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천식은 성인 천식과 임상 양상이 달라 진단하기 쉽지 않다. 특히 5세 이하에서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 연령에서는 천식 외에도 천명이 나타나는 질환이 흔하기 때문이다. 또한, 5세 이하 소아에게는 정확한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상 소견을 통해 진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증상만으로 진단을 할 경우 특정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질병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어 일명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 이에 호산구 세포 속 EDN(혈청 호산구 유발 신경 독소)이 천식 또는 반복적인 천명이 있는 미취학 유아의 치료 및 모니터링에 유용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는 몬테루카스트(상품명: 싱귤레어)를 이용한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약업신문은 EDN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김창근 상계백병원 천식알러지센터장(소아청소년과)을 만나 소아 천식 환자에 있어 EDN의 역할과 몬테루카스트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바이오마커로서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 현재 소아 천식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되는가?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과 한국 천식 진료 지침을 따른다. 가이드라인은 천식의 증상을 잘 조절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천식 악화를 줄이고 가능한 정상에 가깝게 폐 기능을 유지해 치료 약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류코트리엔 조절제(LTRA) 치료를 초기부터 권장하고 있다.
소아의 경우 천식 진단 검사 시행이 어려운데, 치료 정도를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한 가이드라인 개발 또한 필요하다.
- 소아 천식 진단을 위해 EDN과 같은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고 말씀했는데, EDN은 정확히 무엇인지, EDN 외 유용한 바이오마커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해달라.EDN(혈청 호산구 유발 신경 독소)은 호산구가 분비하는 4가지 주요 단백질 중 하나로,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호산구가 증가하며 EDN이 활성화되어 천식을 유발하게 된다. EDN은 나머지 세 단백질과 달리 혈액 내에서 정확하고 재현성 있는 측정이 가능한 반응 표지자이다.
그동안 ECP(호산구 양이온 단백질)가 바이오마커로 활용되었으나, 최근 연구 자료를 보면 EDN이 ECP보다 소아 천식의 바이오마커로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EDN이 소아 천식 바이오마커로서 갖는 가장 큰 의의는 소아 천식 치료 시작 및 중단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년간의 EDN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천식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EDN 농도는 53ng/mL 이상이며,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시기의 농도는 45ng/mL 이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DN이 임상 증상만으로 천식을 진단해야 하는 소아 환자에서 천식 진단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천식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몬테루카스트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몬테루카스트 처방을 통해 효과적인 천식 증상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EDN과 몬테루카스트 관련 연구에 대해 소개해달라.EDN과 몬테루카스트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로 RS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모세기관지염에서 몬테루카스트의 효과를 연구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해당 연구는 다기관 연구로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RS바이러스는 소아에게 폐렴, 모세기관지염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RS바이러스 감염으로 모세기관지염을 앓은 후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모세기관지염이 있는 소아 환자에게 3개월간 몬테루카스트로 치료한 결과 EDN 수치가 크게 감소했다. 또한, 치료 후 1년간 관찰한 결과에서도 플라시보군은 EDN 수치가 감소하지 않았으나, 몬테루카스트 치료군은 EDN 수치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천식의 치료 뿐 아니라 천식 예방 차원에서도 몬테루카스트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며, EDN을 통해 치료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EDN 수치 변화 추적을 통해 몬테루카스트 치료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몬테루카스트 외 다른 약물치료에서는 EDN 수치 변화가 유효하지 않은가.몬테루카스트로 치료받는 환자마다 약효 지속 시기가 다르다. 어떤 환자는 투약 중단 후 6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환자는 3개월 안에 약효가 떨어지기도 한다. EDN을 바이오마커로 활용 시 알맞은 치료 시기 판단이 가능하다.
한 연구에서 EDN 수치가 53ng/mL 이상의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몬테루카스트와 흡입형 스테로이드(budesonide) 요법의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 기간 동안 두 그룹 모두 천식 조절 일수가 증가하였으나, EDN 수치는 몬테루카스트 그룹에서만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몬테루카스트가 구강을 통해 흡수돼 혈액 EDN 수치에 영향을 주는 반면 흡입형 스테로이드는 국소적으로 작용해 혈액 수치를 변화시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결과다.
- 소아 천식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보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 말씀 부탁드린다.올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병원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천식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질환으로 방치 시 악화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세계알레르기협회(WAO)에서는 코로나19 펜데믹에도 천식 및 알레르기 치료를 지속할 것을 권장했다. 불안하시겠지만,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하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이어 가길 당부드린다.
더불어 천식은 가족력이 중요한 알레르기 질환이다. 가족 중 아직 발병하지 않은 구성원도 증상이 의심된다면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하고, 필요하다면 몬테루카스트와 같은 약물로 예방 치료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