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성공 견인 축, '제형' 연구개발 전략 중요성"
환자 중심·고품질·상업성 아우르는 제형 연구개발 전략 구축 필요
바이오의약공방, 바이오 제형 주제 '2024년 3차 대면 세미나' 성료
입력 2024.12.02 06:00 수정 2024.12.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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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지식 공유의 장이 열렸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핵심이자 기둥으로 여겨지는 ‘제형(Formulation)’의 중요성이 중심이 돼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바이오의약공방(바이오의약工房, BioPharmaceutical Workshop)이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 쎄서미뮤지엄에서 '2024년 3차 대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바이오의약품 및 단백질 제형 연구개발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했다.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연구소 정요경 박사가 좌장을 맡았고, 연사로는 GC녹십자 MSAT본부 최용운 박사,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정성훈 교수, 삼성바이오로직스 임헌창 제형개발그룹장이 참여했다.

바이오의약공방은 의약품 개발, 생산, 인허가 등 바이오의약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민간 전문가 커뮤니티로, 전문가들이 모여 전문성을 공유하며 산업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방의 설립자인 김형순 박사(송도컨설팅그룹 대표)는 개회사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은 전 과정에서 단절이 발생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바이오의약공방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초 연구부터 후보물질 발굴, 비임상 및 임상시험, 인허가, 상업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 MSAT본부 최용운 박사.©약업신문

GC녹십자 MSAT본부 최용운 박사는 단백질 제형 연구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발표하며, 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형 연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단백질 의약품은 pH, 이온 강도, 첨가제 종류 등 물리화학적 특성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백질 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테스트와 스트레스 평가를 통해 데이터를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박사는 "자료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연구 전략을 수립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pH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요소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백질 의약품 중 제형은 환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으로, 연구자들에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준비와 연구의 중요성을 이해하라고 당부했다.

최 박사는 최근 단백질 의약품 제형 연구에서 자주 발생하는 폴리소르베이트 안정성 문제를 사례로 들었다. 호스트 세포 단백질(HCP, Host Cell Protein)이 폴리소르베이트를 분해해 입자가 형성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품 안정성과 환자 안전이 저해되고 있다. 최 박사는 △특이적인 HCP를 제거할 수 있는 제조 공정 개선 △안정적인 폴리소르베이트 대체 첨가제 물질 연구 및 개발 △분해를 유발하는 효소를 차단하는 새로운 물질 연구 및 개발, 세 가지를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3~4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특히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과 연계돼야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 MSAT본부 최용운 박사.©약업신문

또한 최 박사는 QbD(Quality by Design, 설계기반 품질고도화)를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과 품질 관리를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강조했다. 

QbD는 의약품 개발 초기부터 후기 단계에서부터 품질을 설계하는 방법론으로, 환자 안전과 규제 당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접근법이다. QbD는 의약품의 신뢰성과 품질을 보장하며, 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 박사는 "QbD의 주요 구성 요소 중 품질 목표 제품 프로필(QTP)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목표로 하는 제품의 품질 특성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라면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인 만큼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핵심 품질 특성(CQA), 공정 변수(CPP), 물질 특성(CMA), 설계 공간(Design Space), 품질 관리 전략(Control Strategy) 요소들도 의약품 개발에서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설계된 필수적인 관리 도구로, 그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QbD는 FDA와 ICH 가이드라인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이라며 "QbD를 통해 허가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품질 관리의 체계적 접근을 통해 제품 개발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GC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킨 선례를 남겼다. 알리글로는 지난 7월 미국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공식 출시됐다.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정성훈 교수.©약업신문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정성훈 교수는 바이오 제형 개발의 로드맵과 제제 안정성 평가 사례를 주제로,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의 복잡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잡성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해 최근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등장으로 정점에 이르렀다"며 "의약품 품질, 안정성, 환자 편의성, 투여 방식, 보관 조건 등 다양한 변수와 도전 과제가 개발 과정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서 환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상업적 성공도 중요한 요소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질의 분자 특성, 점도, 안정성 평가 등이 제형 개발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단백질 기반 의약품의 경우, 농도가 높아질수록 계면활성제 농도의 변화가 단백질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안정성 문제는 투여 과정에서 제품의 신뢰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제품 회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제품 회수율은 생산된 의약품이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비율을 의미한다. 만약 안정성 문제로 인해 생산된 제품이 폐기되거나 사용되지 못한다면 제조 비용 대비 판매 가능 제품의 양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감소한다. 그뿐만 아니라, 품질관리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면서 시장 경쟁력과 브랜드 평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 교수는 "환자의 안전성과 상업적 성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은 제형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정성훈 교수.©약업신문

