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민간공익재단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2018년 7월 보건복지부,한국생명과학기업 5개사( 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와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혁신 민관협력펀딩 라이트펀드(RIGHT Fund: Research Investment for Global Health Technology Fund,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에 출자했다.
게이츠재단은 2007년 ‘Grand challenges Explorations’을 시작으로 2010년 ‘백신 10년 선언’을 통해 세계 최빈국을 위한 백신 연구, 개발, 제공과 관련해 100억 달러(약 11조6270억원)를 지원했다. 게이츠재단 ‘2018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재단이 인류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한 기금은 약 25억 달러로, 전체 집행 금액(50억 500만달러) 중 50%를 차지했다.
라이트펀드는 게이츠재단의 민관협력 보건의료 R&D 파트너십 중 하나로, 저개발국가 환자들 삶에 조금 더 빨리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한국생명과학기업 강점인 제형개발, 제조기술, ICT 활용 진단 등 R&D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해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2년까지 라이트펀드에 총 125억원의 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게이츠재단 생명과학파트너십 이사직을 맡아 생명과학 분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 기관, 재단 등을 감독하는 안드린 오스왈드 박사(라이트펀드 이사, 전 한국노바티스 사장)를 만나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혁신적 펀딩을 이어가는 게이츠재단 활동과 게이츠재단 투자로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R&D를 발굴, 투자하는 라이트펀드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 최대 규모 민간 공익 재단으로 매년 50억 달러 이상 기금을 투자하고 있는데, 그 중 글로벌 헬스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고 있다. 최빈국 국민이 겪는 보건의료 분야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게이츠재단이 지원하고 기여하는데 있어서 생명과학 분야 투자, 연구비 지원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제약사 및 진단검사기업 등과 협력하며 2가지 미션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현재 개발된 우수한 치료제나 백신, 진단기기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학과 혁신에 투자해 예방 또는 치료가 불가한 질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 자선 활동 관련 영역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가운데 보건 분야 지원 비중과 역할은 무엇인가
-게이츠 재단은 개발도상국 국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보건의료, 위생, 식량, 농업 발전 등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개도국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건의료이기 때문에, 재단은 보건의료에 특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 글로벌헬스 분야에서 중요하게 지원하는 영역과 우선순위는
-게이츠재단은 글로벌 헬스와 관련해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별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의료인 및 환자 대상 교육, 병원 체계 개선을 위한 활동 등에 많이 신경을 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개도국 보건의료 개선을 위해 자원과 재화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재단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글로벌 헬스 프로젝트는 우수한 치료제 및 백신이 적절한 가격에 최대한 많은 개도국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우선 수해 대상은 소아청소년 여아 임산부로, 각 국가 취약 계층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로는 백신에 우선 순위를 맞추고 있는데, 현재 게이츠재단은 개도국에 백신을 지원해주는 민관협력기구 '가비'(GAVI: 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zations) 최대 공여 기관 중 하나다. 게이츠재단 목표는 전세계 모든 개도국 아이들이 최소한의 기초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 글로벌펀드(Global Fund)를 통해 개도국에 결핵, HIV, 말라리아 등 치료제를 지원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외 현재 예방 또는 치료가 불가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되도록 생명과학 분야 R&D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이와 관련해 연구개발비를 직접 지원하기도 하지만,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금을 출자해 파트너와 협력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게이츠재단이 라이트펀드에 출자하게 됐다.
△ 게이츠재단 지원이 글로벌 헬스에 얼마 만큼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하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가비(GAVI)를 통한 백신 지원으로 개도국 소아 접종률을 향상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5세 미만 소아 사망률은 10~20여 년 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백신 외 다양한 요소로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지만, 가비를 통한 게이츠재단 지원이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소아마비 퇴치에 대한 것이다. 게이츠재단 우선순위 중 하나가 소아마비였는데, 소아마비 관련 백신 공급에서 더 나아가 실제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접종 캠페인을 펼치는 등 노력을 했다. 그 덕분에 현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에 어느 정도 환자가 남아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소아마비를 퇴치했다. 1~2년 이내 전 지구상에서 소아마비를 완벽히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원했던 R&D 프로젝트 중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 것이 지난해 결핵 백신 연구에서 역사상 최초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는 결핵 백신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판도를 완벽히 뒤집는 연구였다. 이로써 현재 유망한 결핵 백신 후보 물질이 확보가 된 상황이고, 후기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결핵 백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결핵은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감염성이 높은 질환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결핵 백신이 개발되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보건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경제 대국이고, 글로벌 헬스케어에 있어서 현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은 다양한 개발원조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10~15년 전 급부상하는 신흥국가로 주목받았던 한국은 그보다 10~15년 전에는 개도국 수준이었다. 선진국에 반열에 들어선 현재, 한국은 과거를 잊지 않고 다른 국가를 적극 돕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게이츠재단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한국이 도움이 필요한 국가 정부 및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해 라이트펀드에 투자하게 됐다. 라이트펀드를 통해 게이츠재단은 한국 정부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 협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헬스케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국 기업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 변화를 가져오고자 한 것이다.
