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바나나는 항암식품..반하나 안 반하나!
저항전분 2년 섭취 후 상부 위장관 암 60% 이상 ↓
입력 2022.08.05 17:24 수정 2022.08.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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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률이 높은 유전성 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진 린치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저항전분(또는 발효섬유)를 섭취토록 한 결과 암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세계 각국에서 총 1,000명에 육박하는 린치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CAPP2 시험’에서 피험자들에게 저항전분(또는 발효섬유)을 평균 2년 동안 섭취토록 한 결과 대장암에는 별다른 영향이 미치지 않았던 반면 체내의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들의 발암률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영향은 식도암, 위암, 담도암, 췌장암 및 십이지장암 등 상부 위장관 암들과 관련해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영국 뉴캐슬대학 및 리즈대학 공동연구팀은 미국 암연구협회(AACR)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암 예방 연구’誌 (Cancer Prevention Research)에 지난달 25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CAPP2 피험자 무작위 분류 플라시보 대조시험에서 린치 증후군 환자들에게 저항전분을 섭취토록 했을 때 나타난 암 예방효과: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10년 추적조사”이다.

연구팀은 앞서 같은 시험의 일부 내용을 공개하면서 ‘아스피린’(아세틸 살리실산)이 대장암 발생률은 50% 정도까지 감소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표한 바 있다.

뉴캐슬대학 인구보건대학의 존 C. 매터스 교수는 “저항전분이 각종 암 발생률을 60% 이상 감소시켜 주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이 같은 영향은 상부 위장관에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상부 위장관 암이 진단이 어려운 데다 조기발견은 더욱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을 상기할 때 괄목할 만한 내용이다.

매터스 교수는 “저항전분이 분말제 형태로 섭취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완두콩, 콩, 귀리 및 기타 전분이 많은 식품들에 함유되어 있다”며 “시험에 사용된 저항전분의 양은 설익고 연한 바나나 1개를 매일 먹었을 때와 상응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나나에 함유된 전분은 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도달해 장내(腸內) 세균들의 유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매터스 교수에 따르면 저항전분은 탄수화물의 한 유형으로 소장(小腸)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大腸)에서 발효되어 장내 유익균들의 먹이가 되고, 소화기계 내부에서 식이섬유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유형의 저항전분은 몇가지 건강 유익성을 나타내는 반면 칼로리는 일반적인 전분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터스 교수는 “저항전분이 세균의 담즙산 대사기전을 변화시키고, DNA 손상과 발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형의 담즙산을 감소시켜 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같은 대학 중개의학‧임상연구소의 존 번 교수는 “20여년 전에 처음 연구를 개시했을 당시 우리는 유전적으로 대장암 발생소인을 나타내는 사람들에게 ‘아스피린’을 복용토록 하거나 저항전분을 섭취토록 할 경우 발암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린치 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아스피린’ 복용을 통해 대장암 발생 위험성을 낮추고, 저항전분 섭취를 통해 기타 각종 암 발생률을 50% 안팎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임을 발견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1999년부터 200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총 1,000명에 가까운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분말제 형태의 저항전분이나 ‘아스피린’ 또는 위약(僞藥)을 매일 공급하면서 진행됐다.

그 결과 공급기간이 종료된 시점에서 저항전분을 섭취했거나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에서 별다른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추적조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그리고 추적조사를 진행한 기간 동안 연구팀은 분말제 형태의 저항전분을 매입 섭취한 463명의 피험자 그룹에서 5건의 상부 위장관 암 발생을 확인한 반면 위약을 섭취한 대조그룹에 속했던 455명의 피험자 그룹에서는 21건의 암이 발생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시험에 일조한 리즈대학 의학연구소의 티모시 비숍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매우 흥미롭지만, 상부 위장관을 보호하는 데 나타내는 영향은 예상치 못했던 것인 만큼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동일한 효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연구팀은 암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아스피린’의 안전한 용량을 파악하기 위해 총 1,800여명의 린치 증후군 환자들을 충원한 가운데 글로벌 임상시험으로 ‘CaPP3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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