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상정 약사법, 검토보고서로 보는 통과 가능성은?

'거짓허가 의약품등 제재처분' 유효…'원내약국 개설금지' 쟁점 예고

기사입력 2019-11-15 06:00     최종수정 2019-11-15 06:1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최근 복지위에 약사 현안이 포함된 약사법이 상정돼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문위원실 검토를 통해 통과여부와 쟁점사항이 확인돼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세연)은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총 170건의 법안 상정을 의결했다.

그중 약사법 개정안은 6건이 포함됐는데, '원내약국 개설금지', '전문약사도입', '거짓허가 제품 제재처분 근거규정', '폐의약품 처리법 기재 의무화', '의약품 처벌 구매자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약사법 등 상정 법안은 복지위 내부 논의를 통해 오는 21~22일,  27~28일 예정된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전부 또는 일부가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복지위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은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 6건에 대해 검토보고했다.

거짓 허가에 대한 제재처분·벌칙근거 마련(김상희 의원안): 개정안에서는 의약품 및 의약외품의 제조, 판매, 수입 등과 관련된 의약품 제조업허가 등 9건의 허가·승인 등에 대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를 받은 경우 제재처분 및 벌칙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거짓행위 등에 대한 허가·승인 취소와 관련, 현재 행정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처분청이 이를 스스로 취소할 수 있다.

또 그 행위가 허가·승인 등과 같은 수익적 행정행위인 때에는 공익상 필요와 당사자의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의 불이익보다 더 큰 경우에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실제로 인보사 케이주의 경우, 식약처는 허가내용(연골세포)과 다른 성분(신장세포)으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된 유전자치료제(인보사케이주)에 대해 법 제31조제2항에 따른 제조판매품목 허가를 직권으로 취소했다.

다만, 전문위원은 해당 허가·승인 등에 대한 취소 등 제재처분의 근거를 명시적으로 법률에 규정함으로써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고 보았다.

벌칙 부과에 대해서도 정상적 절차로 허가·승인을 받을 수 없는데, 부정행위로 이를 받으면 개정안과 같이 벌칙을 부과하도록 하는 것이 제재의 형평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도 이에 대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적 취지를 고려해 개정안 취지가 타당하다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는 개정안 취지에 동의하는 동시에 여기에 더해 약국·의약품판매업소·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편의점 등)도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원내약국 개설등록 금지(기동민 의원안): 개정안은 현행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뿐만 아니라, 의료기관과 인접한 시설로서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소유하는 시설 안 또는 구내에서도 약국 개설등록을 금지해 약국 개설등록 제한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한 현행법 상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해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에는 약국 개설등록이 금지되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 또는 개수한지 5년이 경과한 경우로서 해당 의료기관의 특수관계자가 아닌 자가 소유한 경우에만 약국 개설등록을 허용하도록 했다.

전문위원은 개정안이 약국 개설등록 제한 사유로서 현행법 상 의료기관과 약국의 장소적 관련성뿐만 아니라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의 소유주에 대해서도 고려하도록 하는 측면에서 담합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취지는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의료기관 관계자의 재산권과 소유 시설내 약국 개설을 하려는 자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고, 해당 장소가 개정안 범위내에 있더라도 인접성·접근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담합행위를 해도 이익이 크지 않아 가능성이 낮다는 반대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의료기관과 약국의 담합 실태 및 원인에 대한 조사 및 연구와 함께 현행법 상 약국 개설등록 제한 규정이 의료기관과 약국의 공간적·기능적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일관성 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하다고 보았다.

'분할·변경 또는 개수 5년 경과'라는 규정이 오히려 허용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어 현행법 취지가 저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한 우려가 있어개정안 도입에 따른 공적 이익과 개인의 재산권 형성 제한 가능성을 비교해  개정안 정당성 검토와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개정안 중 '인접'의 의미가 불분명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충분히 검토해야하고, 분할·변경·개수 후 5년이 경과한 의료기관 내 약국 개설을 허용하는 것이 당초 약국개설 제한 사유를 규정한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보았다.

대한병원협회는 개정안이 개인의 자유로운 계약관계를 제한해 위법성이 강하고, 약국개설자 중 선의의 재산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어 담합방지의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며, '인접한 시설'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다양한 법해석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과도한 행정규제로 환자 등의 편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정안에 반대했다.

