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방병원’ 통째 빌린 만수르, 15일간 1억5천만원 쓴 사연은
건국대 서병로 교수 “韓 의료관광 전문인력 양성‧네트워크 확장해야”
입력 2023.12.06 06:00 수정 2023.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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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서병로 교수가 5일 열린 ‘한국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약업신문      

한국 의료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갖춘 고급 의료 시설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의사·간호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한 의료기관‧정부‧호텔‧항공사 등이 협력한 통합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수가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서병로 글로벌MICE연계전공 교수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고부가 의료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각 병원과 에이전시가 조직과 역량을 키워 서비스와 네트워크 등을 융합한 의료관광 콘텐츠를 발굴하자는 것이다.

서 교수는 수년 전 우리나라 한방병원에 비밀리에 다녀간 아랍에미리트(UAE) 만수르 부총리와 중국 관광객 일화를 통해 의료관광이 얼마나고부가가치 산업인가를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 총리 만수르는 수년 전 가족 50여명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와 서울 한방병원을 통째로 빌려 보름 동안 1억5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 갔다. K-메디컬투어를 위해 방한한 중국인 VIP 관광객은 건강검진과 체형관리‧스킨케어, 피부과, 성형외과 등을 위해 사흘간 총 4450만원을 지출했다.

서 교수는 글로벌 의료시장이 향후 3년간 18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로 성장하며, 의료관광시장의 총 가치가 2025년 9.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연간 약 4400만명이 의료를 목적으로 국경이동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세계 의료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의료관광산업을 고도화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관련 정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은 2027년까지 외국인환자 70만명을 유치해 의료관광 아시아 중심 국가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서 교수는 “대한민국 의료관광의 59%가 서울에 쏠려 있어 거점 도시들을 확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농림수산식품부의 치유농업이나, 산림청의 산림치유, 해양치유 관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시켜 의료와 관광산업을 연계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환자는 24만8000명으로, 2021년 14만6000명보다 70.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50% 수준까지 회복된 수치다.

서 교수는 “중국인 환자 50만명이 방문할 경우 의사 450명, 간호사 1320명, 의료 코디네이터와 통역사 1980명 등 모두 57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고 12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15개를 신설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효과는 병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중국인 환자 50만명을 유치하면 관광 1만8000개, 제약‧의료기기 등 기타분야 3만8000개에서 6만1000개의 일자리가 생겨 경제성장률 1%p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서 교수는 덧붙였다.

서 교수는 해외사례로 싱가포르의 의료관광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싱가포르는 경쟁평가시스템 도입을 통한 공공기관 경쟁력 강화, 국제적 연계를 통한 고급의료서비스, 해외환자 전용시스템 구축, 접근 용이성 등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아시아 의료관광허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래플스 병원(Raffles Hospital)은 싱가포르, 중국 충칭과 상하이 등에서 고급화‧대형화‧체인화를 통해 동남아시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명소로 이름을 알린 민영 병원이다. 동남아 헬스케어 시장은 △빠른 성장 △인프라 구축‧의료기술 개선 등 정부 투자 및 개혁 △디지털 헬스케어 증가 △식생활 변화‧산업화 등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의료관광 산업 성장 △의약품‧의료기기 제조분야의 경쟁력 확보 등의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국내 의료관광이 직면한 과제로 일곱가지를 꼽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기관‧전문인력 부족 △외국인환자 대상 원활한 비자발급 △의료관광 전문인력 서비스 고도화 방안 마련 △의료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정부 소통채널 미흡 △글로벌 마케팅‧브랜드 홍보전략 부재 △해외 의료관광 홍보‧마케팅 예산부족으로 대안모색 △고품격 의료서비스 표준 매뉴얼‧가이드라인 미흡 등이다.  

서 교수는 고품격 메디컬산업의 단계적 성공을 위한 활성화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점별 의료기관 명소를 지정하고 의료에이전시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면서 " 또 고품격 의료관광 전문인력 양성과 국제의료관광 네트워킹과 마케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서비스도 제공하는 다양한 의료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이해도 요구된다고 전했다. 의료기관, 정부, 호텔, 항공사 등과 협력해 통합된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제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홍보를 통해 의료관광 목적지로 인식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관광산업에서 품질과 안전은 핵심이므로 JCI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의료품질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며 “의료수가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는 WHO가 최초로 지정한 국제평가의료인증제다.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까지 치료의 전 과정 11개 분야 1200여 개 항목을 세밀하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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