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역사학도 그녀, 병원 홈페이지에 ‘헤리티지’를 담다
오상테크놀로지 김지혜 부사장
입력 2024.08.12 06:00 수정 2024.08.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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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테크놀로지 김지혜 부사장. ©본인 제공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에드워드 H. -

 

오상테크놀로지 김지혜 부사장은 16년 전회사가 처음 생겼을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부사장 자리에까지 오른 오상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최근 대학병원 홈페이지 구축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오상테크놀로지는 웹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유지보수 사업을 비롯해 B2C, B2B, O2O 구축빅데이터 및 거대언어모델(LLM)기반 인공지능블록체인 인증구축 연구 등 고객중심의 솔루션과 IT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최근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관 ‘2024년도 XaaS 선도 프로젝트 사업’  SW기반 서비스化(X(Industry) + as a Service)에 선정돼 진행중이다.

그녀는 독특하게도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하지만 김지혜 부사장은 오히려 이 점이 업무를 할 때 도움이 많이됐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 구축 작업 시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닌해당 기업이나 병원의 정체성과 역사유산(헤리티지)을 담아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텔링을 구성해 이를 녹여낸다는 것이렇게 차별화한 홈페이지는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게 김지혜 부사장의 생각이다

에드워드 H. 카의 얘기처럼 현재의 경험이 과거 행적의 의미를 재평가하고이를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이 모든 걸 홈페이지에 구현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회사또는 병원의 비전과 목표가 된다.   

비가 많이오던 7월 마지막 주 어느 날, 구로동 오상테크놀로지 본사 회의실에서 김지혜 부사장과 만나 오상테크놀로지만의 특장점 및 홈페이지 제작 관련 철학디지털 전환에 이어 의료 발전을 위해 병원에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병원 홈페이지 차별화헤리티지로 승부

의외로 홈페이지 필요성을 공감못하는 의료진들이 많이 있어요아무래도 의료기구나 시설에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나하고 생각할 수 있죠하지만 이 모든 건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의 생각이잖아요그래서 저희는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설득을 하고 있어요.”

김지혜 부사장은 병원 홈페이지 입찰 프레젠테이션에서 홈페이지의 중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다고 전했다홈페이지가 꼭 필요한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입찰공고를 내는 경우가 있다는 것그렇다보니 병원에서 홈페이지가 해주길 원하는 역할이나 기능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할 때가 있다.

과거 스티븐잡스는 한 인터뷰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게 뭔지 정확히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원하는 서비스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예산을 책정하기에 막상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원하는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만족을 나타내는 반면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체는 고객이 얘기하는대로 했는데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처럼 상호간 입장차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지혜 부사장은 병원 홈페이지는 기성제품이 아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자연스러운 이슈라는 생각이다.

김지혜 부사장은 우리는 고객사가 될 병원을 정말 많이 공부한다수많은 신문기사와 유튜브그외 모든 자료들을 검토한 뒤 이를 다수의 병원들과 작업 하면서 구축한 데이터트렌드들과 결합해 고객사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한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병원 홈페이지 구축 시 컬러나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해당 병원이 환자중심병원인지아니면 연구중심병원인지 이외에도 많은 부분을 검토해 관련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

이렇게 구축한 병원 홈페이지가 고려대학교의료원가톨릭중앙의료원경희대학교의료원 등 다수다최근에는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홈페이지 구축을 맡았다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이화의료원의 전신인 보구녀관(普救女館)도 비중있게 담았다.

김 부사장은 공부를 위해 이화학당의 설립자이자 보구녀관을 만든 메리 스크랜튼 묘를 찾아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도 방문했다이 병원이 어떤 마음으로어떤 생각과 기조로 시작했으며 그걸 바탕으로 어떻게 이어져 오고 있는지이런 역사들이 굉장한 스토리텔링이고 브랜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선택할 때기능이나 성능적인 부분이 아닌 마음이 이끄는대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뺐을 수 있는 이야기의 진심이 중요하다는 게 김 부사장의 말이다김 부사장은 브랜드가 담긴 디자인 콘셉트를 구축한 후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프론트를 설계한다고 전했다

홈페이지 제작에서 오상테크놀로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고객사의 헤리티지.