대한약사회는 유일한 찬성 입장이었다. 의약분업 제도 시행 이후 약국 개설장소에 대한 혼란이 가중된 상태로, 약국이 개설될 수 없는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독립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취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전문약사 제도 도입(남인순 의원안): 개정안은 한국병원약사회 주관으로 운영 중인 민간자격인 전문약사를 국가자격화하려는 내용이다.

현행 민간자격인 전문약사를 국가자격화하는 것은 최근 상병 양상이 복잡화·다양화되면서 보건의료인력의 분야별 전문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약사 분야별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됐다.

실제 보건의료인력 중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의 경우에도 국가자격으로서 전문자격 제도가 도입돼 있으며, 미국·일본 등에서도 전문약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았다.

다만, 전문약사를 국가자격화하기 위해서는 병원내 약사에 한정돼(병원약사 중 12.8%, 전체 약사 중 2.2%에 해당) 있는 현행수준에서 수요 확보 가능성을 논의하고, 개정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내용을 구체화하며 현재 병원약사회 교육과정 개발수준에 대한 사전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복지부는 전문 분야별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을 갖춘 약사 인력을 확보하고, 약사업무를 전문화해 국민에게 제공되는 보건의료 질을 향상시키려는 개정 취지에 공감한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으며, 대한병원협회는 전문약사 교육·양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및 제도 도입 필요성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우회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폐의약품 처리 기재 의무화(이양수 의원안): 개정안은 의약품 품목허가자·수입자가 의약품 용기나 포장에 폐의약품 처리방법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해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것으로, 취지가 타당하다고 보았다.

전문위원은 의무화 시 품목허가자·수입자의 지속적 부담발생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비교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페기물 처리를 기재하도록 한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은 약국 개봉 후 조제되는 경우가 많아 국민에게 제공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으로 실효성이 부족하고, 전국적으로 통일된 폐의약품 처리 체계가 없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업계 부담 대비 정책효율성일 높지 않다는 점, 미국·유럽 등 선진국 사례가 없는 점을 들어 신중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의약계에서도 대한약사회 역시 지자체별 폐기물 수거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과 의약품만 외부용기에 폐기방법을 기재토록 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한다고 밝혔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기재 효과가 크지 않고 기재공간이 협소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속 기관장에 대한 출입·검사·수거 권한 부여(기동민 의원안): 개정안은 의약품 제조업자 등에 대한 출입·검사·수거 등의 권한을 현행법 상 식약처장뿐만 아니라 지방소속기관 장에게도 부여하도록 근거를 마련해 식약처 본부 및 지방식약청 모두 단독으로 해당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내용이다.

이는 2018년 이른바 '발사르탄 사태'와 같이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된 의약품이 유통되는 상황에서도 식약처 본부에서 지방식약청장 권한을 지휘감독할 뿐, 관련 제조업체 출입·검사·수거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유효하다는 해석이다.

다만, 식약처의 권한 행사는 기본권 침해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약품 제조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도지ㅣ않도록 체계적 권한 행사 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성 제고 차원에서 입법 취지에 적극 공감했으며,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권한 부여 대상을 '대통령으로 정하는 그 소속 기관의 장'보다 지방식약청장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불법 의약품 구매자 처벌(오영훈 의원안): 개정안은 무자격자의 또는 약국이나 점포가 아닌 장소에서의 의약품 판매뿐만 아니라, 무자격자로부터 또는 약국이나 점포가 아닌 장소에서의 의약품 구매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2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 및 국민건강 측면에서 취지가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의약품 구매 시 소비자가 판매 주체 및 장소의 적법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의약품을 무자격자로부터 구매한 자를 단속하는 것도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검토했다.

복지부와 식약처, 법무부도 전문위원 검토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판매자격·적법성 판단 여부와 적발 어려움, 1회성 구매로 처벌하는 것은 과도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는 불법 의약품 웹사이트 차단보다 실효적인 측면에서 개정안에 찬성했으나, 제도 시행 전 1회성 단순거래 처분 완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대한한약사회는 의료법에서도 불법 의료행위를 받는 자가 처벌받지 않는 형평성과 과잉입법 우려를 들어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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