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월 의약분업추진시안 마련을 위해, 의약분업추진연구위원회에서는 의약분업 실시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를 한 결과, 의약분업을 즉각 실시하는 것과 단계적 실시에 대한 반응이 대체적으로 단계적 실시에 기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계적 실시가 약국에서는 49.3% (즉각 47%), 의원에서는 76.2% (즉각 21.2%)로 모두 단계적 실시를 더 바라고 있었고 의약분업 실시자체에 대한 반응은 약국의 71.2%와 의원의 46.1%(반대는 39.9%)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2000년 7월에는 의약분업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필자가 부산시 영도 주민을 대상으로 의약분업 실시 전후의 약국 이용과 의료기관 이용에 대한 불편사항을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2회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시민들은 의약분업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이용에 있어 불편을 느끼고는 있지만 의약분업의 본질적인 의도인 약품의 오.남용을 감소시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었고, 정부정책에는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있었으나, 정부가 의도하는 정책의도에 따라 의료 기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특히 연령이 높은 응답자의 경우가 정보의 의약분업이 의도하고 있는 방향으로의 의료 이용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약 분업보다는 협업을
의약분업의 본 모습은 의와 약의 분업(分業)이라기보다 의약 협업(協業)이다. 의약분업의 목적은 의사와 약사의 직능 협조를 통한 국민건강 향상에 있다.
다시 말하면 의약분업을 통하여 안전하고 합리적인 약물요법이 이루어져야 국민의 건강이 유지 증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사의 직능이란 처방조제와 복약지도를 담당하게 되는데, 이때 우선돼야 하는 것이 정확한 조제다.
정확한 조제는 의사의 정확한 처방에 의거 이루어 져야 질병 치료의 효과도 있게 된다. 처방시 약물의 선택은 의사의 진료권에 속하게 되나, 그러나 동등성이 입증된 약의 대체조제는 약사의 조제권에 속하는 일반적인 사항이다. 즉 성분, 함량, 제형이 같고 동등성이 입증된 약으로의 대체조제는 약사의 직능에 속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체조제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약사가 지게된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약계의 계속적인 연구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다.
만일, 이 대체조제가 허용되지 않을 경우, 모든 약국이 3만여종의 의약품을 완비하지 않으면 병·의원에서 발행한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온 환자의 대부분을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술과 약을 동일시하는 전통적인 동양의학적인 의료이용의 행태가 지배적이였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인 일본이나, 대만, 홍콩과 같은 국가도 미국과 같이 강제적으로 분업을 하지 않고 의료기관의 희망이나 환자의 희망에 따라 약을 환자가 원하는 약국이나 또는 병원의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임의분업 방식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약분업방식은 서구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강제분업방식으로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국민 그리고 약국의 준비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제도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너무 이상에 치우쳐 이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일부 집단(여당, 일부 단체, 일부 학자 등)의 의견에 따라서 성급히 분업을 추진하다가 모든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의약분업으로 일을 그르치고 있다.
이를 우리는 정책의 실수로 밖에 볼 수 없다.
의료정책의 기본은 중요한 국가적인 정책사업은 반드시 시범사업을 거친 후에 확대 여부를 걸정하여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제 전국적인 시범사업과 같은 의약분업정책의 실패를 교훈(敎訓)삼아 의약협업의 중지(衆智)를 모아야 할 것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발전적이고 대국적(大國的)인 정책의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의 정책 실패를 분명하게 인정하고, 약업계와 의료계가 국민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행정·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추진중인 `약국경영 평가 및 의료보험수가 적정화 방안 연구보고서' 가 나오는데로 약국경영의 정상화와 병의원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 구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협업을 위한 의약계의 노력을 촉구하며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이제 의사와 약사는 바늘과 실의 관계가 되었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조제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약사의 조제 없이는 의사의 진료기술이 발휘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의사와 약사는 상호존중 협력하는 풍토를 스스로 만들어, 국민과 환자로부터 존경을 받는 의료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의약분업 시행과정을 되돌아 볼때, 많은 국민들은 의약분쟁이 의사와 약사의 경제적인 힘의 싸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음을 부인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으로 부터, 의약협업이 시직되는것은 어떨까 ?
아직까지도 사회적으로 존중을 받고 있는 약사와 의사의 새로운 역할이 2001년도에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본격적으로 의약분업이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약분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를 위해, 학계에서는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그에 대한 대안 제시를 해야 될 것이고, 의료계와 약업계에서는 국민의 편리 도모와 더불어 의료비 상승을 최대한으로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여 한국형 의약분업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