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강립 식약처장 "차기 전문인력 채용 한계 등 보완 기대"
'국민 안심이 기준' 모토로 업무 수행, "세계 속 대한민국 규제과학 영향력 높아져"
입력 2022.05.09 06:00 수정 2022.05.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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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오는 10일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으로 대한민국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새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 부처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식약처의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식약처 출입 전문 기자단은 김강립 식약처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했는데, 지난 1년 반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

취임하면서 ‘국가적 위기상황을 해결하는 데 있어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평가를 본인 스스로가 하는 것은 어렵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식약처 직원들이 담당했던 한 축으로써, 적어도 코로나19 대응에 지장을 만드는 일은 없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항체치료제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 허가받는 과정에서 임상시험부터 마무리 과정까지 심사 전반에 해당 기업과 소통을 함께했다. 완성된 자료의 심사가 아니라 진행 중인 자료에 대해서도 심사를 했다. 

덕분에 40일이라는 시간 안에 제품을 허가할 수 있었다. 이 제품은 유럽 EMA에서는 10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평가한 끝에 식약처보다 더 폭넓게 허가를 내렸다. 또한 각국의 다른 규제기관에서도 허가가 떨어졌는데, 이는 우리 식약처가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검증하겠다는 취지를 지킨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백신의 경우, 다른 나라였다면 이미 허가가 떨어졌을 텐데 왜 아직도 허가가 진행 중이냐는 의견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주권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맞아야 하는 의약품으로서, 백신은 더욱 더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확실치 않은 자료로 접종을 허가할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신속하게 진행되는 만큼, 심사를 위한 자료들이 완성이 되지 않은 형태로 들어온다. 양이 어마어마한데, 1만 페이지가 넘는 경우도 여럿으로, 이를 출력하는 데만 며칠이 걸릴 정도다. 이런 방대한 양의 자료를 일관성 있게 봐야 한다.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기에 40일이라는 목표가 어떻게 보면 매우 정상적이지 못한 업무 목표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노바백스 백신까지 심사하며 이 기한 다 지켰다. 이를 위해서 많은 희생과 노력이 필요했다. 밤을 꼴딱 세우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였으며, 마지막 결과 보고서나 서류를 발표시간 30분 전에 받은 적도 있다. 즉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검토를 마치고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늘 뒤에 있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내부 역량 강화에 대해 고민 또한 많이 했다. 전체적으로 일하는 원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국민 안심이 기준’이라는 모토를 정했다. 이는 식약처 업무처리의 기준은 국민의 안심까지 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임기 후반부였음에도 일부 조직을 정비하고 확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심사나 GMP조사, 훈련과장을 체계화했고, 이를 위한 예산도 많이 사용했다.

백신의 WHO 심사과정에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참여했는데, 우리나라의 검토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WHO 결정이 이뤄지는 것을 보며 우리 역량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또한 의료기기 부분에서는 대한민국이 의장으로서 활동하고, 심사 기준을 만드는 성과도 이루었다.

Q.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최선을 다했다고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 가장 큰 아쉬움은 식약처 내 직원들의 공무직 비율이 2대1로 높다는 것이다. 핵심적인 업무인 의료제품 심사, GMP 조사 등 전문적으로 기여하는 인물이 오랫동안 재직을 하지 않는 것이 현 상황이다. 대부분 3년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제대로 된 고난도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최소 3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바이오 분야에 많은 투자가 들어가 있는 만큼, 향후 2~3년이면 새로운 심사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문성을 늘려야 한다. 교육이나 역량 개발을 체계화하는 노력과 함께 공무직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현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시도도 함께 진행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여러 노력들을 통해 ‘제품화전략지원단’이라는 조직이 출범했지만, 정권 마지막에 뭔가를 이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지금의 추세가 임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들을 통해 평가나 심사를 진행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임상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뽑기가 어렵다. 확실히 소명감만으로는 기회손실이 크기 때문에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상경험이 있는 분들이 식약처에 매력을 못 느끼시는 지 찾기가 어렵다.

현재 의사 20명 정도를 심사위원으로 모시고 일하고 있는데,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인재를 뽑으려는 시도뿐만 아니라, 대한의학회와의 양해각서를 통해 임상의 여러 지식들을 활용하려고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다음 정권도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완적인 수단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Q. GMP 관리 강화에 대한 의견은?

내ㆍ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제도적으로도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의약품이나 의료제품의 생산공정에 있어 약속한 것들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 임의로 자료를 조작했음에도 약속된 내용으로 생산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관행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라는 의견에는 양보 못 한다.

적지 않은 기업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는 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는 개선되기도 했다. 규제의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전적으로 신고나 승인을 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화 해서 합당한 규제가 필요한 부분에 적용되도록 정리했다. 본 규제의 틀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방식, 인정받는 규제 당국의 틀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도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식약처와 논의해야 하며, 식약처 또한 합리적인 제안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임해야 할 것이다.

Q. 새 정부가 식약처 행정(규제행정), 합리적인 규제완화 등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식약처라는 존재 자체가 바로 규제다. 불합리하거나 부적절한 규제를 완화하고 규제를 체계적으로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부가 규제를 제대로 만들자는 의견에는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떤 규제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식약처는 국민의 안전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효력을 잃은 규제나, 불합리 및 불필요한 규제들은 손을 보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는 기술에 따라가려면, 규제 또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변화와 발전은 과학적 근거를 통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제를 만드는 사람들이나 현장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당사자들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규제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규제의 적절한 개선은 당연한 것이며, 이것은 이번 정부에서나 다음 정부에서도 다를 게 없을 것이다.

Q. 부처 통합설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 지?

새 정부가 여러 고민을 하고 국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바뀔 때 마다 조직 개편에 쏟는 에너지가 적절한 투자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조직을 바뀌는 것이 아닌 성과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다면, 국민들에게 가치를 담은 정책으로 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현 상황에서 복지부가 이미 있는데, 이를 합치고 분리하는데 들어가는 혼란을 생각하면 5년이라는 정권의 임기는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1~2년 사이에 기틀을 만들지 못하면 그 뒤로 탄력을 받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장점과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통합은 통합대로, 분리는 분리대로 장담점이 있다고 본다. 논쟁이 된다는 것은 우려점도 함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주었음 좋겠다. 

단순히 조직개편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가을이면 또 다른 변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가 다음 위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했으면 좋겠다.

Q. 식약처 행정처분에 대해 업체들이 소송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해 고민을 좀 하고 있는지?

바람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 패소가 예상이 되더라도, 효력을 정지시키는 법원 결정을 물량 소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행태가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무분별하게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에 있을 때도 그랬다. 이러한 상황들은 법률시장이 발전되고, 법에 근거한 행정이 이뤄지는 것에 대한 귀결이라고 생각도 들이지만 고민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무자 법률 고육을 항화하고 법령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직급별, 직책별로 진행하려 하고 있다. 법류에 대한 역량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전문적으로 법률을 자문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관련된 전문인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정권이 바뀌면서 처장도 함께 바뀌는 게 추세인데, 그렇게 된다면, 일단 당분간 좀 쉴 예정이다. 아내 허락도 이미 받아 놨다(웃음).

보건복지분야와 식약처에서의 경험은 쉽게 가질 수 없어는 경험이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도 겪었다. 여러가지 공직을 수행하며 다진 경험이 그냥 개인적인 추억으로만 남기에는 소중한 국가적 투자였다고 본다. 의미 있는 형태로 우리나라 국민에게 도움이 될 기회가 있다면 그 점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아직 인사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이 없지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정치적으로는 아무런 계획도 연관성도 없다.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잘할 것 같지 않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식약처장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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