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테판 바이딩거 교수 "아토피 환자에게 '치료 가능'하다 말할 수 있어"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 치료 보험 급여 확대… 2500여명 혜택 기대
입력 2023.06.08 06:00 수정 2023.06.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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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초구 사노피 본사에서 만난 스테판 바이딩거(Stephan Weidinger)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동반 질환 발생 빈도가 높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약업신문

최근 알레르기 치료제에 대한 의료보험 급여가 소아 및 청소년에게까지 확대돼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 보호자들이 한숨 돌리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사노피의 ‘듀피젠트’의 보험 급여를 기존 18세 이상 성인에서 소아·청소년(만 6~17세)까지 확대했다. 또 애브비 린버크는 만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급여가 확대 적용됐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건정심의 결정으로 2500여명의 소아 및 청소년 중증 아토피 환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건정심의 결정이 국내 소아·청소년 치료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독일 홀슈타인 킬 대학교 피부과학 및 알레르기학과 스테판 바이딩거 교수로부터 들어봤다.  바이딩거 교수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가 주최한 ‘국제아토피피부염 서밋 서울 2023(International Atopic Dermatitis Summit Seoul 2023)’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했다.  인터뷰는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노피 본사에서 진행됐다.

Q. 아토피피부염에서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토피피부염은 아동기에 발병하면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고 동반 질환 발생 빈도도 높다.  정신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염증성 폐렴, 알레르기성 비염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유발해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다른 염증성 질환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토피피부염은 생후 1개월 내에도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고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아토피피부염은 다른 아토피성 질환이 연달아 나타나는 ‘아토피 행진(Atopic March)’의 일차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Q.  한국에선 최근 아토피치료제 보험 급여가 소아·청소년까지 확대 적용됐다.  
치료제를 처방할 때 의료진은 치료제가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지,  ‘효과’가 없는 건 아닌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지 등 세 가지 경우를 우려한다.

아토피피부염이 일으킬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을 고려했을 때, 보험 급여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특히 소아나 영유아 환자에서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하면 동반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고 입원 비용,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 직장 문제 등 다양한 부담이 동반된다.   듀피젠트 등 알레르기 치료제의 보험급여가 청소년까지 확대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Q. 이번에 급여가 확대된 치료제 중 듀피젠트는 소아에게까지 적용되는데…

듀피젠트는 생물학적 제제로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제2형 염증을 매개하는 인터루킨-4, 13(IL-4, 13)을 표적 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TREAT 레지스트리 연구에서 소아·청소년 대상 리얼월드에서도 임상연구와 마찬가지로 일관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제2형 염증 치료를 통한 동반질환 조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보호자 모두 대단히 만족도가 높다. 무엇보다 듀피젠트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고 주사제여서 2~4주마다 한 번만 투여하면 된다. 매일 국소치료제를 바르거나 알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편의성이  뛰어나다. 특히 매일 질환이 있다는 것을 상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TREAT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듀피젠트 치료 후에 환자 보호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크게 상승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도 무척 드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병원에서 듀피젠트를 처음으로 사용한 8세 환아가 있었다. 환아는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학업생활에 큰 지장을 받아 학교에서 유급 위기에 처했다. 듀피젠트 투여 후 성적이 크게 올라 유급을 면하게 되었다. 치료 하나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낀 사례다.

스테판 와이딩거(Stephan Weidinger) 교수. © 약업신문

Q. TREAT 레지스트리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TREAT(TREtment of ATopic eczema) 레지스트리 연구는 2011년 독일 피부과학회에서 처음 시작한 이후 전세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전신 면역 치료요법의 유효성, 안전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치료제와 상관없는 모든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리얼월드에서의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TREAT 레지스트리에 동양인 참여가 적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시아에 있는 여러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실제 리얼월드 연구 결과를 살펴봤을 때, 인종과 무관하게 유효성과 안전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에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52주 기준의 듀피젠트 리얼월드 에비던스도 발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듀피젠트의 효과와 안전성은 이전의 임상연구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가?
일반적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임상연구에 비해 리얼월드에선 치료제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듀피젠트는 리얼월드에서 효과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좋은 결과를 보였다.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듀피젠트 치료 반응률은 임상연구에서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이었고 안전상의 문제도 없었다. 그리고 약 2년 간 추적 관찰 결과 약 90%의 환자들이  계속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순응도도 높았다.

 영유아, 소아, 청소년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성인 환자들과 동등한 수준의 약효와 안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분자분석 결과 피부 미생물 환경이 정상적으로 복원되고 피부뿐만 아니라 혈액 내 염증 신호도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듀피젠트가 허가되기 이전에는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환자들 중 약 1/3만이 전신 치료를 받았는데 듀피젠트 허가 3~4년 만에 약 80%가 전신 치료를 받았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가 등장함으로써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판도를 바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국내 의료진이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날 때마다 ‘아토피피부염을 잘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여전히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해 많은 오해와 두려움을 갖고 있거나 여러 번의 치료 실패 경험으로 좌절하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다.

그래서 의료진들이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이 바뀌었고 효과적이고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치료제가 나와 있어서 우리가 충분히 도와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미래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낙관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처음 아토피피부염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아토피피부염을 다루는 의사가 몇 안 됐다. 당시에는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딱히 없고 질환에 대한 이해도도 무척 낮았다. 이제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질환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해 미래에는 치료뿐만 아니라 아토피피부염 예방을 위한 대책도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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