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Live with dignity, Die with dignity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미국에서도 얼마 전 수십 년 전에 사형이 집행된 흑인 청년들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The Scottsboro Boys'라고 부르는 이 9명의 청년들은 백인 아가씨 2명을 강간했다는 이유로 사형 등에 처해졌는데 진실이 밝혀져 80년 만에야 신원이 회복되었다. 사형이 집행된 청년들은 전기의자에서 희생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몇 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에서 사형 제도가 남아 있다. 사형집행은 전기 의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기 의자를 사용 했을 경우 사형을 집행한 후 사체의 몰골이 너무 처참해지기 때문에 대부분 주에서는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약물로는 수면제 Thiopental이나 Pentobarbital 등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신경마비제 Pancuronium bromide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Potassium chloride를 'Cocktail'로 만들어 주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칵테일을 약사가 조제한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보듯이 북한이나 남한, 심지어 미국에서도 잘못된 판결에 의한 사형집행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고 사형제도에 대한 폐지운동이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형약물에 관련된 약사나 조제를 담당하는 Compounding Pharmacy는 윤리적 자책뿐 아니라 사형반대 운동자들에 의한 테러에도 노출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이 약물들의 공급이 부족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사형을 수 개월씩 연기 한 적도 있었다. 더구나 지난 6월에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Thiopental을 생산했던 Hospira라는 회사가 이 약물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발표해 버려 각 주정부는 할 수 없이 이 약물을 외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수입된 약물이 FDA에서 인정 받지 못한 공장에서 생산된 약물이라 품질에 의문이 생겼고 그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사형수들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사형제도가 폐지된 유럽에서는 사형을 목적으로 한 약물의 수출을 금지시키려 하고 있어 미국의 사형제도가 여러 방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사형제도가 없는 대신 스위스에서는 자살을 도와 주는 회사가 있다. "Live with dignity, die with dignity"라는 모토로 설립된 Dignitas라는 회사는 1998년에 설립되어 그 동안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살을 도왔다고 한다. 말기암환자나 루게릭 환자들처럼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들의 주고객이었다. 환자는 치사약물의 구토를 막기 위해 항구토약물을 30분 전에 미리 투여하고 치사량의 세 배정도의 Pentobarbital을 오렌지주스 등과 섞어 준다. 그러면 환자는 5 분 안에 의식불명에 빠지고 30분 안에 평화롭게(?) 죽는다고 한다. 실제로 회사는 모든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하는데 비디오에서 환자는 수면상태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다.
이 전에 비해 인간 수명은 매우 길어졌다. 그만큼 건강해졌다는 말도 되지만 질병에 대한 노출도 길어졌다는 의미이다. "Die with dignity"라는 모토가 사람들에게 점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고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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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읽고 있어요.

첨부터 거의 다 흥미진진하게 보고있어요.
조만간 다 읽어버리면 새글 눈꼽아 기다리게 생겼어요.
멀리서 늘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계속 좋은글 부탁합니다.
(2014.01.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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