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다가 98년부터는 무성한 소문 속에 화성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도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면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자제약사와 아웃소싱 계약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관련업계는 물론 언론까지 혼란케 만들었던 쥴릭은 IMF를 거의 빠져 나온 지난해 말부터 `수면'을 오르내리며 영업 시기를 찾았다.
그러던 중 김대중 대통령의 `외자 유치 활성화' 발언이 나오자 재빨리 시장에 진출, 그동안 닦아 놓은 영업망을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지난 4월10일이다.
쥴릭은 한마디로 `제약회사로부터 아웃소싱 하는 분야에 대해 서비스대금을 받고 제약사를 대신해 의약품을 유통하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 제약회사와 약사들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쥴릭이 지원하는 서비스 영역은 △제약사의 의약품 보관 △제약회사의 가격정책 준수 △약국으로부터 주문 접수 △주문 처리 및 거래명세서 발행 △의약품 배송 △판매된 제품에 대한 정보의 제약사 제공 △의약품 대금 수금 등이다.
쥴릭에 대한 국내 도매업계의 우려는 마켓셰어의 감소와 독점, 종속화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쥴릭이 영업을 개시한 4월10일 이후부터는 그동안 십수년씩 원만한 거래를 해온 한독과 베링거의 제품 공급이 OTC도매상에 전면 중단됐다.
업계는 이러한 `독점화'가 의약품 공급을 받기 위해 쥴릭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는 처사로 이는 곧 `종속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쥴릭은 지난 6월29일 협력도매상 41곳을 전격 발표, 국내 도매업계를 이원화시켰다.
많은 수의 도매업체들이 협회 임원사로 들어가 있어서 파문은 더욱 컸다.
6·3회와 비협력도매업체, 특히 ETC 도매업계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최근 들어서는 어느 정도 진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쥴릭의 파장이 국내 도매업계를 양분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힘을 약화시켰다는 지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협력도매상들의 고충도 없는 것이 아니다. 유통마진 5%로는 손해보는 장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쥴릭은 이에 대해 제약사가 정한 정책일 뿐, 쥴릭과는 관계가 없다며 흘려듣고 있다.
의약품 유통일원화는 국내 유통업계의 오래된 과제였다.
이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공은 인정될 수 있으나 지난 95년 쥴릭의 시장 진출이 예고된 시점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여 준 업계의 유통 근대화·일원화 노력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국내 유통업계가 쥴릭이라는 태풍에 만신창이가 된 한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