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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00세 시대의 고찰: 노화 이론

편집부

기사입력 2021-03-10 13:35     최종수정 2021-03-10 13: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늙음’이란, 몸의 조직과 기능이 소모되어 낡아져 가고 있음이며, ‘노화’란 정신적·신체적 기능의 감퇴·쇠퇴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개인과 사회의 노화현상을 당연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화현상을 보다 깊이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대비도 철저히 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평소 지론이다. 
에릭슨은 인간의 생활주기로 본 발달단계를 8개로 구분하였다. 특히, 제 8단계인 노년기의 심리적 특성을 통합과 절망의 대립구조로 설명했는데, 여기서 ‘통합’이란 자신의 지난 생애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라면, ‘좌절’이란 자신의 생애를 부정적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미련을 가지는 것이라 하였다(그림 1).

                      그림 1.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출처: 네이버)

일반적으로 알려진 노화 이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이론, 심리학적 이론, 사회문화 이론으로 분류한다. 생물학적 노화 이론은 다시 (1)분자수준의 노화 이론, (2)세포수준의 노화 이론, (3)생리학적 노화 이론으로, 심리학적 이론은 (1)분리 이론, (2)활동 이론, (3)지속성 이론, (4)사회교환 이론으로, 사회문화 이론은 (1)연령 이론, (2)현대화 이론 등으로 나뉜다.

생물학적 노화 이론

생물학적 이론 중에서 분자수준의 노화 이론을 세분해보면, 젊음을 지배하거나 늙음을 지배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①유전자 이론’, 비정상적인 세포 또는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세포가 노화를 유발한다는 ‘②유전변이 이론’, 생물학적 매커니즘이나 생물학적 시계(생체시계)의 존재로 설명하는 ‘③프로그램 이론’ 등이 있다. 

세포수준의 노화 이론을 더 구분하면, 산화기 이론(free radical theory), 교차연결 이론, 마모 이론 등이 있다. 특히 ①산화기(free radical) 이론은 고도로 불안정한 세포구성물질의 증가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여 노화가 진행된다는 견해로서 산화기 생산을 억제하고 복구하는 과정보다 산화기 축적이 더 빠르면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므로 아동기부터 식이와 환경을 조절하거나 특정약물을 사용하여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산소를 몸 안에 공급하면서 되도록이면 길게 계속할 것을 목적으로 한 유산소 운동(aerobics)이 있고, 비타민 A, C, E, 니아신 등 항산화 물질을 섭취하는 방안이다. ②교차연결 이론 또는 결체조직 이론은 화학적 반응에 의하여 정상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야 하는 분자구조 사이에 강한 연결 띠가 형성되어 있어서 노화가 진행 된다는 견해이다. 요인은 매우 다양한데, 식품과 환경 내에 무수히 존재하며, 알데히드, 산화지방, 구리와 마그네슘 등은 교차연결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③마모 이론은 인간의 몸은 기계와 같아 인체의 어느 부위가 충분히 닳게 되면 기능이 저하된다는 견해인데, 세포의 마모 현상은 내적, 외적 스트레스에 의해 가중된다.

생리학적 이론은 기관계통의 손상 혹은 생리적인 통제 기전이 손상되어 노화가 온다고 설명하는데, 상세하게는 인체의 본질적인 중요기관계의 쇠퇴로 노화가 온다고 보는 ‘①단일기관계 이론’, 노화는 수정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신경과 호르몬의 신호에 의하여 조절된다는 견해인 ‘②내분비통제체계 이론’, 일상의 스트레스의 축적으로 노화가 온다는 ‘③스트레스 이론’, 노화를 면역체계의 기능변화 때문이라는 ‘④면역학 이론’, 자율신경계를 통제하는 기전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자율신경계가 점차적으로 변질된다는 등 중추신경계 기전으로 인해 노화가 발생한다는 ‘⑤중추신경계 통제기전 이론’ 등이 있다.

심리학적 노화 이론

노화의 심리적 측면에서는 감각, 지각, 학습, 기억, 지능, 동기, 정서, 성격. 태도, 정신운동, 사회적 관계 등 노년기의 행동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여기에는 (1)분리 이론, (2)활동 이론, (3)지속성 이론, (4)사회교환 이론 등이 거론된다. 

분리 또는 사회유리 이론이란, 커밍과 헨리가 제창한 것인데, 노인들이 왜 사회의 중심권에서 벗어나는지 설명하려고 개발되었다. 노인이 젊은 시절부터 유지해온 사회적 관계와 역할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에너지와 활력을 상실하게 되고 노인은 전반적으로 사회에 유익하지 않으므로 사회가 노인을 사회로부터 분리시키며 개입을 허용하지 않고, 아울러 노인도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사회에서 멀어지기 원하는 것으로 보아 노인의 사회유리는 사회와 노인 모두에게 이롭다는 주장이다.

활동 이론은 허빅허스트와 레몬이 주장했는데, 노년은 중년의 연장일 뿐이므로 활동을 중단할 것이 아니라 지속할 것을 당연하게 여기므로 노년기의 생의 만족은 적정수준의 사회적 활동을 유지할 때 가능하다는 견해이다. 즉, 사회적 활동은 성공적 노화의 필요조건으로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노년기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노년기의 잦은 활동과 친교관계 유지는 자아개념의 강화와 생의 만족감을 상승시키고 건강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리고 노년기의 생의 만족은 적정수준의 사회적 활동을 유지할 때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오늘날의 보편적 관점이다.