한국은 생명공학기술(BT: Bio Technology) 산업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빠르게 혁신이 일고 있다. 한국이 가진 특장점을 잘 파악하고 밀어준다면 이러한 변화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 백신, 치료제 제조 및 생산 수율과 효율성을 향상해 전 세계에 치료제와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되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선도적 국가다. 한국이 가진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본다.
△ 라이트펀드에 5개 한국생명과학기업이 공동출자했다. 특별히 5개 기업 출자 이유는
-라이트펀드 설립 전 5개 한국생명과학기업 이외 함께 할 의지가 있는 여러 기업 의견을 타진해 5개 기업이 최종 출자를 결정했다. 개인적 경험을 비춰볼 때 이와 같은 프로젝트에 출자하는 기업들은 전 세계 보건의료에 기여하려는 열정을 가진 리더 등 공통분모가 있다. 사업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전 세계 보건의료에 기여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기업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 생각한다.
3자 협력 구조인 라이트펀드는 작은 기여만으로도 전 세계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다는 대의에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틀이다. 또 일부 기업은 뜻은 있지만, 라이트펀드 구조가 혁신적이어서 유보적 판단으로 동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라이트펀드 1차 활동(2018~2022년)이 성공하면 더 많은 회사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트펀드 1차 펀딩 금액인 500억원이 신약 개발 R&D에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라이트펀드를 통해 발굴한 R&D 프로젝트들이 성공을 거두면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대규모의 2차 펀드를 출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게이츠재단과 라이트펀드 프로젝트는 어떤 차이가 있나
-라이트펀드 지원 프로젝트가 게이츠재단 지원 프로젝트와 다른 점은 ‘한국’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 업계 내 주요 회사와 함께 협력하면 게이츠재단 단독으로는 알아내지 못했을 훌륭한 연구자와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할 수 있다. 또 라이트펀드가 선정하는 글로벌 헬스를 위한 R&D 프로젝트는 모두 ‘최고의 과학’으로 결정해서 출자 주체가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한다.
라이트펀드 내부에는 과학위원회 역할을 하는 투자선정위원회(Selection Committee)가 있으며, 과학자들이 이곳에서 과제신청서를 검토, 사업 적정성과 과학적 특장점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사회에 해당 과제에 대한 투자 적절성을 권고한다. 모든 지원 결정을 최고의 과학을 기반으로 결정한다는 원칙 하에 출자자와는 독립적인 투자선정절차 체계를 마련해 둔 점도 게이츠재단과 다르다.
△ 1주기 활동은 2022년이면 끝난다. 이때 성공 요인은 무엇으로 판단하며, 향후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는가
-라이트펀드를 통해 개발을 시도한 프로젝트들이 제품 개발을 마쳐 실제 환자에게 제공되기까지 5년이란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1주기 사업이 끝난 뒤 전문가들이 평가했을 때 조금만 더 지원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든든한 포트폴리오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판단 요인이 될 것이다.
또 한국 정부 및 기업이 잘 협업하고 향후 추진될 만한 가치 있는 협업이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며, 라이트펀드와의 협업이 한국을 너머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일본에 라이트펀드와 유사한 펀드(GHIT Fund: Global Health Innovative Technology Fund)가 2주기 활동에 들어서 2억 달러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 라이트펀드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현재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프로젝트를 위주로 선정하고 있는데, 1주기 활동이 성공하면 과학 및 기술 분야 범위 확대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이 가진 강점들로 현재 범위 확대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특히 한국은 의료기기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분야 강국이다. 한국이 가진 기술을 개도국 보건의료 요구도에 맞출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라이트펀드 지원 R&D 프로젝트에 의료기기 및 의료 기술에 전문성 있는 회사들이 참여 중이지만,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전 세계 공중보건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인기기사 | 더보기 + |
1 | [DI+의약정보] 로킷헬스케어, AI 첨단재생의료 기술로 '질병 완치 시대' 선언 |
2 | 현대ADM,도세탁셀 병용 임상1상 자진 철회 |
3 | 건기식 사업, 꼭 기억할 6대 트렌드 |
4 | 콜마 윤동한 회장 2세들, 경영권 두고 분쟁 격화 |
5 | 에이비엘바이오 닮은꼴 '스탠드업테라퓨티스·티카로스' 바이오코리아서 주목 |
6 | 동원약품그룹, 복산나이스·스즈켄과 전략적 제휴...'유통 연합체' 첫 발 |
7 | 한국 CRO 생태계는 진화 중… AI 기반 디지털ㆍ인증 전략으로 차별화 |
8 | 제네릭 시장 커지는 ‘칠레’…국내 제약사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까 |
9 | 글로벌 임상시험 혁신 중심 'DCT', 한국은 왜 외면하나? |
10 | 화장품은 '과학'… 연구·입증에 집중하는 뷰티업계 |
인터뷰 | 더보기 + |
PEOPLE | 더보기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세계 최대 민간공익재단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2018년 7월 보건복지부,한국생명과학기업 5개사( 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와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혁신 민관협력펀딩 라이트펀드(RIGHT Fund: Research Investment for Global Health Technology Fund,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에 출자했다.
