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외 기업들에게 비재무 성과와 리스크와 관련해 투자가이드로 적용되는 ESG 개념이 의료기관에도 도입되면서, 해외진출 의료기관 종사자들 절반 이상이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유치 의료기관 1769개소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국내‧외 의료기관의 ESG 동향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지난 30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20~31일 12일간 진행됐으며, 국내 의료기관의 ESG 경영현황 파악 및 ESG 인지도 제고를 위한 20개 문항에 877명이 응답했다. 이 중 기관별 종사자 분포는 병원 41.0%, 의원 40.6%, 종합병원 11.6%, 상급종합병원 6.7% 순이었다.
조사 결과, 의료기관 종사자의 ESG 개념에 대한 인식도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우 54% △잘 알고 있음 31.1% △알지 못하는 경우 9.5%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 5.4%로 나타났다.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없었다.
ESG가 실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다소 중요 41.8% △보통 31.9% △매우 중요 16.8%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7.1% △전혀 중요하지 않음 2.4%로 집계됐다.
이 항목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83명을 대상으로 ‘ESG가 중요하지 않은 이유’를 질문한 결과 △일시적 이슈 및 트렌드에 불과 39.8% △환자 및 협력사 인식에 변화없음 30.1% △경영성과와 연관성 낮음 28.9% △기타 1.2%로 나타났다.
반면 ESG가 실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데 중요하다고 응답한 514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경영성과 긍정적 효과 발생 43.2% △환자 및 협력사의 인식 변화 36% △임직원의 조직 몰입도 및 만족도 증가 20.8%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877명 중 국제의료사업 수행에 있어 해외 국가 또는 글로벌 보험사 등 협력기관의 ESG 관련 요구를 받거나 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경우는 53.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의료기관이 국제의료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ESG 중요도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 19.8% △다소 중요 37.4% △보통 34.2%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5.9% △전혀 중요하지 않음 2.6%로 나타났다. 즉, 중요하다는 인식은 57.2%, 그렇지 않다는 인식은 8.6%를 차지한 셈이다.
기관에서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각 분야별로 생각하는 중요도는 환경 62.0%, 사회 58.6%, 지배구조 48.7% 순으로 조사됐다.
ESG 관련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영진 및 임직원의 인식 개선 24.4% △협력업체(공급망) ESG 리스크 및 성과 관리협력 23.8% △국내외 ESG 관련 규제 및 정부정책 선제 대응 20.3% △ESG로 인한 이미지 및 평판 관리 14.8% △지역사회 및 시민단체 등과 협력 8.5% △해외 협력기관의 ESG 요구 대응(사업확대 및 신사업 창출) 8.2% 순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의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정부 차원의 가장 필요한 지원은 △ESG 경영을 장려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 32.5% △의료기관 대상 ESG 교육 31.8% △의료기관 ESG 평가 기준 정립 24.1% △ESG 우수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인증 및 홍보 11.4% 순이었다.
의료기관의 ESG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활동현황에 대한 예시 중 E(환경)는 △일회용품 줄이기(개인 컵 사용, 빗물제거기 도입, 장례식장 일회용품 감축 등) 26.8% △의료폐기물 줄이기 26.1% △식당 잔반 줄이기 21.4% △전자동의서 시스템 구축 11.3% △페이퍼리스(paperless) 회의 7.2% △태양광 발전 4.7% △하고 있지 않은 경우는 2.5%로 나타났다.
S(사회)는 △병원내 안전보건 개선 19.2% △의료서비스 안전 및 질 개선 18.3% △지역사회 기여(의료자원 봉사, 교육) 17.9% △협력업체 및 병원 내 노동‧인권 개선 16.0% 등이며, 하고 있지 않은 경우는 4.4%로 집계됐다.
G(지배구조)는 △공정한 인사제도 도입 29.6% △임직원 참여 확대한 투명한 의사결정 21.9% △윤리경영(구매, 임대운영 내부 통제절차 구축 등) 17.9% △정보공개 확대 16.6%로 나타난 반면,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경우는 14.0%로 확인됐다.
소속기관이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소비자(환자) 및 지역사회 요구 25.8% △국내외 ESG 관련 주요 언론보도 확산 18.8% △경쟁 의료기관의 ESG 활동 16.6% △ESG 관련 정부정책 영향 15.7% △경영진 요구 9.2% △내부 임직원 요구 8.7% △협회, 연합 포럼 등 관련 단체 영향 5%로 나타났다.
ESG 경영을 도입 및 실천하기 위해 현재 하고 있는 노력에는 △우수 의료기관 사례 벤치마킹 45% △컨설팅 등 외부전문가 자문 20.9% △ESG 관련 외부교육 수강 18% △자체 ESG 경영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11.2% 순으로 응답했다.
소속기관이 ESG 경영추진을 통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의료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34.7% △자금조달 개선, 세제 감면 등 경제적 혜택 확보 18.7% △장기적 경영성과 개선에 도움 18.5% △기관 이미지 향상 13.2% △운영 관련 리스크 선제적 대응 10.6%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개선 4.3% 순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의료기관의 ESG 경영의 세부 평가지표 개발과 구체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경우, 국내 의료기관의 ESG 경영이 더욱 확산될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진 ESG 경영추진을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국제의료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의료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ESG 경영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진흥원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ESG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단순히 '치료 잘하는 병원'에서 벗어나 의료활동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병원으로 한 단계 높은 지향점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