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삭섹다(리라글루타이드)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의 강력한 라이벌로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등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두 회사 모두 이미 차기 비만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esearch and Research)에서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 4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1이면 400억 달러를 넘기며 10년간 약 10~14배 급성장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 만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비만 치료제 시장은 대부분 향정신성 약물로 이뤄졌었다. 하지만 2014년, 미국 FDA로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가 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을 활용한 치료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삭센다는 출시와 동시에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현재까지도 전체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를 출시하며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역대 최고의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향후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주목하는 신약…’마운자로’의 등장
GLP-1을 활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을 당시, 릴리도 주 1회 주사형태의 GLP-1 당뇨병 치료제인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를 개발했다. 트루리시티의 개발로 GLP-1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던 릴리는 GLP-1를 활용해 비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노보 노디스크에 이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릴리는 두 가지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 기존 GLP-1 치료제에서 적응증을 확장해 임상을 진행했고, 트루리시티의 비만 적응증 대상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후 트루리시티에 실질적인 비만 적응증을 추가하는 FDA의 허가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에선 트루리시티를 당뇨병 환자에 한해 ‘off-label’로 처방되고 있다.
릴리의 두번째 선택은 GLP-1과 함께 다른 호르몬을 타깃으로 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마운자로’다. 마운자로는 GIP라는 인크레틴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기존 GLP-1 치료제보다 체중감량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6월 ADA(미국당뇨병학회)에서 23%라는 매우 높은 체중감소 효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개발된 모든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비만 치료제로선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서 허가가 완료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허가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귀현상까지…효과는 입증됐다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에 이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선보였다.
위고비는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일론 머스크와 킴 카사디안이 다이어트를 위해 위고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해지며 위고비는 물론 같은 성분인 오젬픽까지 품귀현상을 겪었다.
삭센다의 경우 13시간의 지속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매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최대 125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1주일에 1번만 맞으면 된다. 이러한 편의성은 환자에게 있어 반가운 부분이다. 또한 감량 효과도 삭센다보다 높기 때문에 삭센다를 대처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삭센다는 경쟁 구조가 아닌 ‘공존’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두 제품 모두에 집중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위고비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도 상륙했다. 허가 사항을 살펴보면 초기 체질량지수 BMI가 30kg/m2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다음을 준비 중인 릴리·노보 노디스크
릴리
릴리는 GLP-1과 GLP를 활용하는 마운자로에 이어 GLP-1과 GCG(글루카곤) 수용체를 활용하는 마즈두타이드(Mazdutide)를 개발하고 있다. 마즈두타이드는 이노벤트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물질로, 현재 비만 관련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즈두타이드는 위고비, 마운자로와는 달리 당뇨병이 아닌 비만 치료를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까지 최대 15.4%라는 체중감량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 큰 규모의 임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한 마운자로(비만 치료제로 승인이 나면 제품명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의 시장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자로와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효능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릴리는 그 밖에도 GLP-1, GIP, GCG를 모두 타깃으로 하는 삼중 효능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dide)’까지 개방중이다. ‘LY3437943’이라는 파이프라인명으로 개발중인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로, 임상 2상에서는 48주 후 24%의 체중 감소효과를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 역시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신규 물질은 물론 제형 개선까지 포함된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의 대부분의 치료제들은 주사제다. 이에 회사는 경구제형의 비만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다.
경구제형은 주사제형보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높고, 접근이 쉬워 더 많은 환자들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보 노디시크는 이미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1일 1회 복용 경구형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를 승인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세마글루타이드 제형의 비만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이 곧 마무리될 예정이며, 연내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위고비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카그리세마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의 복합체다. 카그릴린타이드는 포만감을 유발하는 췌장의 아밀린 호르몬 유사체로, 포만감을 더욱 증폭시켜 비만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그리세마는 지난 1월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다만, 임상 2상에서 기존 삭센다 대비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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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esearch and Research)에서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 4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1이면 400억 달러를 넘기며 10년간 약 10~14배 급성장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 만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비만 치료제 시장은 대부분 향정신성 약물로 이뤄졌었다. 하지만 2014년, 미국 FDA로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가 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을 활용한 치료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삭센다는 출시와 동시에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현재까지도 전체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를 출시하며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라이 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역대 최고의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향후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주목하는 신약…’마운자로’의 등장
GLP-1을 활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을 당시, 릴리도 주 1회 주사형태의 GLP-1 당뇨병 치료제인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를 개발했다. 트루리시티의 개발로 GLP-1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던 릴리는 GLP-1를 활용해 비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노보 노디스크에 이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릴리는 두 가지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 기존 GLP-1 치료제에서 적응증을 확장해 임상을 진행했고, 트루리시티의 비만 적응증 대상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후 트루리시티에 실질적인 비만 적응증을 추가하는 FDA의 허가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에선 트루리시티를 당뇨병 환자에 한해 ‘off-label’로 처방되고 있다.
릴리의 두번째 선택은 GLP-1과 함께 다른 호르몬을 타깃으로 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마운자로’다. 마운자로는 GIP라는 인크레틴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기존 GLP-1 치료제보다 체중감량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6월 ADA(미국당뇨병학회)에서 23%라는 매우 높은 체중감소 효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개발된 모든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비만 치료제로선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서 허가가 완료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허가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품귀현상까지…효과는 입증됐다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에 이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선보였다.
위고비는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일론 머스크와 킴 카사디안이 다이어트를 위해 위고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해지며 위고비는 물론 같은 성분인 오젬픽까지 품귀현상을 겪었다.
삭센다의 경우 13시간의 지속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매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최대 125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1주일에 1번만 맞으면 된다. 이러한 편의성은 환자에게 있어 반가운 부분이다. 또한 감량 효과도 삭센다보다 높기 때문에 삭센다를 대처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와 삭센다는 경쟁 구조가 아닌 ‘공존’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두 제품 모두에 집중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위고비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도 상륙했다. 허가 사항을 살펴보면 초기 체질량지수 BMI가 30kg/m2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다음을 준비 중인 릴리·노보 노디스크
릴리
릴리는 GLP-1과 GLP를 활용하는 마운자로에 이어 GLP-1과 GCG(글루카곤) 수용체를 활용하는 마즈두타이드(Mazdutide)를 개발하고 있다. 마즈두타이드는 이노벤트와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물질로, 현재 비만 관련 임상 2상을 완료한 상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즈두타이드는 위고비, 마운자로와는 달리 당뇨병이 아닌 비만 치료를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까지 최대 15.4%라는 체중감량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 큰 규모의 임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한 마운자로(비만 치료제로 승인이 나면 제품명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의 시장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자로와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효능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릴리는 그 밖에도 GLP-1, GIP, GCG를 모두 타깃으로 하는 삼중 효능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dide)’까지 개방중이다. ‘LY3437943’이라는 파이프라인명으로 개발중인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로, 임상 2상에서는 48주 후 24%의 체중 감소효과를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 역시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신규 물질은 물론 제형 개선까지 포함된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의 대부분의 치료제들은 주사제다. 이에 회사는 경구제형의 비만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다.
경구제형은 주사제형보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높고, 접근이 쉬워 더 많은 환자들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보 노디시크는 이미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1일 1회 복용 경구형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를 승인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세마글루타이드 제형의 비만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이 곧 마무리될 예정이며, 연내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위고비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카그리세마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의 복합체다. 카그릴린타이드는 포만감을 유발하는 췌장의 아밀린 호르몬 유사체로, 포만감을 더욱 증폭시켜 비만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그리세마는 지난 1월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다만, 임상 2상에서 기존 삭센다 대비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