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는 국립소방병원이 의료인력 부족으로 개원이 연기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병원의 정상 개원과 함께 ‘한의 진료과 설치’의 시급한 추진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립소방병원이 양의사 인력 확보에 실패해 개원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의협은 “소방공무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공공의료기관이 인력 부족으로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국립소방병원에는 현재 한의 진료과 설치 계획조차 마련돼 있지 않지만, 재난 현장에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에 상시 노출된 소방공무원들에게 한의진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골격계 질환, 화상 후유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다각적 치료 영역에서 한의학이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전국 23개 시·도 소방공무원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4.04%가 한의과 설치에 찬성, 86.12%가 설치 시 치료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의과 설치를 희망한 이유로는 ‘기존 한의치료 경험이 긍정적이어서’(최다 응답), ‘양방 진료와 병행 시 치료 효과 상승’, ‘기존 치료의 한계 보완’, ‘소방공무원 특성에 맞는 진료 가능성’ 등이 꼽혔다.

한편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은 소방청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재난 현장에서의 부상과 질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국립소방병원에 한의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의협은 “한의과 설치는 의료인력난으로 인한 개원 지연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소방공무원에게 보다 폭넓은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의계는 진료과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전문성을 적극 지원하고, 소방공무원의 신체·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 연구 및 재활·예방 프로그램 개발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한의협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이 건강해야 진정한 국민안전이 완성된다”며 “정부는 국립소방병원의 조속한 정상 개원과 한의 진료과 설치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