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임상 R&D 대세 비만치료제"…임연회 '2024 연말 학술대회' 성료
신약개발, 임상시험 지식·경험 공유의 장 마련…메가트렌드 '비만' 치료 주제 강연 주목
입력 2024.12.05 06:00 수정 2024.12.05 10:36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한국임상개발연구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2024 연말 학술대회(MFDS-KSCD Annual Conference)’를 개최했다.©약업신문

국내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을 이끄는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최신 트렌드를 집중 조명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여는 열띤 논의를 펼쳤다.

한국임상개발연구회(이하 임연회)는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2024 연말 학술대회(MFDS-KSCD Annual Conference)’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약 600명이 참석해 임상시험의 최신 규제 전략, 바이오텍의 역할과 성장 전략, 비만 신약 및 항암제 백신 분야의 글로벌 임상 트렌드 등을 주제로 다채로운 강연이 진행됐다.

임연회는 제약 산업의 임상시험을 대표하는 단체로, 1989년 제약사 임상시험 담당자들의 자발적인 소모임에서 시작해 2011년부터 ‘한국임상개발연구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국내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며, 국내 임상시험 기반 구축과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약업신문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가트렌드인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비만 질병의 이해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한 강연이 두 개나 마련됐다.

먼저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가 ‘비만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최근 비만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공중보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WHO의 조사 결과 2022년 기준 전 세계 성인 비만율은 1990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청소년 비만율은 네 배나 늘었다. 국내에서도 고도비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박 교수는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229개 이상의 합병증과 연관돼 있으며, 심혈관 질환과 비만 관련 암의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체중을 15% 이상 감량하면 제2형 당뇨병 예방 및 치료는 물론,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박 교수는 비만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만성적이고 재발 가능한 대사질환으로 인식해야 하며, 치료 역시 삶의 질 향상과 동반 질환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약업신문

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들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들 치료제는 체중을 15~20% 감량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비만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면서 “비만을 동반 질환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지속적인 치료 전략과 환경적 요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만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박 교수는 “비만은 유전적, 생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질병으로, 특히 소아·청소년 비만은 잘못된 식습관과 환경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은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간주하며 전문가의 도움이 불필요하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 비만대사팀 MR&D그룹 김정국 그룹장.©약업신문

비만 신약개발 선두 그룹에 있는 한미약품은 이날 비만 치료제 시장을 겨냥한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한미약품 비만대사팀 MR&D그룹 김정국 그룹장은 “비만 치료는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대사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을 통해 다양한 대사 질환이 예방되고 치료된다는 점은 다수의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됐으며, 이는 비만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되는 주요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비만 치료제 개발이 효능과 안전성을 개선하는 데서 나아가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적응증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 편의성 개선 △적응증 확장 △체중 감량의 질적 향상을 앞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 그룹장은 “기존의 주사형 치료제에 국한되지 않고 경구형 제형이나 패치형 제형과 같은 편리한 투약 방법이 개발돼야 한다”며 “이러한 발전은 환자가 치료에 쉽게 접근하고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그룹장은 “비만 치료제가 단순히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 다양한 대사 질환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라며 “치료제 설계 시 단순히 체중 감소에 그치지 않고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을 전후로 비만 치료제 개발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2020년 이전에는 주로 GLP-1 기반 치료제가 개발됐으며, 이후 GIP(위운동 억제 펩타이드), 아밀린(Amylin), 글루카곤(Glucagon, GCG) 등 다양한 기전을 활용한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GLP-1 기반 치료제로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가 있으며,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개선된 위고비는 기존 치료제보다 최대 10배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GLP-1 단독 기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일라이릴리의 이중작용제 젭바운드는 GIP와 GLP-1을 결합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미약품 비만대사팀 MR&D그룹 김정국 그룹장.©약업신문

김 그룹장은 “젭바운드는 위장 부작용을 개선하면서 비만 환자 연구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20%를 초과했고,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서도 15% 이상의 효과를 보여 가장 강력한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젭바운드의 성공 이후 비만 치료제 개발은 글루카곤과 아밀린과 같은 새로운 기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루카곤은 체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며 GLP-1 및 GIP와 결합한 복합 작용제로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밀린 기반 치료제는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 질환과 기타 대사 질환 예방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도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활용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한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후보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신약후보는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GLP-1 계열 중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LA-GLP(Long-Acting), GIP, GCG까지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후보 ‘HM17321’의 임상 1상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임연회 2024 연말 학술대회에는 한국로슈 임윤희 회장을 비롯해 △한국BMS 배이화 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승훈 주무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김문신 연구관, 오우용 연구관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류지화 본부장 △BXPLANT 김희선 대표 △에이비엘바이오 이상미 이사 △스파크바이오파마 방성윤 부사장 △VMS Group 알바 첸(Alva Chen) Director △Fontus Capital 루카 궈(Luca Guo) Associate △HiRO 크리스티나 창(Cristina Chang) CMO △종근당 송지수 이사 △신촌세브란스병원 신상준 교수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장재열 대표 △시네오스헬스코리아 이소라 대표 △티에스디라이프사이언스 이태형 수석컨설턴트 등이 연사와 좌장을 맡아 행사를 빛냈다.

한국임상개발연구회-식품의약품안전처 '2024 연말 학술대회’ 현장.©약업신문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조기 치료 중요한 '파브리병'…"인식·보험 환경 개선됐으면..."
팜듀홀딩스, '연대' 통한 지속성장과 새로운 약국경영모델 제시
[인터뷰] 한때는 약사, 이제는 굿파트너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신약·임상 R&D 대세 비만치료제"…임연회 '2024 연말 학술대회' 성료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산업]"신약·임상 R&D 대세 비만치료제"…임연회 '2024 연말 학술대회' 성료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