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바이오의약품과 디지털의 융합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의 중심이다. 특히 초고가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생산성을 극대화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국가 간 기술 격차까지 해소함으로써 의료 소외 계층에게도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는 22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Frankfurt Eschborn)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KOSME Global Business Center)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첨단바이오·디지털 융합 포럼'에서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변화할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글로벌 첨단바이오·디지털 융합 포럼은 3세대 모달리티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바이럴벡터(Viral vector) 기술과 디지털 기술간 융합에 대한 여러 국가의 혁신과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의 시작은 K바이오랩허브 한인석 단장 인사말로 열렸다. 한 단장은 개회사에서 “이 자리는 전 세계 기술 리더들이 모여 협력의 물결을 일으키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특별한 장”이라며 “바이오와 디지털이 융합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에 변혁적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단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디지털 트윈, AI와 첨단 분석 등 기술의 경계를 초월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 바이오와 디지털 융합하는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날 행사에는 심혈관 분야 세계적 석학인 TUM 뮌헨대학교 심장내과 크리스티안 쿠팟(Christian Kupatt) 교수도 참석했다.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는 개회사에서 “올해 노벨화학상은 바이오와 디지털 융합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알파폴드(Alpha-Fold)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화학 구조를 예측하고 이를 현실화함으로써 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신약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 동안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유전자치료제 연구자로 연구한 성과가 최근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 발전에서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 융합은 의학 발전을 가속화하고 더 넓은 범위로 확장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0월 역사상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개발자들이 수상했다. 디지털 기술이 바이오헬스 분야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 동력임을 입증한 것이다.
경복대학교 영상미디어콘텐츠과 이승현 교수도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 의견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바이오 산업은 디지털 혁신과 융합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라며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산업 및 학문 간 경계를 허물며,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피델리스(Fidelis Accounting GmbH) 김병구 대표는 “독일 현지에서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코로나19 mRNA 백신을 신속히 개발해 엔데믹 전환을 이끈 혁신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는 창의적인 기술이 사회 문제를 얼마나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우리에게 기술 혁신에 대한 큰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케냐 상공회의소 에릭 루또(Erick Rutto) 회장도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동아프리카의 의료 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 케냐의 의료 시스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첨단바이오와 디지털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케냐에 적극 도입하기 위해 행사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케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의료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도 덧붙였다.
바이오를 넘어 '첨단' 바이오 시대로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CAR-T 등의 혁신 모달리티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다음 혁신 주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모달리티 중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몇몇 유전자치료제가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며, 이 분야에 투자와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혁신 모달리티의 성공 요인은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기존 저분자 의약품이 비교적 단순한 화학구조 합성 시스템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현대 모달리티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의 융합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ADC는 항체(Antibody), 세포독성항암제(Payload), 링커(Linker)라는 세 가지 기술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이중항체와 CAR-T 역시 면역학, 유전공학, 세포 치료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즉,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선 단일 기술의 기술력과 함께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자치료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여러 기술 중에서도 유전자 '전달체(Vector)'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전자 전달체가 유전자 치료의 주요 성분을 목표 위치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전달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직 개화 단계인 만큼 유전자 전달체 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유전자치료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산·학·연·병·관이 협력, 유전자 전달체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크헬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구성된 사업단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2024년도 유전자 전달체 국내개발 가속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량형 바이러스성 전달체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4년간 약 45억원이 투입되며, 최종적으로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내피(Endothelial) 특이적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유전자 전달체 개발과 시제품 생산'하는 것이 사업단 목표다. 