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도전해 온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서 마침내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 핵심 열쇠는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기술이다. BBB 셔틀이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으면서, 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들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단연 돋보인다.
로슈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 학회(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에서 BBB 셔틀 플랫폼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트론티네맙은 이중항체 기반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로, 과거 임상 3상에서 실패해 개발이 중단됐던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일항체 '간테네루맙(Gantenerumab)'에 BBB 셔틀을 결합한 신약후보다. 지난 3상에서 뇌혈관장벽 통과 및 정확한 위치를 타깃하는 데 겪었던 문제를 BBB 셔틀 기술로 극복할 가능성을 확인, 재도전하고 있다.
BBB 셔틀은 약물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 효과의 한계를 극복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에 매우 중요한 기술로, 기존 치료제가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완화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BBB 셔틀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근본적인 치료까지 가능하게 한다. BBB 셔틀은 오랫동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임상 단계에 진입해 상용화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로슈가 BBB 셔틀의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하는 강력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 학회에서 로슈가 발표한 임상 1b/2a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트론티네맙을 1.8mg/kg에서 3.6mg/kg까지 투여한 후 단 12주 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빠르게 감소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로, 신경 세포 사이의 작용을 방해하고 뇌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3.6mg/kg 고용량 투여군은 12주 후 PET 스캔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평균 91 센틸로이드(Centiloid)까지 줄었고, 28주 후에는 107 센틸로이드까지 더 감소하며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혁신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평가받던 ‘레켐비’와 ‘아두헬름’이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감소 효과를 트론티네맙이 입증한 결과다.
또한 뇌척수액(CSF) 분석 결과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찰됐다. 신경 퇴행성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총 타우(Tau) 단백질은 약 30% 감소했으며, 포스포타우181(P-tau181)은 약 34%, 뉴로그라닌(Neurogranin)은 약 29%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트론티네맙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 결과도 나타냈다. 다만, 임상시험 참가자 160명 중 78세 여성 참가자 1명에게서 대뇌출혈이 발생해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학계에서는 이 환자가 뇌 표면에 철분이 침착된 표재성 철침착증(Superficial Siderosis)을 보였으며, 이는 약물과 무관하게 일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나타나 뇌 출혈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약물과의 연관성을 지속해서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트론티네맙 개발을 중단할 정도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트론티네맙은 BBB 셔틀 기술을 통해 뇌혈관장벽을 넘어 뇌에 도달해 실제적인 치료 효과를 발휘하게 됐다. BBB 셔틀 기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제공할 핵심 요소로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트론티네맙의 브레인셔틀™ AD 연구, 임상 1b/2a상 최신 중간 결과(Latest interim results from the BrainShuttle™ AD study, a phase Ib/IIa study of trontinemab in people with Alzheimer’s disease)’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BBB 셔틀의 가능성이 현실로 입증되면서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이중항체 신약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플랫폼이 다른 기업의 기술보다 안전성에서 뛰어나고,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 대규모로 기술이전되며 그 기술력을 확고히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 투과를 높이는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을 보유했다. 이 플랫폼은 긴 반감기를 통해 기존 단독 항체가 가지고 있던 뇌 약물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삼아 RMT(Receptor Mediated Transcytosis) 메커니즘을 활용해 BBB를 통과하고 항체를 뇌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랩바디-B 플랫폼의 IGF1R 타깃 기술은 타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력하는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기반 기술과 차별화된다. IGF1R은 뇌 미세혈관(BMV)과 뉴런 세포 등에서 특이적으로 더 많이 발현돼, 다른 조직에서의 오프-타깃(Off-target)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른 기업의 BBB 셔틀 기술과 달리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로슈의 트론티네맙은 트랜스페린 수용체 기반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타깃 신약 파이프라인 'ABL301'을 개발, 2022년 비임상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10억6천만 달러(약 1조4834억원) 규모로 사노피에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하반기 미국에서 ABL301의 임상 1상을 개시했으며, 최근 사노피에 ABL301 제조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그랩바디-B’ 플랫폼이 연구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임상은 2025년 상반기에 종료될 예정이며,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후 임상 2상부터는 사노피가 주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BL301이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에 돌입하게 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술인 그랩바디-B(Grabody-B)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며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큰 난제였던 BBB 투과를 에이비엘바이오가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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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도전해 온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서 마침내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 핵심 열쇠는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기술이다. BBB 셔틀이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으면서, 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들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단연 돋보인다.
