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미국 시장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Xcopri)'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글로벌 진출 모델을 제시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고 민첩하게 실행하는 기업만이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던진 것이다.
24일 인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2025 BIO Regulatory Innovation Conference(바이오 규제 혁신 컨퍼런스)'에서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는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미국 시장에서 연구개발, FDA 승인, 출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공유했다.
엑스코프리는 2019년 FDA 승인을 받아 2020년 출시된 뇌전증 치료제다. 2024년 연매출은 약 5476억원, 이 중 미국 내 매출만 약 4387억원에 달한다. 또 영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까지 성공했다. 국내 개발 신약으로는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SK바이오팜은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삼고,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가장 치열하고 복잡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약가가 어떻게 책정되느냐는 신약의 시장성과 지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미국에서의 약가 책정은 전 세계 시장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라며 "SK바이오팜이 미국을 첫 번째 시장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글로벌 진출 시 약가 협상이나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으로 '현장 중심의 운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뉴저지에 현지 오피스를 두고 마케팅, 세일즈, 마켓 액세스, 임상 등 전 조직을 구축해 배치했다. 특히 세일즈 조직은 한국인 주재원 없이 현지 인재로 구성하고 본사는 전략 조율에 집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미국 내 각 세일즈 지점을 직접 순회하며 실제 세일즈의 핵심 드라이버는 본사의 전략이 아니라, 현장 지점장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KOL(Key Opinion Leader)과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 역시 주요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현재 엑스코프리는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신규 처방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대표는 "경쟁사들이 블랙마케팅을 시도했지만,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엑스코프리의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의료진의 신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군이 된 키닥터들이 엑스코프리의 우수한 효과를 동료 의사들에게 설명하고 추천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진정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며 "장기적으로는 환자 커뮤니티(페이션트 플랫폼)까지 연결하는 전략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엑스코프리는 현재 성인 부분발작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SK바이오팜은 이를 소아·청소년, 전신발작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도 병행 중이다. 또한 정제 외에도 서스펜션, 저용량 제형 등 다양한 투여 형태를 개발하며 새로운 환자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신약은 승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인과 동시에 다시 개발이 시작된다"면서 "반복적인 개발과 규제기관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특허 만료 이후에도 생존 가능한 구조를 미리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판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한 세일즈 플랫폼을 통해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의 동시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플랫폼이 자리를 잡으니 새로운 제품을 얹을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라며 "통신, 반도체 산업과 다르게 제약바이오는 투자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일일이 그룹이 간섭하기보다 위임하고 신뢰해준 덕분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며, SK그룹의 기업 문화도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오 규제 혁신 컨퍼런스는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고 약업신문이 주관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Roadmap to the Finish Line(결승선까지의 로드맵)’을 주제로, FDA 규제 대응을 위한 실무 전략과 실제 성공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행사 둘째 날에는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가 ‘FDA 첫 단독 허가부터 미국 직판 성공까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미국 규제 전문가이자 안바이오 컨설팅(AhnBio Consulting)의 안해영 박사가 ‘FDA와의 성공적인 협업을 위한 규제 전략의 모든 것’ △바이오스타(BIOSTAR)의 정상목 박사가 ‘임상 개발 전략: 리스크에서 가치로, 게임체인저를 만드는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제약바이오융합교육센터 교육개발원장 이선희 박사가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아, 참가자들이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궁금증을 연사들과 함께 풀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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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미국 시장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Xcopri)'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글로벌 진출 모델을 제시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고 민첩하게 실행하는 기업만이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던진 것이다.
24일 인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2025 BIO Regulatory Innovation Conference(바이오 규제 혁신 컨퍼런스)'에서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는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미국 시장에서 연구개발, FDA 승인, 출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공유했다.
엑스코프리는 2019년 FDA 승인을 받아 2020년 출시된 뇌전증 치료제다. 2024년 연매출은 약 5476억원, 이 중 미국 내 매출만 약 4387억원에 달한다. 또 영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까지 성공했다. 국내 개발 신약으로는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대표는 "SK바이오팜은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삼고, 현지에서 직접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가장 치열하고 복잡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약가가 어떻게 책정되느냐는 신약의 시장성과 지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미국에서의 약가 책정은 전 세계 시장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라며 "SK바이오팜이 미국을 첫 번째 시장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글로벌 진출 시 약가 협상이나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으로 '현장 중심의 운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뉴저지에 현지 오피스를 두고 마케팅, 세일즈, 마켓 액세스, 임상 등 전 조직을 구축해 배치했다. 특히 세일즈 조직은 한국인 주재원 없이 현지 인재로 구성하고 본사는 전략 조율에 집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미국 내 각 세일즈 지점을 직접 순회하며 실제 세일즈의 핵심 드라이버는 본사의 전략이 아니라, 현장 지점장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KOL(Key Opinion Leader)과 리얼월드 데이터(RWD)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 역시 주요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현재 엑스코프리는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신규 처방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대표는 "경쟁사들이 블랙마케팅을 시도했지만,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엑스코프리의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의료진의 신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군이 된 키닥터들이 엑스코프리의 우수한 효과를 동료 의사들에게 설명하고 추천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진정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며 "장기적으로는 환자 커뮤니티(페이션트 플랫폼)까지 연결하는 전략도 효과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엑스코프리는 현재 성인 부분발작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SK바이오팜은 이를 소아·청소년, 전신발작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도 병행 중이다. 또한 정제 외에도 서스펜션, 저용량 제형 등 다양한 투여 형태를 개발하며 새로운 환자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신약은 승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인과 동시에 다시 개발이 시작된다"면서 "반복적인 개발과 규제기관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특허 만료 이후에도 생존 가능한 구조를 미리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판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한 세일즈 플랫폼을 통해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의 동시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플랫폼이 자리를 잡으니 새로운 제품을 얹을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라며 "통신, 반도체 산업과 다르게 제약바이오는 투자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일일이 그룹이 간섭하기보다 위임하고 신뢰해준 덕분에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다”며, SK그룹의 기업 문화도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오 규제 혁신 컨퍼런스는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하고 약업신문이 주관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Roadmap to the Finish Line(결승선까지의 로드맵)’을 주제로, FDA 규제 대응을 위한 실무 전략과 실제 성공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행사 둘째 날에는 △SK바이오팜 이동훈 대표가 ‘FDA 첫 단독 허가부터 미국 직판 성공까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미국 규제 전문가이자 안바이오 컨설팅(AhnBio Consulting)의 안해영 박사가 ‘FDA와의 성공적인 협업을 위한 규제 전략의 모든 것’ △바이오스타(BIOSTAR)의 정상목 박사가 ‘임상 개발 전략: 리스크에서 가치로, 게임체인저를 만드는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제약바이오융합교육센터 교육개발원장 이선희 박사가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아, 참가자들이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궁금증을 연사들과 함께 풀어가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