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날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논의가 올해도 이어졌다. 약이 개발됐는데도 정작 쓰지 못하는 환자들의 고충과,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의 고심도 엿보였다.
조애리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는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제6회 한국희귀질환 포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과 신치료제 접근성’ 토론회에서 희귀질환 환자의 가족으로 사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희귀질환재단이 주관했다.
조애리 이사는 “희귀질환의 약 95%는 아직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치료제가 있는 5%의 환자와 가족에게도 치료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꿈같은 존재”라며 “약이 개발됐는데 그 약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희망고문이자 그림의 떡”이라며 자신의 자녀가 처음 희귀질환 진단을 받던 당시 여러 진단명을 받은 사연을 전했다.
조 이사는 “정부와 여러 부처에서 빠르게 효과있는 약을 쓸 수 있게 마련해준다고 해서 믿어보고는 있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가 있는지,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치료제가 있다면 그 경과와 결과는 어떠한 지, 혹은 임상 참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라고 지적했다. 환자 가족에게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정책과 정보가 절실하지만, 이를 알기 쉽지 않은 만큼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국희 약제관리실장은 국내 신약 등재절차를 설명하면서 “의약품은 제약사가 신약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양급여대상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신청해야 심사가 가능하다”며 “신청하지 않고 비급여로도 약을 팔 수 있는 게 합법이고, 제약사가 등재심사를 신청할 경우 근거 자료와 신청 가격을 제시해 그 가격이 적정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사 결과 제약사가 신청한 금액이 급여로 적정하다 판단되면 세부적인 사용량과 가격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통해 정하지만, 협상이 안되면 비급여로도 팔 수 있는 게 의약품인 셈이다.
김 실장은 “기본적으로 이런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소요가 되지만, 희귀질환 약제에 대해서는 적정한 시기에 빨리 투여가 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간 단축을 위해 공단, 식약처와 함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식약처 허가와 심평원 평가, 공단 협상을 동시에 실시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그는 “시범사업을 토대로 나중에 관련 업무가 확대된다면 검토기간이 더 많이 단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를 언급하며 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비용효과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원샷 치료제인 졸겐스마는 2021년 5월 허가를 받고 이듬해인 2022년 7월 급여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불확실하지만 효과가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고 급여를 했는데 예상보다 효과가 없었다”며 “이처럼 예상보다 효과가 적었을 때 제약사가 페이백을 하거나, 반대로 예상보다 효과가 더 좋으면 그땐 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을 더 늘려주는 식으로 사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가 약제가 점점 늘어날 것이므로 사후 데이터 확인이나 적절한 급여 범위 설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심평원은 2022년 12월부터 초고가약 투여 환자의 투약정보와 투여 후 약제에 대한 반응 평가까지 모니터링하는 ‘고가약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건보공단 역시 초고가 중증질환 신약이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한 만큼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를 시행 중이다. 환자별로 치료 성과를 추적 관찰해 효과가 없을 경우 계약에 따라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약사가 건보공단에 환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암과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발표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지난해 신약 건강보험 등재와 급여기준 확대 약제가 각각 24개, 8개로 총 32개라고 말했다.
오창현 과장은 “식약처 허가를 통해 국내에 약이 있다면 적어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적게 하는 일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복지부는 이를 위해 규정을 만들고 관리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평가하고 건강보험공단, 질병청과 함께 행정 절차를 줄여 기간을 단축해서 보험을 빨리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전했다. 약제비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신청하는 가격이 있고, 심평원이 평가하는 값이 있는데 그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제약사를 잘 설득해 평가를 수월하게 진행하고 등재까지 연결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2년 혈우병 중 극희귀응고인자 결핍에 해당하는 10인자 결핍증에 대한 전문치료제 ‘코아가덱스’가 환자 3명에게 건강보험 급여로 공급된 사례와, 소아저인산혈중성 구루병약 ‘크리스비타주사액’, 척수성근위축증약 ‘에브리스디건조시럽’ 등의 보험급여 등재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미 약이 있고 식약처 허가까지 된 약이라면 최대한 정부는 보험급여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월 마지막 날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논의가 올해도 이어졌다. 약이 개발됐는데도 정작 쓰지 못하는 환자들의 고충과,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의 고심도 엿보였다.