또한 정 교수는 한국이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가이드라인을 채택하며 규제 기준이 세계적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연구개발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지만, 이 기준을 충족하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들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 독특하게 자리 잡은 ‘가혹 안정성(Stress stability)’ 테스트를 언급하며 "이 테스트는 본래 분석 방법 검증과 분해산물 경로 분석을 위한 도구로 설계됐으나, 종종 안정성 평가의 일부로 잘못 이해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제형 개발 과정은 결과적으로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우기 위해 깨뜨리는 창의적인 방법을 제시했던 일화처럼, 바이오의약품 제형 개발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헌창 제형개발그룹장.©약업신문

삼성바이오로직스 임헌창 제형개발그룹장은 '단백질 제형 개발을 위한 맞춤형 접근법(Customized Approach for Protein Formulation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단백질 의약품 제형 개발이 단순히 안정성과 효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그룹장은 “제형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효율적인 검증 전략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제형 개발은 단백질의 안정성과 효능을 유지하면서 최적의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조건을 찾는 복합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은 pH 조건 설정, 부형제 선택, 고농도 제형 검증, 안정성 평가 등 여러 단계를 포함하며, 이를 통해 실험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pH 조건의 중요성에 대해 임 그룹장은 "pH 조건은 제형 개발의 기본이자 핵심 요소"라며 "적절한 pH 조건이 설정되지 않으면 어떤 부형제를 사용하더라도 최적의 제형을 만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으로 단백질은 pH 3~8 범위에서 안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범위 내에서 아세테이트, 시트레이트, 히스티딘 등 다양한 버퍼를 활용해 안정성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퍼의 선택은 단백질의 특성과 안정성에 따라 결정되며, 부적절한 버퍼는 단백질의 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형제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임 그룹장은 "부형제는 제품의 열 안정성, 물리적 안정성, 장기 보존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예를 들어, 서펙턴트(Surfactant)는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안정성 향상에는 필수적"이라면서도 "서펙턴트는 산소와 빛에 민감하므로 사용 후 질소 충전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헌창 제형개발그룹장.©약업신문

임 그룹장은 고농도 제형 개발이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언급했다. 고농도 제형이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현대 의약품 개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농도 제형은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주고, 자가 주사나 나아가 경구 복용도 가능하게 한다. 고농도로 설계된 제형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임 그룹장은 고농도 제형 개발에서 부형제의 종류와 조합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임 그룹장은 "고농도 상태에서는 단백질의 소수성 증가, 점도 상승, pH 변화 등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농도가 불가능한 단백질의 경우 목표 농도를 조정하거나 대안을 마련할 것, △고농도 상태에서 pH 변화와 부피 변화를 사전에 관리할 것,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 주사나 경구 복용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를 낮추기 위한 부형제 조합과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임 그룹장은 "불필요한 부형제의 추가는 비용 상승과 공정 복잡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장 단순한 제형이 가장 우수한 제형이라는 원칙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그룹장은 “제형 개발은 단순히 물리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환자 중심의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검증과 효율적인 개발 전략이 뒷받침될 때 고농도 제형 개발의 성공은 제약산업의 혁신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에스초이스(S-CHOice) △에스듀얼(S-DUAL) △디벨로픽(DEVELOPICK)△에스초지언트(S-CHOsient) △에스글린(S-Glyn) △에스-텐시파이(S-Tensify) 6개의 CDO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맞춤형 CMC 솔루션 △셀렉테일러(SelecTailor)도 제공 중이다.

바이오의약공방 설립자 김형순 박사(송도컨설팅그룹 대표)가 11월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 쎄서미뮤지엄에서 열린 ‘2024년 3차 대면 세미나'에 참석, 개회사를 말하고 있다.©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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