 

오상테크놀로지 사무실 모습. ©오상테크놀로지

미래의 병원디지털 이어 통합 데이터 활용에 답있다

오상테크놀로지는 기본적으로 애자일 개발 방법론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한다스프린트 방식으로 프로젝트 관련 팀을 소규모로 나눠 집중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경우 팀 인원은 많아야 10명을 넘기지 않는다.

김 부사장은 과거엔 폭포수 개발 방법론이라고 기획디자인개발 등 각각의 단계를 별도로 구분해 하나의 단계가 끝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곤 했다이 방법론의 문제는 이전 단계 오류를 발견해도 전 단계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자일 방법론은 모든 단계 별로 모든 제작인원이 함께 참여해 작업을 한다이러면 이해도가 훨씬 빠르고 한꺼번에 하니 의사소통도 잘될 뿐 아니라 신기하게도 훨씬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간혹 투입인원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한 사업 내용을 이해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들로 구성한 소규모 정예부대가 훨씬 더 효과적인 퍼포먼스를 낸다면서 특히 의료 홈페이지 제작은 전문성을 요하기 때문에 팀 구성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에 이어 병원들이 의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김 부사장은 자스(XaaS) 등으로 구현 가능한 의료정보 통합 시스템을 들었다자스란 다양한 산업(X)의 제품·기술·프로세스·가치사슬 등을 디지털 서비스 형태로(as a service)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융합형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김 부사장은 최근 우리 회사에서 반려견 사업을 자스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구현 중인데쉽게 말해 내 강아지가 애견미용실이나 애견호텔애견쇼핑몰애견훈련소 등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합해 어디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다고 전한 뒤 현재 정부과제에 선정돼 작업 중이며 이런 서비스가 의료분야에도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다만 의료 쪽은 아직 보수적이라 통합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교통이나 금융 분야 등은 통합데이터가 굉장히 잘 돼 있는데 여전히 의료분야는 배타적이어서 해외와 비교하면 디지털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데이터가 충분하고 공유가 가능하면 병원들도 치료위주의 서비스에서예방의학과 개인맞춤형 정밀의학으로 방향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출산율이 줄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도 감소를 하기에 병원들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우리나라의 높은 의료수준만큼 데이터도 활용을 잘 할 수 있다면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얘기다.

 

홈페이지활용여부에 경쟁력 달라질 것

마지막으로 홈페이지가 병원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지 물었다그러자 김 부사장은 병원에서 어떻게 활용하기에 따라 달렸다고 대답했다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그걸 활용할 의지가 없고 방치해두면 소용없다는 말이다우문현답이었다

김 부사장은 사람으로 예를 들면 여러 신체 장기들이 있는데 이중 분명히 더 중요하고덜 중요한 것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덜 중요하다고 해서 없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우리 몸에 필요한 기관인 건 분명하다홈페이지 역시 그렇다고 설명했다.

병원이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의료소비자에게 가장 세련되게 어필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홈페이지라는 것그렇기 때문에 항상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업데이트를 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들어 홈페이지들을 지나치게 세분화해 나누는 경향들이 있는데 김 부사장은 이를 다 합쳐서 서비스 하는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전했다이러는 편이 더 활용도가 높다는 생각이다

오상테크놀로지의 리빙레전드는 디지털혁신과 함께 k-메디컬을 이끌어낼 플랫폼과 콘텐츠 구축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이 이뤄지길 희망했다

 

홈페이지가 필요하냐는 질문보단 어떻게 활용할까를 생각했으면 합니다꼭 홈페이지 뿐 아니라 어떤 서비스든 활용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병원의 첫 인상을 알리는 건 바로 홈페이지입니다적극적으로 어필하고알리고꾸미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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