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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크론병 Crohn's disease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3-03-27 11:3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 세상엔 불치병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는 암처럼 치료가 잘 안되면 죽는 병도 있고 루게릭 병처럼 변변한 치료약도 없이 서서히 죽어가는 병도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되긴 쉽지 않지만 잘만 관리하면 평생 걱정없는 병도 있고 사망에 이르는 질병은 아니지만 평생 환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불치병도 있다. 자가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이 바로 그것인데 크론병도 그 중에 하나이다.
 

대부분의 자가면역 질환이 그런 것처럼 크론병은 마땅한 치료약이 없다. 그냥 평생 증상을 달고 살아야하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을 그 때 그 때 복용할 방법밖에 없다. 우리 약국에는 두 명의 크론병 환자가 있는데 한 분은 30대 여성, 그리고 한 분은 20대 남성이다. 크론병 환자는 다른 질병 환자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데 젊기 때문에 병을 참아낼 체력이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긴긴세월 병으로 고통받을 날이 너무나 많아 힘들어 보인다.

유태인 중에 이 병 환자가 많다더니 우리 약국 환자 둘 다 역시 유태인이다. 유태인은 수천년을 여러나라를 방랑하면서 여러 민족들과 섞여 다양한 혼혈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고유한 민족 특성을 나타내는 점이 많다. 정신적인것이나 종교적인 것은 같은 유태인으로 교육에 의해 얻어진 것이므로 이해가 되지만 크론병같은 질환이 혼혈이 많은 유태인에게 많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크론병 유전자가 강력한 우성이라는 얘기인데 수많은 세대를 내려오면서 그리고 수많은 민족들과의 혼혈 속에서도 크론병 유전자는 꿋꿋이(?) 살아남았다. 

남성 환자인 조셉의 그간 처방전을 살펴보자. 조셉은 우선 설사를 방지하려고 지사제 Loperamide를 복용한 적이 있고 비슷한 이유로 시프로, Bactrim, Flagyl등의 항생제를 복용하였다. 그리고 마약 진통제들, 즉 Hydromorphone, Morphine sulfate, Methadone, 그리고 Fentanyl patch까지 여러 종류의 마약 진통제를 복용했다. 그만큼 통증이 심했다는 얘기다.  항염증제로 Mesalamine, Canasa, Hydrocortison 좌제 등도 투여했고 면역을 억제하기 위해 면역억제제 Mercaptopurine을 투여한 적도 있다. 결국엔 TNF억제제인 HUMIRA도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해 보았지만 조셉은 아직도 크론병을 달고 다닌다. 그에 의하면 그냥 증상만 조금 완화 되었다고 한다.

발병한지 벌써 5년은 되어 간다고 하는데 그 동안 회사도 두 차례 휴직을 하고 치료비도 많이 들어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너무 불쌍하다. 그래서 조셉은 Lexapro나 Trazodone등의 우울증약 처방도 받았다. 사실 이 병을 간단하게 얘기하면 대장, 소장의 여러부분이 퉁퉁 부은거다. 그러니 변이 시원하게 나올리가 없고 급설사등의 황당한 상황도 겪게 되는 것이다. 항상 배가 더부룩하다못해 아프다고 한다. 수술해서 염증부위를 잘라낸다 하더라도 잘라낸 부위에 다시 염증이 생기는 일이 빈번하므로 수술도 별로 효과가 없다. 조셉도 수술을 한 번 했는데 재발로 인해 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이 병의 원인은 아직 Unknown이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있어 형제중에 한 명이 발병하면 다른 형제가 발병할 확률이 매우 높다. 또한 홉연자가 발병할 확률이 비흡연자 보다 훨씬 높으므로 담배는 당연히 끊어야 하며 장을 자극하는 술도 반드시 끊어야 한다. 장내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우유를 비롯한 동물성 단백질이 원인이라는 설도 있다. 미국에서만 환자가 50,000명에 달하지만 아시아나 아프리카등지에는 환자수가 극히 적으므로 식생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원인은 모르지만 크론병은 자가면역 질환, autoimmune disease다. 그래서 장내 염증이 발생한 부위를 면역세포들이 적의 침입으로 오인하여 마구 공격하는 것이다. 그래서 염증 부위는 더욱 커지고 커진 부위에 또 더 큰 공격이 가해지고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HUMIRA (Adalimumab)는 면역세포의 가장 강력한 사이토카인인 TNF의 inhibitor로 면역세포의 자기세포 공격력을 저하시켜 주는 일을 한다. HUMIRA는 크론병뿐 아니라 류마티스 등 자가면역질환 등에 쓰이는데 연 매출액이 무려 5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보험이 처리되지 않으면 한 달에 약 5,000달러의 비용이 드니 그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국의 가수 윤종신 씨도 이 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장을 60cm 잘라낼 정도로 증세가 심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사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거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도 말 못할 고민이 많을 것이다. 크론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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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Crohn's disease 가 뭔지 궁금했는데, 유용하고 정리된 글 감사합니다! (2013.06.10 11:43) 수정 삭제

댓글의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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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네,고맙습니다 (2013.07.04 00:55)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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