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자 | @     기사입력 2014-03-19 16:43     최종수정 2014-07-02 10:55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순경▲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순경
아직은 숲이 우거지기 전 무렵인 4-5월 경 비교적 높은 산 숲 속에서 이국적인 자태의 홍자색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얼레지다. 얼레지는 백합과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비늘줄기가 땅속 깊숙이 뻗으면서 자라므로 뿌리 캐기가 쉽지 않다. 매우 희귀하지만 꽃이 흰색인 얼레지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식물의 명칭은 우리말인지 또는 외래어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질적인 경우가 많다. 얼레지라는 식물명에서 혹시나 외래종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우리의 토종 꽃이다. 잎사귀에 얼룩이 졌다하여 얼레지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

얼레지는 식물자체가 매우 단출해서 잎사귀가 2장 또는 한 장이고 연한 갈색 꽃자루가 잎사귀 사이로 올라오면서 고개를 숙이고 그 끝에 한 송이의 꽃이 아래를 향해서 핀다. 꽃잎은 6장이고 꽃이 활짝 피면 꽃잎이 뒤로 말려서 서로 맞닿을 정도가 되며 꽃잎 안쪽에는 톱니모양의 자주색 무늬가 보인다. 이때 1개의 암술과 6개의 수술은 밖으로 길게 뻗어 있고 수술 끝에 붙어있는 흑자색 꽃 밥이 유난히 커서 인상적이고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이른 봄에 피는 대부분의 꽃이 그러하듯이 얼레지도 저녁이 되면 꽃잎이 오므라들기 시작해서 밤에는 완전히 닫아버린다. 많은 꽃들이 밤에 꽃잎을 닫는데 밤에는 기온이 내려감으로 수술과 암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타원형 잎사귀는 땅에 펼쳐있으며 표면에는 마치 붓으로 칠해놓은 것처럼 자주색 얼룩무늬가 있다. 속명 에리스로니움(Erythronium)은 그리스어로 붉은 색을 의미함으로 잎의 자주색 얼룩무늬와 관계가 있다. 영어 이름도 도그스투스바이올렛(dog's tooth violet)인 것을 보면 개 이빨처럼 생긴 꽃의 무늬 때문에 생긴 이름일 것이라고 짐작된다.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차전엽산자고(車前葉山慈姑)라 하는데 생것을 사용하거나 건조하여 보관했다 사용할 수 있다. 위장관련 질환에 주로 사용하는데 위를 보하고 설사와 구토를 멎게 한다. 비늘줄기에는 40-50%의 녹말(전분)을 함유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얼레지 녹말을 “가타쿠리”라고 한다. 기타 특별한 성분이 밝혀진 것은 없다. 어린잎을 나물이나 국거리로 식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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