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선도형 연구 전환에 중국 연계 필요”
하얼빈공대 김우재 교수, “의생명과학 분야 한국의 기회 될 것”
입력 2022.06.27 06:00 수정 2022.06.2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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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명과학계가 선도형 연구로 체질전환을 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며 의생명과학 분야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하얼빈공업대학교 생명과학센터 김우재 교수는 최근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KSMCB 2022년 6월호 웹진에 게재한 ‘중국의 도약과 한국 의생명과학의 기회’에서 “중국은 생명과학 분야에선 2위로 미국을 바짝 추격 중이지만, 임상의학 분야는 9위로 크게 뒤쳐져 있다. 중국 정부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뇌과학, 게놈, 유전자조작기술, 정밀의학, 제약기술, 재생의학, 합성생물학, 농업장비 등의 생명공학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재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백신개발에서 드러나듯이 기초 생명과학에서 임상의학으로 이어지는 바이오분야 산학협력의 플랫폼은 아직 중국에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의생명과학 외에도 중국이 여전히 반도체 개발 분야에서 빠르게 한국, 대만, 일본, 미국 등의 기술력을 쫓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분야가 오랜 ‘축적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인지 모른다”면서도 “언젠가 중국이 충분한 축적의 시간을 겪은 뒤엔, 의생명과학과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리를 추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며 “중국의 각 성은 앞다퉈 최첨단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일할 고급인력의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재 교수는 “지난 몇십년 동안 한국의 의생명과학 분야는 빠르게 성장해 왔고, 2000년대부터는 LG와 삼성 같은 대기업이 바이오산업 분야에 뛰어들면서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오산업에 10조를 투자해 한국의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을 정도로, 의생명과학과 바이오산업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제 한국 생명과학계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용을 현실로 마주할 때가 됐다고 느낀다”며 “지난 20세기 한국 생명과학이 미국 유학파에 의해 주도되며 미국을 따라잡는 추격형 연구에 매몰됐다면, 중국이 과학기술의 패권을 주도하는 21세기에 한국은 중국이라는 실체를 도약의 기회로 반드시 활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 생명과학계가 추격형 연구에서 선도형으로 체질전환을 하고 싶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의 연계를 통해 그 목표에 더 크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지난 20세기 미국으로 엄청난 숫자의 고급두뇌 유출을 경험했지만, 두뇌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 대신, 더 많은 유학생을 내보내고, 이들 중 뛰어난 고급인재를 흡수하는 전략을 통해 유출된 두뇌의 재흡수까지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인과 과학기술관료도 단기간의 두뇌유출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과학기술 인력이 향후 50년 어떻게 한국의 과학기술생태계에 혁신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말했다.

또한 “의생명과학 분야의 고급 일자리 대부분은 이제 중국에서 제공되고 있다”며 “중국은 정부가 100% 후원하는 대학원생 제도는 물론, 풍족한 연구비와 안정적인 물가 등으로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과 차별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박사후 연구를 지속하려는 많은 한국의 생명과학자들이 중국을 적극적인 연구의 터전으로 고민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우재 교수는 “중국 과학기술의 미래는 밝다. 그 이유로는 중국 정부가 R&D 투자를 계속 늘리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연구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대학 교육과 연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고, 그동안에 비교적 소홀했던 기초연구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확실한 것은 중국은 과학기술력에서 동아시아의 맹주로 부상할 것이며, G2 국가로서 미국과의 경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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