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신약개발의 기간 및 비용 단축은 물론, 제품의 제형·제조 공정 설계에도 활용되면서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약제학회(회장 원권연)는 1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미래의약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및 약물전달 기술 활용전략’을 주제로 2023 제제기술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첫 강연을 맡은 성균관대학교 의학과/인공지능학과 이주상 교수는 ‘인공지능/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정밀의학 및 신약개발 연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을 통해 달라질 신약개발 생태계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과 향후 20년의 환자 치료 방법은 인공지능을 통해 달라질 것”이라며 “2017년 대비 2023년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회사가 많이 증가해 현재 800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약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위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23년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위해 투입된 투자비용은 올해 3월 기준 이미 60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에 육박한다”면서 “올해 2410억 달러(약 320조 8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약 개발의 성공은 매우 어렵다. 신약 승인을 받기 위해선 최소 10년의 시간과 26억 달러(약 3조 4600억원) 이상의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시간과 투자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가장 큰 이유다.
생명공학 스타트업인 홍콩의 인실리코 메디신은 DDR1 억제제를 개발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해 표적으로부터 유효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데까지 불과 4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회사는 관련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를 공개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이미 알려졌던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적은 농도로 효과가 더 좋은 물질을 발굴해낼 수 있었다”며 “생성 인공지능 모델과 단어 학습을 연합해 새로운 유효물질을 짧은 시간 안에 발견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인실리코 메디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최소한 2년 걸릴 시험을 11개월로 단축시켰고 비용도 1/4로 줄였다.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만능은 아니다. 아직 인공지능은 도출된 유효 물질의 작용기전을 증명하지 못해 현재로선 바로 임상에 활용할 수 없다.
전문 인력 부족도 장애로 작용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은 신약 개발과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건을 가진 인재는 드물다.
이 교수는 “실제로 인공지능 대학원에서도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텍(Biotechnology) 관련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은 드물다”며 “컴퓨터 비전이나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이 이미 적용돼 있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은 유효 물질 발굴 외에도 신약의 제형·제조 공정 설계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학과 김주은 교수는 이날 의약품 구조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제품의 제형과 제조공정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소개했다.
신약의 제형 및 제조 공정 설계는 제품의 시장진출 시기와 이익률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약개발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제형과 제조 공정 설계를 위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반이라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김 교수가 소개한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인공지능을 통해 단기간, 최소비용으로 의약품의 제형을 개발하고, 생산 최적화 설계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이 플랫폼은 입력된 정보(신규 물질)를 바탕으로 의약품의 성분을 분석해 흡수작용을 파악하고 경구, 비경구, 부형제 등을 점수별로 추천해 주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수고가 줄어든다”며 “원하는 데이터를 얻는 데까지 3개월이면 충분하고 정확도는 약 85%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신규 물질에 대한 최적화된 제형과 함께 주요 공정도 추천한다. 제형 개발 경험이 없는 개발자라도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최소 비용으로 단기간 내에 의약품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플랫폼 역시 만능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선 아직 활용이 불가능하다.
바이오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2000여개밖에 출시되지 않아 데이터가 충분치 못해 인공지능이 배울 수 있는 풀(Pool)이 적어 정확도가 합성의약품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바이오의약품도 데이터가 쌓인다면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2024년 약 2년간 제약업계에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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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신약개발의 기간 및 비용 단축은 물론, 제품의 제형·제조 공정 설계에도 활용되면서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약제학회(회장 원권연)는 1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미래의약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및 약물전달 기술 활용전략’을 주제로 2023 제제기술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첫 강연을 맡은 성균관대학교 의학과/인공지능학과 이주상 교수는 ‘인공지능/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정밀의학 및 신약개발 연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을 통해 달라질 신약개발 생태계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과 향후 20년의 환자 치료 방법은 인공지능을 통해 달라질 것”이라며 “2017년 대비 2023년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회사가 많이 증가해 현재 800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약사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위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23년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위해 투입된 투자비용은 올해 3월 기준 이미 60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에 육박한다”면서 “올해 2410억 달러(약 320조 8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약 개발의 성공은 매우 어렵다. 신약 승인을 받기 위해선 최소 10년의 시간과 26억 달러(약 3조 4600억원) 이상의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시간과 투자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 가장 큰 이유다.
생명공학 스타트업인 홍콩의 인실리코 메디신은 DDR1 억제제를 개발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해 표적으로부터 유효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데까지 불과 4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회사는 관련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를 공개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이미 알려졌던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적은 농도로 효과가 더 좋은 물질을 발굴해낼 수 있었다”며 “생성 인공지능 모델과 단어 학습을 연합해 새로운 유효물질을 짧은 시간 안에 발견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인실리코 메디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최소한 2년 걸릴 시험을 11개월로 단축시켰고 비용도 1/4로 줄였다.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만능은 아니다. 아직 인공지능은 도출된 유효 물질의 작용기전을 증명하지 못해 현재로선 바로 임상에 활용할 수 없다.
전문 인력 부족도 장애로 작용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은 신약 개발과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건을 가진 인재는 드물다.
이 교수는 “실제로 인공지능 대학원에서도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텍(Biotechnology) 관련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은 드물다”며 “컴퓨터 비전이나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이 이미 적용돼 있는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은 유효 물질 발굴 외에도 신약의 제형·제조 공정 설계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학과 김주은 교수는 이날 의약품 구조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제품의 제형과 제조공정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소개했다.
신약의 제형 및 제조 공정 설계는 제품의 시장진출 시기와 이익률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약개발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제형과 제조 공정 설계를 위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반이라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김 교수가 소개한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인공지능을 통해 단기간, 최소비용으로 의약품의 제형을 개발하고, 생산 최적화 설계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이 플랫폼은 입력된 정보(신규 물질)를 바탕으로 의약품의 성분을 분석해 흡수작용을 파악하고 경구, 비경구, 부형제 등을 점수별로 추천해 주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수고가 줄어든다”며 “원하는 데이터를 얻는 데까지 3개월이면 충분하고 정확도는 약 85%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신규 물질에 대한 최적화된 제형과 함께 주요 공정도 추천한다. 제형 개발 경험이 없는 개발자라도 활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최소 비용으로 단기간 내에 의약품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플랫폼 역시 만능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선 아직 활용이 불가능하다.
바이오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2000여개밖에 출시되지 않아 데이터가 충분치 못해 인공지능이 배울 수 있는 풀(Pool)이 적어 정확도가 합성의약품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바이오의약품도 데이터가 쌓인다면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2024년 약 2년간 제약업계에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