지속성 이론은, 뉴가튼과 애칠리가 주장한 것으로, 노년기의 성격은 젊을 때의 성격성향을 지속하는 것이지 바뀌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즉, 성격을 역할활동과 생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요인으로 보았다. 노년기에는 옛날 방식과 새로운 요구 간에 갈등이 있는데, 이때 옛 방식을 억제하면 마치 성격이 변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남자노인은 인내하고 보살피고 양육하는 역할로 전환되고 여자노인은 지도적이고 공격적인 역할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교환 이론은 호먼이 주장한 것인데, 노인이 되면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이득이 감소하므로 사회적 교환활동이 감소한다는 주장인데, 사회적 교환과정에서 이득발생이란, 소요비용에 비하여 보상이나 자기만족이 동일하거나 이상일 경우를 의미한다. 노인이 되면 건강, 대인관계, 수입 등 권력의 원천이 줄어들어 사회와 노인 간에 불균형 교환이 일어나고, 노인의 사회 내 상호작용이 감소 내지 단절을 초래한다.

성장발달 이론은, 에릭슨과 허빅허스트가 주장한 것으로 노년기에 이르기 전(前) 단계에서의 과업완수 수준은 노화과정의 예측인자가 된다는 견해이다. 즉, 훌륭한 적응전략을 개발하여 이제까지의 생애에서 성장발달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노인은 노년기에도 성공적으로 대처한다는 주장이다. 앞에서 에릭슨은 8가지 성장발달과업 중 생의 마지막 단계의 과업을 통합과 좌절의 균형이라고 제시하였다. 즉, 개인의 전(全)생애를 성공적으로 해결하였다면 노년기 과업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래서 허빅허스트가 제시한 노년기의 과업으로는, ①신체적 기력 감소와 건강저하에 적응하기, ②은퇴와 수입감소에 적응하기, ③배우자 사별에 적응하기, ④동료노인과의 관계 형성하기, ⑤사회적 역할에 융통성 있게 대응하기, ⑥만족스러운 신체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등이 있다.

사회문화적 노화 이론

사회문화적 이론의 바탕을 이루는 가정(假定)은, 연령구조는 권력을 배분하고 책임을 규정하며, 규칙과 기대를 관리해야 하는 사회조직에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적 모델은 사회적 차원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노화를 설명하기는 부적합하다. 그리고 사회적 기대는 전 생애에 걸쳐 계속 부과되고 변화한다. 새로운 사회적 기대와 행위들이 부과될 때 정체성은 변화하는데, 대표적인 이론으로 (1)연령문화 이론과 (2)현대화 이론이 있다. 

연령문화 이론은, 인간사회가 일정 연령군을 한 단위로 구분하여, 각 군별로 사회계층을 형성하여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고 그 지위에 적합한 역할과 규범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노인도 사회에서 부여한 지위에 따라 연령과 소속된 사회의 문화, 능력에 해당되는 적합한 노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연령이 높아지면 보편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적응력이 쇠퇴하는데, 노년기에 신체기능이 쇠퇴한다고 해서 노인의 역할과 지위를 동시에 퇴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즉, 개체의 신체적 힘에 의해 지위가 결정되는 동물사회에서는 노약한 늙은 동물은 지위하락이나 추방을 강요당하지만, 문화적 존재인 인간사회에서 노인은 노령이라는 조건만으로 그 역할과 지위가 쇠퇴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상당한 지위와 권력을 인정 받기도 한다.

현대화 이론은 카우질과 홈즈가 주창했는데, 현대화가 사람들의 기본관념을 변화시키고 노인의 지위와 역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전통적 농경사회에서는 노인이 전문직업인, 전통문화의 전수자, 전문 정치가 및 종교가로 군림하였으나, 산업화 사회에서는 노동력이나 인력보다는 고도의 기술이 생산을 지배하게 되었다. 노인이 독점하던 지식도 젊은이에게 이전되고, 과거 노인이 독점하던 전문가의 역할도 교육받은 의사, 교사, 기타 전문가에게 이관되었고, 이로 인해 노인의 권위가 도전을 받게 되었다는 견해이다(그림 2).

                             그림 2. 현대화 이론의 틀(출처: 카우질, 1974)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빨리 일어섰으며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 민주화를 이루었고 어느덧 제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 서있고, 고령화도 서구 선진국보다 2~4배나 빠르게 진행 중이다. 

개발과 경제부흥 시대의 주역이던 베이비부머들이 벌써 고령시대의 주인공이 되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한국인이나 한국사회를 대상으로 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노화모델이 정립되지 못한 채, 서구인과 서구사회를 기반으로 수립된 각종 이론에 기반하여 건강관리, 노후재정, 사회문화적 대응방안을 운영 중이다. 

과연 이 같은 방식이 우리나라가 처한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절벽과 일자리 감소, 노동력 약화와 경제성장 둔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증대와 삶의 질 저하 같은 임박한 위기를 얼마나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얼마전 어떤 해외 기사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120세까지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이웃 나라 고령층이 일상생활에서 노령연금 소비를 극도로 아끼는 풍조가 있는데, 실례로 반찬가게에서 콩자반 다섯 알만 살 수 있냐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더 잘 사는 미래를 위한 근검절약이 아닌, 기대이상으로 연장된 잉여 수명을 사는 동안 노령빈곤을 염려하여 절박할 정도로 소비생활을 억제하는 모습이 일상화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연구함으로써 보다 지혜롭고 아름다운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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