게이츠재단은 2007년 ‘Grand challenges Explorations’을 시작으로 2010년 ‘백신 10년 선언’을 통해 세계 최빈국을 위한 백신 연구, 개발, 제공과 관련해 100억 달러(약 11조6270억원)를 지원했다. 게이츠재단 ‘2018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재단이 인류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한 기금은 약 25억 달러로, 전체 집행 금액(50억 500만달러) 중 50%를 차지했다.
라이트펀드는 게이츠재단의 민관협력 보건의료 R&D 파트너십 중 하나로, 저개발국가 환자들 삶에 조금 더 빨리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한국생명과학기업 강점인 제형개발, 제조기술, ICT 활용 진단 등 R&D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해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2년까지 라이트펀드에 총 125억원의 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게이츠재단 생명과학파트너십 이사직을 맡아 생명과학 분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 기관, 재단 등을 감독하는 안드린 오스왈드 박사(라이트펀드 이사, 전 한국노바티스 사장)를 만나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혁신적 펀딩을 이어가는 게이츠재단 활동과 게이츠재단 투자로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R&D를 발굴, 투자하는 라이트펀드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 최대 규모 민간 공익 재단으로 매년 50억 달러 이상 기금을 투자하고 있는데, 그 중 글로벌 헬스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고 있다. 최빈국 국민이 겪는 보건의료 분야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게이츠재단이 지원하고 기여하는데 있어서 생명과학 분야 투자, 연구비 지원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제약사 및 진단검사기업 등과 협력하며 2가지 미션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현재 개발된 우수한 치료제나 백신, 진단기기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과학과 혁신에 투자해 예방 또는 치료가 불가한 질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 자선 활동 관련 영역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 가운데 보건 분야 지원 비중과 역할은 무엇인가
-게이츠 재단은 개발도상국 국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보건의료, 위생, 식량, 농업 발전 등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개도국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건의료이기 때문에, 재단은 보건의료에 특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 글로벌헬스 분야에서 중요하게 지원하는 영역과 우선순위는
-게이츠재단은 글로벌 헬스와 관련해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별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의료인 및 환자 대상 교육, 병원 체계 개선을 위한 활동 등에 많이 신경을 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개도국 보건의료 개선을 위해 자원과 재화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게이츠재단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글로벌 헬스 프로젝트는 우수한 치료제 및 백신이 적절한 가격에 최대한 많은 개도국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우선 수해 대상은 소아청소년 여아 임산부로, 각 국가 취약 계층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로는 백신에 우선 순위를 맞추고 있는데, 현재 게이츠재단은 개도국에 백신을 지원해주는 민관협력기구 '가비'(GAVI: 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zations) 최대 공여 기관 중 하나다. 게이츠재단 목표는 전세계 모든 개도국 아이들이 최소한의 기초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 글로벌펀드(Global Fund)를 통해 개도국에 결핵, HIV, 말라리아 등 치료제를 지원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외 현재 예방 또는 치료가 불가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되도록 생명과학 분야 R&D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이와 관련해 연구개발비를 직접 지원하기도 하지만,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금을 출자해 파트너와 협력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게이츠재단이 라이트펀드에 출자하게 됐다.
