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료에 의하면 분업이 한창 진척중이던 9월말 현재 전국의 약국수는 1만7,432개소로 1월의 1만8,415개소보다 1,000개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일 평균 약국이 3.8개꼴로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국회 자료에는 분업 시행전인 6월말 전국 약국수는 1만7,766개소였으나 7·8월에는 388개소가 감소해 의약분업 실시로 하루 평균 1.4개의 약국이 문을 닫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약국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 이유는 의약분업이라는 새로운 제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동네약국들이 문을 닫는데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특정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의 여파라 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분업을 준비한 약국들은 의사들의 비협조와 처방약 수급난으로 의료기관의 원외처방전 수용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일부 의료기관과 약국들은 처방담합을 해 처방전의 정상적인 흐름을 왜곡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병·의원인근에 위치한 약국들만 처방전을 수용하고 주택가 등에 위치한 대부분의 동네약국들은 처방전을 수용하지 못해 약국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처방전 수용'의 왜곡된 흐름은 의약자원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까지 초래해 국민 보건 향상에 큰 위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의료전문가들에 의하면 의약분업시 적정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비율은 1:3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99년 말 의료기관의과약국의 비율은 약 1:1이었으나 그 비율은 점차 줄어들어 국민들의 보건의료기관 이용에 어려움을 끼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동네약국이 있음으로 해서 의약분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의약자원의 적정한 분포는 소비자의 보건의료 이용접근성을 용이하게 보장함은 물론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즉 동네약국은 상대적으로 처방전이 많이 몰리는 문전약국에 비해 환자들에게 철저한 복약지도와 투약지도가 가능해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동네약국이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도의 미비와 정책적 지원의 부족으로 인해 동네약국은 설 땅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동네약국이 설 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특정의료기관과 약국의 처방담합 근절에 대한 획기적인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현재 복지부가 마련한 특정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사례를 법적으로 명문화해 이를 어길 시 에는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하며 특정의료기관의 처방전을 과반수이상 수용하는 약국은 처방담합으로 규정하는 조치 등이 마련돼야 한다.
이외에도 약사 1인당 처방건수 제한을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것도 동네약국의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약사 1인당 처방건수 제한과 관련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지만 의약분업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인이다.
약사 1인의 과다한 처방전 수용은 약사가 환자에게 제공하는 특화된 서비스인 복약 및 투약서비스의 저하를 필연적으로 가져오게 한다.
따라서 약사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약제 서비스의 내용과 질, 그리고 소요비용 등을 평가해 약사 1인당 적정 처방건수를 제한하는 것은 환자가 받는 약제서비스의 질 향상과 연계된다. 이와 함께 처방전 수용과 관련해 패널티와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 것도 동네약국의 생존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적정 처방건수 이상을 수용한 약국에 한해서는 의료보험 수가를 삭감하고 적정 처방건수 이하를 수용한 약국에 대해서는 인센티브제를 주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 외에도 약국이 분업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약사직능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는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또 `약국경영=처방전 수용'이라는 도식화된 등식을 포기하고 다각경영을 통한 경영합리화가 필요하다.
동네약국의 경우는 다각경영을 도모할 수 있는 제반조건이 마련돼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주민들과 가장 밀접한 위치에 있고 상담력도 높다는 점에서 건강보조식품 취급 등 다각경영을 시도할 경우에는 병·의원 인근에 위치한 문전약국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약국에서 취급할 수 있는 다각화 품목은 건식·화장품·생식·의약외품이다.
이중 건강보조식품은 의약품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 경영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건강보조식품은 의약학적 유용성이 입증되어 있는 것이 상당수 있어 의약품의 보조요법으로 활용할 경우 경영합리화는 물론 의약분업 시행으로 입지가 위축된 약사직능의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의 99년 생산실적은 8,729억원이었으며 올해중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건강보조식품의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국 유통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약사들이 건강보조식품 취급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경우 사장 규모의 30% 이상을 약국 유통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의약외품·의료용구·화장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경우에는 의약분업 실시로 인한 의약품 매출 감소분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네약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골약국의 기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단골약국이 된다는 것은 환자들이 이용하기 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약국을 의미하는 것이다.
단골약국의 서비스는 처방전에 의한 정확한 조제, 철저한 약력관리 및 복약지도, 건강관련 정보제공,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 연출, 일반의약품 및 건강관련 용품의 적극적인 취급, 약국 근무자의 친절 등으로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
이같은 단골약국의 서비스는 법적·제도적 장치보다도 환자를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