellas)가 최근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예상보다 더딘 개발 속도에 직면하면서, 투자 전략을 새롭게 재조정하고 있다. 당초 획기적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여러 차례의 임상 난관과 업계 전반의 투자 위축 속에서 보다 후반부(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스텔라스는 2019년 오덴테스 테라퓨틱스(Audentes Therapeutics)와 자이포스 바이오사이언스(Xyphos Biosciences)를 잇달아 인수하며 유전자·세포 치료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후 렌티바이러스 벡터 전달 기술을 보유한 켈로니아 테라퓨틱스(Kelonia Therapeutics), 동종 CAR-T 파이프라인을 가진 포세이다 테라퓨틱스(Poseida Therapeutics, 최근 로슈에 인수됨), 게놈 의학 전문 산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임상 지연과 시장 분위기의 변화로 실제 기술 성과는 아직 초반 단계에 머무는 상황이다.
회사는 유전자·세포 치료 기반 후보물질 가운데 AT845와 ASP7317 등을 주목하고 있다.
AT845는 폼페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AV 기반 유전자 대체 치료제로, 약 1년 안에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 중등도에서 중증 단계의 지리적 위축(Geographic Atrophy) 환자를 위한 재생 세포 치료제 ASP7317도 임상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결과에 근접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항암 분야에서는 CAR-T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을 시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공 가능성을 말 하기는 이르다. 아스텔라스는 고형암와 안(眼)부 재생 치료를 중심축으로 잡고 있으며, 향후 근육·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 기술을 확립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아스텔라스는 세포·유전자 치료라는 혁신 분야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모달리티(modality)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 아담 피어슨(Adam Pearson)으 “이중항체나 면역자극형 ADC,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 등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영역”이라며 “향후 투자 균형은 이러한 검증된 플랫폼에 더 크게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CLDN18.2와 CD3를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 ASP2138, 그리고 KRAS G12D 돌연변이에 대한 단백질 분해 기술이 적용된 ASP3082가 곧 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들 신기술이 ‘정말 대규모 투자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아스텔라스는 화이자(Pfizer)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파드셉(Padcev)’을 이미 방광암 치료에서 주요 제품으로 키워냈으며, 다가오는 임상 2상 다중 코호트(multicohort) 연구 결과를 통해 적응증 확대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ADC 파이프라인 추가 확장보다, 후속 단계에서의 라이선스 인 또는 공동개발 파트너를 찾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아스텔라스는 주로 유전자 조절(특히 신경·근육 질환), 면역항암, 시각·재생 의학, 표적 단백질 분해를 4대 중점영역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새로운 여성 갱년기열(안면홍조) 치료제 ‘베오자(Veozah)’를 출시하며 완전히 다른 영역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회사 측은 최근 베오자에 대한 최대 매출 전망치로 연 1조 원(10억 달러)에서 최대 1조6천억 원(16억 달러) 정도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기존 예상치(2조 원 수준)보다 낮춰 잡았다.
피어슨 CSO는 “베오자는 회사가 기존에 하지 않던 분야에서 큰 기회를 발견해낸 성공 사례이지만, 우리의 핵심 투자 방향은 이전에 공언했던 4대 중점영역”이라며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텔라스는 또 2027년까지 연간 최대 1조 원(미화 10억 달러 상당)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는 4개년 비용 절감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는 화이자와 공동개발했던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의 미국 특허 만료를 대비한 조치다.
아스텔라스는 ‘엑스탄디’에 이어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위험이 큰 혁신 기술에 투자하기보다는, 후기 단계나 이미 검증된 모달리티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피어슨 CSO는 “새로운 약을 내놓는 데 실패는 불가피한 부분”이라면서도 “경쟁사들의 성공 사례와 실패 이유를 면밀히 연구해, 점차 우리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혁신을 놓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