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울증치료제는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환자들의 '페이스메이커' "
한국 룬드벡 김성건 디렉터, "CNS 집중해 No.1으로 기억될 것"
입력 2023.03.27 06:00 수정 2023.03.2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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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거나 신경질환 때문에 힘들 땐, ‘룬드벡’이라는 이름이 먼저 떠오를 수 있었음 좋겠다. 룬드벡은 ‘No.1 in Brain Health’를 목표로 모두의 정신 건강을 위해 연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을 것.”
 

△김성건 한국룬드벡 마케팅 디렉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용어까지 탄생했다. 바로 ‘코로나 블루’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을 의미하는 ‘블루(Blue)’의 합성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발생한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까지 모두 포함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우리나라에서만 10만명이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사이에 약 15% 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 어느 때보다 우울증과 그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의 우울증 치료제 특성과 글로벌 흐름에 대해 뇌질환 치료제 개발 회사 룬드벡의 한국 마케팅 디렉터 김성건씨에 들어본다. 

Q.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우울증 관련 의약품 판매에 영향이 있었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도에는 81만명 정도였는데, 2021년도에는 93만명까지 증가했다. 
 
또 우울증 환자는 20대에서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9년도 12만명에서 2021년도에는 17만명까지 늘어나 약 45.2%가 급증했다. 이런 통계 외에 실제 의료진들과 만나면서 환자 수 변화에 대해 들었을 때 증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병원을 방문했을 때, 대기하고 있는 환자 분들이 많아 체감이 됐다.
 
Q. 국내 우울증 관련 정신질환 인식 개선과 관련해 룬드벡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에 속해 있는 나라 중 압도적으로 1등이다.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6명으로 OECD  평균  11.3명의 배가 넘는다.

OECDE는 한국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를 분석한 결과 낮은 우울증 치료률과 심리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항우울제 시장의 리더인 룬드벡은 우리 사회의 우울증치료에 대한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본인이 우울증 때문에 약물을 처방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있다. 

우울증 치료제는 우울증 환자들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다. 우울증 환자들의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감기 걸리면 감기약을 먹는 게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듯 우울증이 있다면 항우울제를 드실 것을 권한다.
 
한국룬드벡은 매년 10월 10일 '세계 정신 건강의 날(World Mental Health Day)’을 기념해 다양한 캠페인들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및 의료진들에게 그린 리본 캠페인으로, 세계 정신 건강의 날 주간 혹은 앞뒤로 그린 리본을 달아 인식을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반인 대상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및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룬드벡 모든 직원이 자살을 방지하는 ‘게이트 키퍼(마음지기)’ 교육도 받는다. 주변 지인들이 힘들어 하고 우울해할 때 어떤 식으로 다가가고,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교육받는다.  국내에서 이런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룬드벡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매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들과 의료진들, 그리고 우울증과 관련된 사회일원들과 끊임없이 노력해 한국에서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수 있도록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Q. 우울증 치료제 개발이나 사용에 있어 최근 트렌드는 어떠한지?

암 등 다른 질병에 비해 신약 개발 소식이 잘 들리지 않는다. 
 
최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빅파마 등에서도 이제는 중추신경계(CNS) 사업을 접겠다는 공식 성명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제품 개발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애석하게도 파킨슨병을 제외하고는 CNS 쪽에선 신약을 거의 볼 수 없다.
 
한 예로 치매 치료제 같은 경우,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약제 위주로 말 하자면, ‘에빅사’라는 약제는 우리나라에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 분야에선 신약에 해당한다. 그러다 보니 해외 학회에 참석해도 지금 신약 성공 및 발매의 움직임이 크게 보이지 않아 마케터로서는 아쉽다.
 
Q. 현재 국내에서 우울증 치료제로는 어떤 약들이 주로 쓰이고 있는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IQVIA의 IMS Sales 데이터에 의하면 렉사프로는 2022년 기준 한국 전체 항우울제 시장에서 10.8%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약 277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룬드벡 제품인 렉사프로정(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은 항우울제 부문에서 유명하고 오래된 약물이다.

브린텔릭스는 한국에 있는 항우울제 중에서 유일하게 특허권을 유지하고 있는 약물이다. 브린텔릭스는 기존 항우울제의 대표 주자인 SSRI, SNRI와는 다른 다중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한국과 전 세계의 많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브린텔릭스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룬드벡의 브린텔릭스정(보티옥세틴브롬화수소산염)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억을 돌파해 전체 항우울제 시장에서 약 4%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 회사 제품 위주로 얘기해서 죄송하지만 한국룬드벡의 제품은 국내 항우울제 시장에서 약 15% 정도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점유율을 이렇게 높은 이유는 다른 SSRI에 비해 약물상호작용이 적은 편이고, 약물 중단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 비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 제품 모두 1일 1회 복용으로 투약 횟수는 동일하다. 렉사프로는 전반적인 우울증 및 불안증에 사용되고, 브린텔릭스는 주요우울장애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 그리고 주요 우울 장애 환자 중 ‘무쾌감증(Anhedonia)’이나 ‘감정 둔화(Emotional Blunting)’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Q. 룬드벡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룬드벡은  ‘Brain Health’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룬드벡은 ‘No.1 in Brain Health’ 기업으로서 기억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우울제로 렉사프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정작 제조 회사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다.  룬드벡이라는 회사가 아직은 모두가 알고 있는 대형 글로벌 제약회사보다는 덜 알려져 있다.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정신, 신경과적 질환에 있어서만큼은 No.1으로 기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 분야에만 집중해 연구와 커머셜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우울하거나 신경질환 때문에 힘들면 룬드벡이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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