업계에선 이 과제가 국내 유전자치료제 도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KIST 연구동물자원센터 이승은 박사는 마크헬츠가 개발한 개량형 AAV 전달체의 R&D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을 주도한다. 특히 생산된 제품의 안정성, 생산성 등을 평가해 우수한 품질을 갖춘 AAV 전달체가 생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승은 박사는 바이러스가 치료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번 과제를 통해 마크헬츠가 개발한 AAV 전달체가 치료제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바이러스 생산 과정에서 제작된 AAV 전달의 순도, 생산량, 발현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생산 조건을 구축하고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박사는 "세포 독성과 효능도 검증해 GMP 수준의 바이러스 생산 이전 단계에서 필요한 다양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을 활용한 바이러스 생산 공정을 구축해 바이러스의 순도와 효능을 더욱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는 “AAV 유전자 전달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치료제가 소외 계층 없이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생명공학 연구뿐만 아니라 CDMO, 생산 자동화, IT 및 AI, 로보틱스, 공학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마크헬츠는 현재 약 300여개 분야별 전문가들과 협력해 신체 기관을 정밀 타깃팅할 수 있는 트랜스퍼 팩터(전달인자) 기술을 개발 중”이라면서 “특히 이 전달체를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원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극 도입 중”이라고 강조했다. 마크헬츠는 현재 한국, 독일, 일본에 CGT 생산 센터를 구축했다. 이어 케냐,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선택 아닌 필수…바이오와 디지털이 융합된 미래는
인터엑스 이동석 본부장은 디지털 전환이 향후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과 이를 통한 자동화는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화를 통한 자동화는 작업 효율을 극대화해 생산성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다. 센서와 AI 기술이 결합되면 제품의 불량률이 최대 50%까지 감소하고, 제조 비용과 탄소 배출량은 각각 30% 절감된다. 이는 기업이 고품질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 본부장은 “이 모든 것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변화”라며 “디지털 전환은 이제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CAR-T 치료제는 복잡한 생산 공정과 긴 제조 기간, 소량생산으로 인해 평균 가격이 약 3억~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고난도의 품질관리와 제조소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비용까지 더해져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첨단바이오의약품에 적용되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초고가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 산업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의료 및 산업 로보틱스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홍콩이공대학교(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패션섬유학과(School of Fashion and Textiles)배준희 교수는 로봇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상용화에 적합한 로봇 디자인에 관한 연구 일부를 공개했다. 특히 사용자가 사물의 디자인을 통해 직관적으로 행동 가능성을 지각하는 '어포던스(Affordance)' 개념을 강조하며, 로봇 디자인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포던스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인 초고령화로 노인 돌봄 문제 해결과 산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로봇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배 교수는 “소셜 로봇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대체하도록 설계된 만큼, 상호작용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물리적 로봇은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자동화된 사회적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의 자율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확인됐다”며 “로봇의 자율성 수준은 사용 맥락에 따라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현재 마크헬츠 제조소에서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근무할 산업용 로봇과, 마크헬츠가 향후 진출할 의료용 소셜 로봇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가상현실 구현 기술로 잘 알려진 디지털 트윈 기술이 바이오 산업에도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헬스케어, 공장 관리, 교육 시뮬레이션, 영상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것을 넘어, 가상 공간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경복대학교 영상미디어콘텐츠과 이승현 교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특히 의료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높은 활용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의료진의 훈련, 치료, 케어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폭넓게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수술 시뮬레이션과 환자 상태 예측을 통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일부 대형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복잡하고 민감한 작업으로 인해 훈련이 어려운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훈련 시뮬레이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분야 국내외 산업, 학계, 연구소, 병원,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첨단바이오 분야에선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를 포함, 글로리바이오텍 성연문 대표, 칼리시 최재문 대표, 진메디신 주웅빈 차장, 팻켓바이오 김현창 대표, 유스바이오글로벌 유승호 대표, TUM 뮌헨병원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KIST 이승은 선임연구원이 함께했다.
디지털트윈 분야에선 경복대학교 이승현 교수, 미라클랩 김문영 박사, 인터엑스 이동석 본부장, 홍콩이공대학교 배준희 교수, 광운대학교 이승현 교수, 에픽게임즈코리아 권오찬 매니저가 참여했다. 여기에 케냐 상공회의소 에릭 루또 회장, 피델리스 김병구 대표, Neymeyr&Partner 루돌프 쇤(Rudolph Schoen),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 공사 욘 지글러(Joern Siegle) 부사장, 프랑크푸르트 KOTRA 김솔기 과장이 글로벌 진출을 지원했다.
