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동안 의약분업이라는 새로운 제도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의료계파업 등 일대 혼란을 겪었으나 의약정합의안에 기초한 약사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이제 그 파장이 일단락 되어 가고 의약분업의 안착을 위한 각 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의약분업 시행과 함께 겪은 의료계파업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으며 향후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까지 여실히 나타내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렵게 출발한 의약분업을 계기로 하여 우리 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구조적 모순 및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보건의료체계를 위한 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 동안 겪어온 의료계사태와 의약정합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의약분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방향을 짚어보고자 한자.
의료계 사태와 의약정 합의과정을 돌아보며
의료계 파업사태의 요인은 직접적으로 의약분업제도에 대한 의료계의 불만에서 파생된 것이기는 하지만 의료보험수가문제 등 보건의료 전반적인 사항에 대하여 지난 수 십 년 간 누적된 불만이 의약분업을 계기로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약분업정책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중의 하나가 의사와 약사간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충분한 여건의 조성이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의정대화, 약정대화 및 의약정대화를 이끌어 오면서 정부와 양 직능간의 깊은 불신의 골을 메우는 작업에 온 심혈을 기울인 결과, 마침내 11월 11일 약사법개정을 위한 의약정합의안이 도출되고 이를 기초로 한 약사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양 직능은 이제 갈등의 골에서 화합으로 길을 가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오랜 갈등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이번 합의는 정부와 의료계, 그리고 약계간의 구조적인 불신을 훌훌 털어버리고 상호이해와 신뢰의 길을 가는 디딤돌을 마련하였다는데 그 중대한 의미가 있다 하겠다.
이제 의약정 3자는 그 동안 대화과정을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간에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고 보건의료제도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일에 공동의 노력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의약분업 안착을 위한 정책방향
이번의 약사법 개정안 국회상정으로 의약분업제도 자체에 대한 정비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불편이 남아 있으며 의약분업제도를 둘러싼 보건의료환경의 선진화 등 의약분업의 정착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주요 정책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사와 약사의 긴밀한 협조체계
의약분업이전에는 의료기관과 약국은 경쟁관계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의약분업시대 있어서 의료기관과 약국의 협력관계는 필수적이다.
협력관계의 긴밀성이 유지되면 국민들이 약이 없어 불편을 겪는 일이 줄어 들 것이고, 의료기관은 보다 전문적 진료를, 약국은 복약지도에 충실함으로써 국민들이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본적인 의약분업의 인프라 구축에 제도적 지원을 다 할 계획이다.
2. 의료보험 재정 안정화
그 동안 우리 나라는 매년 의료보험료 인상수준보다 의료보험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의료보험재정적자가 매년 늘어 왔다.
의료보험재정안정을 위해 정부에서는 2005년까지 40%수준으로 국고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적정급여, 적정수가, 적정부담의 원칙하에 의료보험급여 및 수가체계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병·의원 및 약국이 안정적으로 의약분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3.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및 동네의원·약국의 활성화
증상이 가벼운 외래환자는 동네병원이나 의원을 이용하여 동네약국에서 조제받고, 대형종합병원은 시급한 수술을 요하는 입원환자가 주로 이용하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하고, 동네의원 및 약국의 활성화를 도모하여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기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
4. 의약품 물류센타의 확충 및 유통정보화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국민이 약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의약품 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의약품 물류센타를 확충·발전시키고 유통체계를 조기에 전산화 함으로써 의약분업이 보다 빠른 속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5. 국민의 성숙한 보건의료의식의 형성
궁극적으로 의약분업의 정착은 국민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국민 스스로 의약분업으로 불편을 이해하고 선진의료제도에 적응하려는 태도변화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보건의료는 국민모두의 공동재산이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다각적인 대국민홍보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맺음말
지난해는 의약분업의 실시로 우리 나라 보건의료제도 및 국민건강생활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기억될 수 있는 한 해였다.
그러나,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의료계, 약계, 정부 그리고 고통을 감내한 국민 모두가 치른 땀과 희생이 매우 크다.
이를 헛되게 하지 않고 의약분업이 선진의료제도로의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진정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하여 정부는 이상에서 제시한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정책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