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골격계 합병증은 환자가 질환을 극복하는데 큰 장애로 작용하는데, 통증으로 인한 고통 뿐 아니라 제약된 일상 생활에 환자들은 큰 불행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골격계 합병증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 민창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 사진 약업신문
다발골수종은 항체를 생산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 질환이다.
국내에서 매년 약 1700명 이상의 환자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을 받고 있다. 전체 환자 중 70대가 33.6%, 60대가 30.1%, 50대가 17.1%로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치료제의 발전으로 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는 질환의 특성 상 대부분의 환자들은 잦은 재발과 항암 치료를 거치게 된다.
다발골수종의 가장 흔한 증상 중에는 뼈통증과 골절 등이 있는데, 다발골수종의 악성 형질세포가 뼈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은 허리나 갈비뼈 통증을 동반하는 한 가지 이상의 용해성 골병변이 발견된다.
이러한 이유로 다발골수종 환자는 ‘골격계 합병증(Skeletal-Related Events, SRE)’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골격계 합병증은 △병리학적 골절 △뼈 수술 △척수압박 △뼈에 대한 방사선 치료 등 뼈 전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통칭하는 것으로 환자에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움직임을 제한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심한 경우 환자의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는 다발골수종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중요하다. 이미 국제다발골수종학회(IMWG),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글로벌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엑스지바’ 또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통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약업신문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를 직접 만나 다발골수종에서 골격계 합병증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 그리고 엑스지바의 유용성에 대해 알아봤다.
Q, 다발골수종이란 무엇인가?
다발골수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3가지 질환을 3대 혈액암이라고 부른다. 혈액암은 뼈 속의 골수에서 피를 생성하는 조혈 세포에 생긴 암을 말한다. 즉 혈액암이 발병하면 골수 기능이 파괴되어 피를 정상적으로 생성하지 못하고 체내 혈소판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백혈구나 면역 세포들 역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면역이 떨어져 감염이나 출혈, 합병증 등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특히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최근 고령화의 영향으로 백혈병이나 림프종에 비해 국내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Q.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다발골수종은 특히 뼈가 약해지는 질환으로, 통상적으로 절대 골절이 일어나지 않는 아주 가벼운 충격이나 움직임만으로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령 환자가 달려드는 손주를 안아주는 것만으로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고, 물건을 잡고 들어올릴 때 갑자기 허리에 압박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외상성 골절이 아니고, 뼈가 약해지면서 스스로 부러지는 ‘병적 골절’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신장 기능이 뚜렷하게 떨어지며, 다발골수종 환자 중 80~90%가 신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Q.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골격계 합병증이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주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다발골수종은 다른 혈액암과 달리 뼈전이가 굉장히 흔하게 발생한다.
뼈 안에는 뼈 형성을 촉진하는 ‘조골세포’와 뼈를 파괴시키는 ‘파골세포’가 있는데, 조골세포와 파골세포가 균형을 맞추면서 새로운 뼈가 생성되고 오래된 뼈는 없어지는 리모델링 과정이 반복된다. 그런데 다발골수종 암세포는 조골세포를 억제하고 파골세포는 매우 활성화시킨다. 쉽게 말하자면 뼈를 단단히 하는 칼슘이 녹아 뼈가 스폰지처럼 변하는 것이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골격계 합병증 증상으로는 극심한 뼈 통증, 병적 골절, 척수 압박 등이 있는데, 특히 척추 골절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척추의 뼈가 약해지면서 압박 골절이 일어나면, 자연스러운 노화와 다르게 적은 나이에도 몸이 앞으로 굽는 척추 변형이 생긴다.
Q. 골격계 합병증을 겪게 된다면 장기간 항암치료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일단 어느 부위에 골절이 생기든 통증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을 수 있다.
골격계 합병증은 심한 경우 마취성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심한 통증으로 항암 치료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가 매우 떨어지게 된다. 치료 순응도의 저하는 환자의 체력 및 면역 관리를 어렵게 하는 직·간접적 원인이 된다.
두 번째는 환자가 움직임을 제한당한다는 것이다. 활동을 못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고, 항암 치료 순응도 역시 떨어지게 된다.
또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척추 골절의 경우, 척추뼈 안의 척수 신경이 눌리면서 하지 마비나 기타 여러가지 신경 장애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하지 마비가 영구적으로 오면서, 환자가 침상에 24시간 누워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척추 골절이 일어나면, 아무리 항암 치료가 잘 되더라도 환자의 활동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게 된다. 삶의 질 뿐 아니라 하지 마비로 대소변에 장애가 생겨 이로 인한 2차, 3차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생존율도 감소하고, 삶의 질도 떨어지면서 임상적 결과가 매우 나빠지는 것이다. 이처럼 골격계 합병증은 항암 치료의 성과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Q.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 가?
다발골수종에서는 항암 치료를 시작할 때 골격계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반드시 엑스지바나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제를 병용할 것이 권고되고 있다.
엑스지바와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파골세포의 활성도를 억제해 골 흡수를 감소시키고 골 파괴를 방지하는 약제로서, 일반적인 골다공증 치료에도 사용되지만, 합병증 치료에는 용량의 강도가 10~20배 정도다.
이와 더불어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낙상에 주의해야 하며,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과 교육을 통해 예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병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에 있어 엑스지바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
엑스지바의 장점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엑스지바는 신장 기능이 손상된 환자를 대상으로도 특별한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졸레드로네이트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제는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어,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 시 용량 조절이 요구되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엑스지바의 경우 신장 기능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용량 조절이나 투여 간격의 조절 없이 지속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엑스지바가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정맥 주사제로 15분가량의 투약 시간이 소요되는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달리, 엑스지바는 피하 주사제로 투약 편의성 면에서 더 용이하다. 예방 주사를 맞듯이 피하로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고, 환자 입장에서도 편하게 맞을 수 있다.
엑스지바와 비스포스포네이트 두 약제가 모두 가이드라인을 통해 강력히 권고되지만, 신장 기능과 투약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엑스지바가 장점이 많은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정맥 주사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 받다가 엑스지바로 넘어간 환자들도 꽤 있는데, 대부분 정맥 주사보다 더 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엑스지바는 신기능 안전성 및 투약 편의성 면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 대비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엑스지바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편이며, 혈관 자체가 좋지 않아서 정맥 주사 투여가 어렵거나 정맥 주사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 대상으로도 엑스지바를 주로 처방하고 있다.
Q. 다발골수종 환자를 위한 조언의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장기간의 치료를 거치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곤 하는데, 골격계 합병증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데 굉장히 큰 장애가 된다.
통증으로 인한 고통뿐만 아니라 본인 의지대로 이동하거나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생활의 제약이 환자에게는 큰 불행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생존까지 좌우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항암 치료에서 뼈 건강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런 골격계 합병증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셨으면 한다.
이에 많은 환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의사와 상의하며 엑스지바나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같은 약제를 통해 골격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꾸준하게 걷기 운동을 하거나 충분한 영향을 섭취하고, 낙상 사고를 특히 조심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근감소와 골절을 최대한 예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오랜 기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