조애리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는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제6회 한국희귀질환 포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과 신치료제 접근성’ 토론회에서 희귀질환 환자의 가족으로 사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희귀질환재단이 주관했다.
조애리 이사는 “희귀질환의 약 95%는 아직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치료제가 있는 5%의 환자와 가족에게도 치료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꿈같은 존재”라며 “약이 개발됐는데 그 약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희망고문이자 그림의 떡”이라며 자신의 자녀가 처음 희귀질환 진단을 받던 당시 여러 진단명을 받은 사연을 전했다.
조 이사는 “정부와 여러 부처에서 빠르게 효과있는 약을 쓸 수 있게 마련해준다고 해서 믿어보고는 있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가 있는지,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치료제가 있다면 그 경과와 결과는 어떠한 지, 혹은 임상 참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라고 지적했다. 환자 가족에게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정책과 정보가 절실하지만, 이를 알기 쉽지 않은 만큼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국희 약제관리실장은 국내 신약 등재절차를 설명하면서 “의약품은 제약사가 신약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양급여대상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신청해야 심사가 가능하다”며 “신청하지 않고 비급여로도 약을 팔 수 있는 게 합법이고, 제약사가 등재심사를 신청할 경우 근거 자료와 신청 가격을 제시해 그 가격이 적정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사 결과 제약사가 신청한 금액이 급여로 적정하다 판단되면 세부적인 사용량과 가격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통해 정하지만, 협상이 안되면 비급여로도 팔 수 있는 게 의약품인 셈이다.
김 실장은 “기본적으로 이런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시간은 조금 소요가 되지만, 희귀질환 약제에 대해서는 적정한 시기에 빨리 투여가 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간 단축을 위해 공단, 식약처와 함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식약처 허가와 심평원 평가, 공단 협상을 동시에 실시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그는 “시범사업을 토대로 나중에 관련 업무가 확대된다면 검토기간이 더 많이 단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를 언급하며 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비용효과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원샷 치료제인 졸겐스마는 2021년 5월 허가를 받고 이듬해인 2022년 7월 급여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불확실하지만 효과가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고 급여를 했는데 예상보다 효과가 없었다”며 “이처럼 예상보다 효과가 적었을 때 제약사가 페이백을 하거나, 반대로 예상보다 효과가 더 좋으면 그땐 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을 더 늘려주는 식으로 사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앞으로 고가 약제가 점점 늘어날 것이므로 사후 데이터 확인이나 적절한 급여 범위 설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심평원은 2022년 12월부터 초고가약 투여 환자의 투약정보와 투여 후 약제에 대한 반응 평가까지 모니터링하는 ‘고가약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건보공단 역시 초고가 중증질환 신약이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한 만큼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를 시행 중이다. 환자별로 치료 성과를 추적 관찰해 효과가 없을 경우 계약에 따라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약사가 건보공단에 환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암과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발표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지난해 신약 건강보험 등재와 급여기준 확대 약제가 각각 24개, 8개로 총 32개라고 말했다.
오창현 과장은 “식약처 허가를 통해 국내에 약이 있다면 적어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적게 하는 일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복지부는 이를 위해 규정을 만들고 관리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평가하고 건강보험공단, 질병청과 함께 행정 절차를 줄여 기간을 단축해서 보험을 빨리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전했다. 약제비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신청하는 가격이 있고, 심평원이 평가하는 값이 있는데 그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제약사를 잘 설득해 평가를 수월하게 진행하고 등재까지 연결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2년 혈우병 중 극희귀응고인자 결핍에 해당하는 10인자 결핍증에 대한 전문치료제 ‘코아가덱스’가 환자 3명에게 건강보험 급여로 공급된 사례와, 소아저인산혈중성 구루병약 ‘크리스비타주사액’, 척수성근위축증약 ‘에브리스디건조시럽’ 등의 보험급여 등재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미 약이 있고 식약처 허가까지 된 약이라면 최대한 정부는 보험급여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