△ 게이츠재단 지원이 글로벌 헬스에 얼마 만큼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하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가비(GAVI)를 통한 백신 지원으로 개도국 소아 접종률을 향상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5세 미만 소아 사망률은 10~20여 년 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백신 외 다양한 요소로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지만, 가비를 통한 게이츠재단 지원이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소아마비 퇴치에 대한 것이다. 게이츠재단 우선순위 중 하나가 소아마비였는데, 소아마비 관련 백신 공급에서 더 나아가 실제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접종 캠페인을 펼치는 등 노력을 했다. 그 덕분에 현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에 어느 정도 환자가 남아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소아마비를 퇴치했다. 1~2년 이내 전 지구상에서 소아마비를 완벽히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원했던 R&D 프로젝트 중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 것이 지난해 결핵 백신 연구에서 역사상 최초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는 결핵 백신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기존 판도를 완벽히 뒤집는 연구였다. 이로써 현재 유망한 결핵 백신 후보 물질이 확보가 된 상황이고, 후기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결핵 백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결핵은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감염성이 높은 질환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결핵 백신이 개발되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보건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경제 대국이고, 글로벌 헬스케어에 있어서 현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은 다양한 개발원조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10~15년 전 급부상하는 신흥국가로 주목받았던 한국은 그보다 10~15년 전에는 개도국 수준이었다. 선진국에 반열에 들어선 현재, 한국은 과거를 잊지 않고 다른 국가를 적극 돕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게이츠재단은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한국이 도움이 필요한 국가 정부 및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해 라이트펀드에 투자하게 됐다. 라이트펀드를 통해 게이츠재단은 한국 정부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 협력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헬스케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한국 기업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 변화를 가져오고자 한 것이다.
한국은 생명공학기술(BT: Bio Technology) 산업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빠르게 혁신이 일고 있다. 한국이 가진 특장점을 잘 파악하고 밀어준다면 이러한 변화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 백신, 치료제 제조 및 생산 수율과 효율성을 향상해 전 세계에 치료제와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되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선도적 국가다. 한국이 가진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본다.
△ 라이트펀드에 5개 한국생명과학기업이 공동출자했다. 특별히 5개 기업 출자 이유는
-라이트펀드 설립 전 5개 한국생명과학기업 이외 함께 할 의지가 있는 여러 기업 의견을 타진해 5개 기업이 최종 출자를 결정했다. 개인적 경험을 비춰볼 때 이와 같은 프로젝트에 출자하는 기업들은 전 세계 보건의료에 기여하려는 열정을 가진 리더 등 공통분모가 있다. 사업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전 세계 보건의료에 기여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기업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 생각한다.
3자 협력 구조인 라이트펀드는 작은 기여만으로도 전 세계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한다는 대의에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틀이다. 또 일부 기업은 뜻은 있지만, 라이트펀드 구조가 혁신적이어서 유보적 판단으로 동참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라이트펀드 1차 활동(2018~2022년)이 성공하면 더 많은 회사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트펀드 1차 펀딩 금액인 500억원이 신약 개발 R&D에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라이트펀드를 통해 발굴한 R&D 프로젝트들이 성공을 거두면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대규모의 2차 펀드를 출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게이츠재단과 라이트펀드 프로젝트는 어떤 차이가 있나
-라이트펀드 지원 프로젝트가 게이츠재단 지원 프로젝트와 다른 점은 ‘한국’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 업계 내 주요 회사와 함께 협력하면 게이츠재단 단독으로는 알아내지 못했을 훌륭한 연구자와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할 수 있다. 또 라이트펀드가 선정하는 글로벌 헬스를 위한 R&D 프로젝트는 모두 ‘최고의 과학’으로 결정해서 출자 주체가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한다.
라이트펀드 내부에는 과학위원회 역할을 하는 투자선정위원회(Selection Committee)가 있으며, 과학자들이 이곳에서 과제신청서를 검토, 사업 적정성과 과학적 특장점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사회에 해당 과제에 대한 투자 적절성을 권고한다. 모든 지원 결정을 최고의 과학을 기반으로 결정한다는 원칙 하에 출자자와는 독립적인 투자선정절차 체계를 마련해 둔 점도 게이츠재단과 다르다.
△ 1주기 활동은 2022년이면 끝난다. 이때 성공 요인은 무엇으로 판단하며, 향후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는가
-라이트펀드를 통해 개발을 시도한 프로젝트들이 제품 개발을 마쳐 실제 환자에게 제공되기까지 5년이란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1주기 사업이 끝난 뒤 전문가들이 평가했을 때 조금만 더 지원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든든한 포트폴리오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판단 요인이 될 것이다.
또 한국 정부 및 기업이 잘 협업하고 향후 추진될 만한 가치 있는 협업이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며, 라이트펀드와의 협업이 한국을 너머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일본에 라이트펀드와 유사한 펀드(GHIT Fund: Global Health Innovative Technology Fund)가 2주기 활동에 들어서 2억 달러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 라이트펀드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현재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프로젝트를 위주로 선정하고 있는데, 1주기 활동이 성공하면 과학 및 기술 분야 범위 확대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이 가진 강점들로 현재 범위 확대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특히 한국은 의료기기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분야 강국이다. 한국이 가진 기술을 개도국 보건의료 요구도에 맞출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라이트펀드 지원 R&D 프로젝트에 의료기기 및 의료 기술에 전문성 있는 회사들이 참여 중이지만,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전 세계 공중보건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