행사는 첨단바이오·디지털융합포럼이 주관하고 마크헬츠가 주최했다. 싸토리우스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행사를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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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바이오의약품과 디지털의 융합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의 중심이다. 특히 초고가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생산성을 극대화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국가 간 기술 격차까지 해소함으로써 의료 소외 계층에게도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는 22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Frankfurt Eschborn)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KOSME Global Business Center)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첨단바이오·디지털 융합 포럼'에서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변화할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글로벌 첨단바이오·디지털 융합 포럼은 3세대 모달리티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바이럴벡터(Viral vector) 기술과 디지털 기술간 융합에 대한 여러 국가의 혁신과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의 시작은 K바이오랩허브 한인석 단장 인사말로 열렸다. 한 단장은 개회사에서 “이 자리는 전 세계 기술 리더들이 모여 협력의 물결을 일으키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특별한 장”이라며 “바이오와 디지털이 융합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에 변혁적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단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디지털 트윈, AI와 첨단 분석 등 기술의 경계를 초월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 바이오와 디지털 융합하는 미래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날 행사에는 심혈관 분야 세계적 석학인 TUM 뮌헨대학교 심장내과 크리스티안 쿠팟(Christian Kupatt) 교수도 참석했다.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는 개회사에서 “올해 노벨화학상은 바이오와 디지털 융합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알파폴드(Alpha-Fold)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화학 구조를 예측하고 이를 현실화함으로써 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신약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 동안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유전자치료제 연구자로 연구한 성과가 최근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 발전에서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 융합은 의학 발전을 가속화하고 더 넓은 범위로 확장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0월 역사상 최초로 노벨화학상을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 개발자들이 수상했다. 디지털 기술이 바이오헬스 분야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 동력임을 입증한 것이다.
경복대학교 영상미디어콘텐츠과 이승현 교수도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 의견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바이오 산업은 디지털 혁신과 융합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라며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산업 및 학문 간 경계를 허물며,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피델리스(Fidelis Accounting GmbH) 김병구 대표는 “독일 현지에서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코로나19 mRNA 백신을 신속히 개발해 엔데믹 전환을 이끈 혁신을 직접 목격했다”며 “이는 창의적인 기술이 사회 문제를 얼마나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우리에게 기술 혁신에 대한 큰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케냐 상공회의소 에릭 루또(Erick Rutto) 회장도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동아프리카의 의료 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 케냐의 의료 시스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첨단바이오와 디지털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케냐에 적극 도입하기 위해 행사에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케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의료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도 덧붙였다.
바이오를 넘어 '첨단' 바이오 시대로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CAR-T 등의 혁신 모달리티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다음 혁신 주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모달리티 중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몇몇 유전자치료제가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며, 이 분야에 투자와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혁신 모달리티의 성공 요인은 '융합'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기존 저분자 의약품이 비교적 단순한 화학구조 합성 시스템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현대 모달리티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의 융합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ADC는 항체(Antibody), 세포독성항암제(Payload), 링커(Linker)라는 세 가지 기술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이중항체와 CAR-T 역시 면역학, 유전공학, 세포 치료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즉,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선 단일 기술의 기술력과 함께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자치료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여러 기술 중에서도 유전자 '전달체(Vector)'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전자 전달체가 유전자 치료의 주요 성분을 목표 위치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전달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직 개화 단계인 만큼 유전자 전달체 기술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유전자치료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산·학·연·병·관이 협력, 유전자 전달체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마크헬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구성된 사업단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2024년도 유전자 전달체 국내개발 가속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량형 바이러스성 전달체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4년간 약 45억원이 투입되며, 최종적으로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내피(Endothelial) 특이적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유전자 전달체 개발과 시제품 생산'하는 것이 사업단 목표다. 