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감기약 부족사태에 이어 최근 변비약, 멀미약, 혈압약까지 약국가에서 찾기 힘든 가운데, 변비약 마그밀정과 같은 ‘수산화마그네슘 제제’에 대한 약가 증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약가 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남제약에서 제조하고 있는 마그밀정과 같은 수산화마그네슘 성분 변비약의 수급부족 사태는 올해부터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마그밀정은 이미 지난해부터 감기약으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와 함께 약국가에서 구하기 힘든 품목에 이미 그 이름을 올렸다.
식약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의사협회에 변비약 분산 처방을 협조 요청했고, 대한약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부터 약국 균등 배분에 나서는 등 조치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약국가에서는 여전히 수산화마그네슘 제제에 관한 부족사태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의 변비약에 대한 약가인상 검토에 나섰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식약처가 보건복지부에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의 제제들에 대한 약가 조정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식약처는 변비약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업체 및 단체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며 “의사협회에 변비약 분산처방을 협조 요청을 했으며, 약사회와 함께 수산화마그네슘 제제에 대한 약국가 균등 배분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복지부에 약가 조정 검토를 요청했다”며 “약가 조정이 된다면, 현재 진행중인 수산화마그네슘 품귀현상 해소에 걸리는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업체들도 지속해서 부족한 수산화마그네슘 제제 생산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가 복지부에 약가 조정 검토를 요청한 수산화마그네슘 성분 제제에는 마그밀정 등 3개에 대한 변비약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산화마그네슘 성분 제제는 조아제약의 마로겔정, 신일제약의 신일엠정 그리고 삼남제약의 마그밀정이 있다. 이들 중 대다수의 물량은 삼남제약의 마그밀정이다.
최근 식약처가 수산화마그네슘 제제에 대한 약가 조정 검토를 요청한 것에 대해, 식약처가 생산 업체들의 적극적인 의약품 생산을 독려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물류 대란이 일고 있고, 원료의약품 가격 또한 상승하고 있다”며 “수산화마그네슘 제제 생산량이 부족한 배경에는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발생하는 원료의약품 수급 난항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유통되고 가장 많은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마그밀정의 수량이 부족해진 배경에는 일본의 원료의약품 제조사에서 삼남제약에 공급하던 원료 공급중단 통보가 있었다. 이에 삼남제약은 이스라엘에서 원료를 확보해 생산을 다시 시작했지만, 아직 생산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늘어난 운송거리만큼 운송비용이 증가하고 원료가격도 함께 상승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마진율의 하락도 불가피해졌다.
이에 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약가 인상이 품귀현상 해소에 열쇠로 본 것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본다”며 “원료의약품 가격이 오르고 운송비도 함께 오른 시점에서 낮은 약가는 업체들에게 생산할수록 부담을 주는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세트아미노펜 처럼 일정 생산량을 담보로 약가를 올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조건 없는 약가 인상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할 수 도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