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은 내가 책임진다!' 글로벌 제약사, 비만 치료제 시장서 격돌
AZ·로슈 참전…절대 강자 위고비 위협하는 젭바운드 등장
입력 2023.12.06 06:00 수정 2023.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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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이 급성장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사진은 비만을 표현한 이미지. © 어도비 스탁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거대해지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공룡 기업들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바로 ‘성장률’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혁신기업분석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무려 30.2%라는 연평균성장률을 바탕으로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비만 환자 수가 1억명 이상인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큰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지현 연구원은  “비만치료제 시장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00억 달러(약 130조 5000억 원) 규모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 비만치료 시장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이 참전을 선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로고. ©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 독점적 라이선스 체결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9일(현지시간) 중국의 대사계 질환 및 면역 매개성 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에코진(Eccogene) 과 비만, 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GLP-1 계열 후보물질 ‘ECC5004’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스트라제케카가 에코진에게 라이선스 계약금으로만 1억 8500만 달러(약 2500억원)을 지불했다. 이후 마일드스톤으로 최대 18억 2500만 달러(약 2조 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제약 업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ECC5004를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후보물질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ECC5004는 저분자 GLP-1RA로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의 대부분은 ‘주사형’ 치료제다. 통상적으로 경구제제가 주사제보다 높은 사용 편의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효과와 안전성이 보증된 경구형 비만치료제가 시장에 풀린다면 게임 체인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원은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출시되면 최대 시장 점유율 30% 확보가 예측된다”며 “비만치료제 시장에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스트라제네카는 ECC5004를 ‘비만’ 치료가 아닌 ‘체중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비만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큰 다이어트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슈 로고. © 로슈

◇로슈, 카못 데라퓨틱스 인수
로슈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한 민간 제약기업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했다고 밝히며 공식적으로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을 알렸다.

카못은 임상시험 단계의 당뇨병 동반 또는 당뇨병 비 동반 비만 치료용 피하주사제 및 경구제 인크레틴 제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인크레틴은 식사 후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반면, 식욕을 억제해 혈당 수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이러한 역할을 바탕으로 심혈관계 질환, 망막질환 및 신경퇴행성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슈는 특히 카못의 △CT-388 △CT-996 △CT-868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CT-388은 GLP-1과 GIP 수용체 작용제의 일종으로 2형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환자들의 비만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이다. 주 1회 피하주사제로 개발 중에 있으며, 향후 기타 다른 적응증들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T-388이 동종계열 최선의 잠재적 체중감소 및 감소된 체중 유지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CT-966은 CT-388과 동일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개발이 진행중인 1일 1회 경구용 저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CT-868은 과다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한 1형 당뇨병 환자 치료용 1일 1회 피하주사용 이중 GLP-1, GIP 수용체 작용제로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위고비 제품 이미지. © 노보 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시장의 절대 강자 ‘위고비’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삭센다’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위고비와 삭센다는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글로벌 GLP-1 비만치료제 시대를 열었다.

위고비의 경우 효과와 더불어 테슬라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와 미국 유명인 킴 카다시안이 다이어트에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한때 품귀현상까지 일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위고비는 CMO 이슈 및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음에도 출시 4개월 만에 월 처방 60만건을 돌파하며 6년 이상 왕좌를 지키던 삭센다의 처방 수를 넘어섰다.

삭센다의 경우 효과가 13시간밖에 지속되지 않아 매일 맞아야 했으나 위고비는 최대 125시간까지 약효가 이어져 주 1회만 맞으면 되는 편의성을 갖췄다. 위고비는 편의성과 더불어 효과까지 뛰어나 빠르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삭센다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유명한 비만치료제다. 삭센다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매년 16%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는 지난 4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상태이지만, 공식적인 유통이 시작되진 않았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에 따르면 빠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 유통이 시작될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삭센다를 경쟁이 아닌 ‘공존’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제품 모두에 집중해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도다.

젭바운드 제품 이미지. © 일라이 릴리

◇새로운 왕의 등장?…'젭바운드'
젭바운드(Zepbound)는 일라이 릴리의 GIP 및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촉진하는 기전의 비만 치료제다. 젭바운드는 앞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인 티어제파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달 8일 FDA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젭바운드는 GIP와 GLP-1을 동시에 촉진하는 기전의 최초의 비만 치료제다. SURMOUNT-1, SURMOUNT-2 임상을 통해 최대 2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위고비보다 높은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티어제파타이드는 공개와 함께 2032년 최초 연 10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젭바운드가 위고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릴리는 그 밖에도 GLP-1, GIP, GCG 등 3가지를 타깃으로 하는 삼중 효능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등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과거 2상을 통해 24% 체중 감소효과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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