로슈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 학회(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에서 BBB 셔틀 플랫폼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트론티네맙은 이중항체 기반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로, 과거 임상 3상에서 실패해 개발이 중단됐던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일항체 '간테네루맙(Gantenerumab)'에 BBB 셔틀을 결합한 신약후보다. 지난 3상에서 뇌혈관장벽 통과 및 정확한 위치를 타깃하는 데 겪었던 문제를 BBB 셔틀 기술로 극복할 가능성을 확인, 재도전하고 있다.
BBB 셔틀은 약물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 효과의 한계를 극복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에 매우 중요한 기술로, 기존 치료제가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완화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BBB 셔틀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근본적인 치료까지 가능하게 한다. BBB 셔틀은 오랫동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임상 단계에 진입해 상용화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로슈가 BBB 셔틀의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하는 강력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 학회에서 로슈가 발표한 임상 1b/2a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트론티네맙을 1.8mg/kg에서 3.6mg/kg까지 투여한 후 단 12주 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빠르게 감소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로, 신경 세포 사이의 작용을 방해하고 뇌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3.6mg/kg 고용량 투여군은 12주 후 PET 스캔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평균 91 센틸로이드(Centiloid)까지 줄었고, 28주 후에는 107 센틸로이드까지 더 감소하며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혁신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평가받던 ‘레켐비’와 ‘아두헬름’이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감소 효과를 트론티네맙이 입증한 결과다.
또한 뇌척수액(CSF) 분석 결과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찰됐다. 신경 퇴행성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총 타우(Tau) 단백질은 약 30% 감소했으며, 포스포타우181(P-tau181)은 약 34%, 뉴로그라닌(Neurogranin)은 약 29%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트론티네맙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 결과도 나타냈다. 다만, 임상시험 참가자 160명 중 78세 여성 참가자 1명에게서 대뇌출혈이 발생해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학계에서는 이 환자가 뇌 표면에 철분이 침착된 표재성 철침착증(Superficial Siderosis)을 보였으며, 이는 약물과 무관하게 일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나타나 뇌 출혈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약물과의 연관성을 지속해서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트론티네맙 개발을 중단할 정도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트론티네맙은 BBB 셔틀 기술을 통해 뇌혈관장벽을 넘어 뇌에 도달해 실제적인 치료 효과를 발휘하게 됐다. BBB 셔틀 기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제공할 핵심 요소로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트론티네맙의 브레인셔틀™ AD 연구, 임상 1b/2a상 최신 중간 결과(Latest interim results from the BrainShuttle™ AD study, a phase Ib/IIa study of trontinemab in people with Alzheimer’s disease)’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BBB 셔틀의 가능성이 현실로 입증되면서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이중항체 신약개발 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플랫폼이 다른 기업의 기술보다 안전성에서 뛰어나고,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 대규모로 기술이전되며 그 기술력을 확고히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 투과를 높이는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을 보유했다. 이 플랫폼은 긴 반감기를 통해 기존 단독 항체가 가지고 있던 뇌 약물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삼아 RMT(Receptor Mediated Transcytosis) 메커니즘을 활용해 BBB를 통과하고 항체를 뇌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랩바디-B 플랫폼의 IGF1R 타깃 기술은 타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력하는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기반 기술과 차별화된다. IGF1R은 뇌 미세혈관(BMV)과 뉴런 세포 등에서 특이적으로 더 많이 발현돼, 다른 조직에서의 오프-타깃(Off-target)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른 기업의 BBB 셔틀 기술과 달리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로슈의 트론티네맙은 트랜스페린 수용체 기반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타깃 신약 파이프라인 'ABL301'을 개발, 2022년 비임상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10억6천만 달러(약 1조4834억원) 규모로 사노피에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하반기 미국에서 ABL301의 임상 1상을 개시했으며, 최근 사노피에 ABL301 제조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그랩바디-B’ 플랫폼이 연구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임상은 2025년 상반기에 종료될 예정이며,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후 임상 2상부터는 사노피가 주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BL301이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상에 돌입하게 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술인 그랩바디-B(Grabody-B)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며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큰 난제였던 BBB 투과를 에이비엘바이오가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