업계에선 이 과제가 국내 유전자치료제 도약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KIST 연구동물자원센터 이승은 박사는 마크헬츠가 개발한 개량형 AAV 전달체의 R&D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을 주도한다. 특히 생산된 제품의 안정성, 생산성 등을 평가해 우수한 품질을 갖춘 AAV 전달체가 생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승은 박사는 바이러스가 치료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번 과제를 통해 마크헬츠가 개발한 AAV 전달체가 치료제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바이러스 생산 과정에서 제작된 AAV 전달의 순도, 생산량, 발현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생산 조건을 구축하고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박사는 "세포 독성과 효능도 검증해 GMP 수준의 바이러스 생산 이전 단계에서 필요한 다양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을 활용한 바이러스 생산 공정을 구축해 바이러스의 순도와 효능을 더욱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는 “AAV 유전자 전달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치료제가 소외 계층 없이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생명공학 연구뿐만 아니라 CDMO, 생산 자동화, IT 및 AI, 로보틱스, 공학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마크헬츠는 현재 약 300여개 분야별 전문가들과 협력해 신체 기관을 정밀 타깃팅할 수 있는 트랜스퍼 팩터(전달인자) 기술을 개발 중”이라면서 “특히 이 전달체를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원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극 도입 중”이라고 강조했다. 마크헬츠는 현재 한국, 독일, 일본에 CGT 생산 센터를 구축했다. 이어 케냐,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선택 아닌 필수…바이오와 디지털이 융합된 미래는
인터엑스 이동석 본부장은 디지털 전환이 향후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과 이를 통한 자동화는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화를 통한 자동화는 작업 효율을 극대화해 생산성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다. 센서와 AI 기술이 결합되면 제품의 불량률이 최대 50%까지 감소하고, 제조 비용과 탄소 배출량은 각각 30% 절감된다. 이는 기업이 고품질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 본부장은 “이 모든 것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변화”라며 “디지털 전환은 이제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CAR-T 치료제는 복잡한 생산 공정과 긴 제조 기간, 소량생산으로 인해 평균 가격이 약 3억~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고난도의 품질관리와 제조소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비용까지 더해져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첨단바이오의약품에 적용되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초고가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 산업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의료 및 산업 로보틱스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홍콩이공대학교(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패션섬유학과(School of Fashion and Textiles)배준희 교수는 로봇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상용화에 적합한 로봇 디자인에 관한 연구 일부를 공개했다. 특히 사용자가 사물의 디자인을 통해 직관적으로 행동 가능성을 지각하는 '어포던스(Affordance)' 개념을 강조하며, 로봇 디자인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포던스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인 초고령화로 노인 돌봄 문제 해결과 산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로봇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배 교수는 “소셜 로봇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대체하도록 설계된 만큼, 상호작용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물리적 로봇은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사용자의 자동화된 사회적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의 자율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확인됐다”며 “로봇의 자율성 수준은 사용 맥락에 따라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현재 마크헬츠 제조소에서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근무할 산업용 로봇과, 마크헬츠가 향후 진출할 의료용 소셜 로봇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가상현실 구현 기술로 잘 알려진 디지털 트윈 기술이 바이오 산업에도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헬스케어, 공장 관리, 교육 시뮬레이션, 영상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것을 넘어, 가상 공간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경복대학교 영상미디어콘텐츠과 이승현 교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특히 의료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높은 활용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의료진의 훈련, 치료, 케어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폭넓게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수술 시뮬레이션과 환자 상태 예측을 통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일부 대형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복잡하고 민감한 작업으로 인해 훈련이 어려운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훈련 시뮬레이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첨단바이오와 디지털 분야 국내외 산업, 학계, 연구소, 병원,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첨단바이오 분야에선 마크헬츠 이승민 대표를 포함, 글로리바이오텍 성연문 대표, 칼리시 최재문 대표, 진메디신 주웅빈 차장, 팻켓바이오 김현창 대표, 유스바이오글로벌 유승호 대표, TUM 뮌헨병원 크리스티안 쿠팟 교수,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KIST 이승은 선임연구원이 함께했다.
디지털트윈 분야에선 경복대학교 이승현 교수, 미라클랩 김문영 박사, 인터엑스 이동석 본부장, 홍콩이공대학교 배준희 교수, 광운대학교 이승현 교수, 에픽게임즈코리아 권오찬 매니저가 참여했다. 여기에 케냐 상공회의소 에릭 루또 회장, 피델리스 김병구 대표, Neymeyr&Partner 루돌프 쇤(Rudolph Schoen),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 공사 욘 지글러(Joern Siegle) 부사장, 프랑크푸르트 KOTRA 김솔기 과장이 글로벌 진출을 지원했다.
행사는 첨단바이오·디지털융합포럼이 주관하고 마크헬츠가 주최했다. 싸토리우스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행사를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