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국정감사]닥터나우, 가이드라인‧약사법 위반 무더기 드러나…국감 비판 쇄도
강선우 “전문의약품 이름 한글자씩 바꾸고 교묘히 광고…탈모약 1년치 처방도”
신현영 “작년 국감 발언과 너무 다른 행태…닥터나우 통해 건보 부당청구 의원도”
입력 2022.10.07 06:00
수정 2022.10.07 09:17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국감장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선두주자인 닥터나우가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과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약사면허소지자의 면허를 대여해 창고형 조제약국을 운영한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6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닥터나우의 여러 의혹들을 하나씩 질문하며 문제점을 포착했다.
강 의원은 “작년 11월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할 때 마약류 의약품 처방 제한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이후로도 수만건에 달하는 마약류의약품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됐다”며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보다 의약품 오남용우려가 훨씬 높은데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강선우 의원실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닥터나우가 복지부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약사법 위반 혐의가 있는 광고를 했다는 것.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여러 날짜에 걸쳐 수차례 전문의약품 홍보 광고를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광고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의 광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약 이름의 한글자씩만 바꾸는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프로페시아를 프도페시아, 모나드는 모다드, 아모다트는 아모다드, 크러벤은 크러번, 이런 식으로 이름을 바꿔 광고를 게시했다”며 “닥터나우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는 것 같다. 제가 닥터나우가 제출한 광고 예시를 제출해달라 요청했더니, 실제로 광고한 것으로 자료로 보냈다. 모낭염 연고 에스트로반을 에스로반으로 광고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다른 비대면 진료 업체는 최소한 상표는 지우고 광고하는데, 닥터나우는 너무 대놓고 전문의약품 광고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한 결과 한, 두 글자만 교체해도 전문의약품 광고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닥터나우는 탈모약 1년치 처방이 가능하다고도 광고한다. 전문의약품 광고를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의약품 오남용에 따른 국민건강 피해를 막기 위한 건데, 한글자씩 교묘히 바꿔서 광고하고 1년치 전문의약품 처방이 가능하다는 광고가 적절한가”라며 닥터나우 대표를 거세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장지호 대표가 “시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과거에도 지적받았지만 계속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월 식약처에서 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공문을 닥터나우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하지만 닥터나우의 가이드라인 위반 사항은 이뿐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 의원이 제휴 약국 공개 여부를 묻자 장 대표는 “배송의 경우 환자가 가장 가까운 약국에서 받을 수 있게 돼 있고 직접 픽업하는 경우는 고를 수 있게 돼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격의료산업협회가 복지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 지료 업체 중 유일하게 닥터나우만 약국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약국선택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닥터나우도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합의해놓고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한 닥터나우는 창고형 조제약국을 면허대여를 통해 운영한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7월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대면 앱 배달약국 행정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시 조사 대상이던 3개 약국이 모두 닥터나우 제휴약국이었는데 이들 중 2개 약국이 일반인이 접근하기 굉장히 어려운 배달업체 물류센터 안에 위치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부 조사 결과, 약국과 배달업체가 계약한 게 아니었다. 닥터나우가 약국면허소지자를 내세워서 배달약국을 세워 배달업체와 전대차 계약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닥터나우는 약국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런 형태의 배달 약국 운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굉장히 의심이 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처음 앱을 개발했을 때 제휴약국을 다 보여드렸는데, 반대하는 측에서 제휴약국에 직접 찾아오거나 유선상 압력을 행사해 제휴약국 약사들이 비공개를 요청한 것”이라며 “진료 끝난 이후에 약국을 알 수 있도록 개편한 것이다. 앞으로 현장 상황과 국민 편의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잘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플랫폼의 편법 행위는 비대면진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다.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 판단될 경우 식약처와 협의해 법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닥터나우가 지난해 국감 발언과 지난 1년간 행태가 180도 달라졌다며 괴리감이 커 실망이 크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건보공단이 제출한 ‘여드름약 비급여 처방 건을 급여 처방한 부당청구 적발 현황’ 자료를 검토한 결과, 최근 5년간 적발된 21개 의료기관 중 20개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로 부당청구한 금액이 1억9,000만원인 데 비해, 1개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로 부당청구한 금액은 3억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 1개 의료기관의 적발금액이 5년간 대면진료 적발금액의 1.5배인 셈이다.
이소티논은 여드름 치료 전문의약품으로써 중증의 낭포성‧응괴성 여드름에만 급여처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소티논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비대면 진료를 통해 1만2,797건 급여처방됐고, 이 중 전북의 A의원이 처방한 건수는 1만2,400여건으로 확인됐다. 전국 이소티논 비대면 급여처방 건의 97%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 중 상당 부분은 비급여로 처방했어야 할 건을 급여 처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영 의원은 “이소티논을 이소디논으로 꼼수 홍보한 건 장 대표 아이디어인가”라며 “도덕적 해이의 대표적 사례다. 의료계에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기본 원칙이자 윤리인데 지키지 못하고 있다. 닥터나우도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나”라고 질의했다.
장 대표가 “대면과 비대면 관계없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하자 신 의원은 “닥터나우를 통해 발생한 문제라는 사실을 제가 직접 확인했다. 이런 부분도 확인 안하고 온라인 플랫폼 운영하나? 대표로서 역할과 자질에 의문이다. 책임 통감을 못하는 게 느껴진다”며 “해당 의원은 닥터나우 소개 페이지에 여드름약 처방 받으면 진료비 2만원, 다른 약도 같이 처방받으면 5,000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의료과잉을 발생시키는 나쁜 사례다. 닥터나우가 방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작년 국감에서 온라인 플랫폼 의료 생태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자체관리시스템으로 감시 관리하겠다고 했다. 의료계 미래를 고민하는 의대생으로서 포부 밝혀 격려하고 싶었는데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처방은 의사 고유 권한이지만 우려가 나온 만큼 잘 협조하겠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조규홍 장관은 “어제 국감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 방안을 말씀드렸는데, 제도화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해 불법이나 탈법행위는 약사법 위반 소지가 판단되면 법적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 의원이 비대면 전면 허용 방안에 대해 장관에게 묻자 그는 “연구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