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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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한계령풀(Leontice microrhyncha)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사입력 2015-07-29 09:38     최종수정 2015-07-29 09: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5월초 강원도 오대산, 함백산 또는 태백산에 가면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노란색 송이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꽃이 한계령풀이라는 야생화다. 꽃 이름에서 대충 예측이 가능하지만 설악산으로 가는 한계령 능선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해서 한계령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식물은 강원도 이북의 고산지대에 분포하고 있고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고산지대에 자라는 식물들은 대부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털로 덥혀 있으나 한계령풀은 식물 전체에 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30-40 센티미터 정도 곧게 자란 줄기 끝 부분에 달린 긴 꽃자루에 여러 개의 작은 꽃으로 형성된 꽃송이가 달린다. 잎줄기에 타원형 모양의 잎이 3개씩 돋아나 있다. 꽃받침과 꽃잎이 각각 6개이고 수술 6개 암술은 1개이며 모두 노란색이다. 긴 뿌리 끝에는 작은 감자알처럼 생긴 알뿌리(괴경,塊根)가 한 개 달려있으며 북한에서는 ‘메감자’라고 부른다고 한다.

봄꽃은 대부분 다른 식물이 돋아나기 전에 일찍 꽃을 피우고 서둘러 열매를 맺고는 지상에서 사라져 버린다. 한계령풀은 다른 봄꽃에 비하면 조금 늦기는 하지만 결실을 맺고 지상에서 사라지진다는 점에서는 다른 봄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식물은 돋아나면서 꽃봉오리가 동시에 생겨서 열매도 신속하게 마무리한다.


그래서 한계령풀은 우리나라 토종식물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신비감을 주는 식물이었다. 처음에는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알려져서 문헌에는 그렇게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 환경부에서는 멸종 위기 희귀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꽃을 관찰해 보면 한 송이씩 단독으로 피기도 하고 한계령풀처럼 작은 꽃들이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꽃처럼 꽃송이를 이루고 있는 것을 관찰 수 있다. 대개 작은 꽃은 뭉쳐서 피고 큰 꽃은 따로 따로 핀다. 왜 그럴까? 꽃가루받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꽃이 크면 수분매개체인 곤충의 눈에 쉽게 띌 수 있지만 꽃이 작으면 그런 면에서 불리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작은 꽃의 경우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꽃송이를 만들어서 큰 꽃처럼 보이도록 진화한 것이다. 이렇게 모인 작은 꽃들은 한꺼번에 피지 않고 순서에 따라 차례로 피게 된다.

개개의 꽃은 피어있는 기간이 하루나 이틀 밖에 되지 않더라도 꽃송이 전체로 볼 때는 꽃이 오래 동안 피어있는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곤충은 오랫동안 먹이를 공급받을 수 있어서 좋고 식물의 입장에서는 수분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어서 유리하다. 작은 꽃이 모여서 송이 꽃을 형성하는 작업은 꽃과 곤충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작은 꽃들이 모여서 꽃송이의 형태를 만들게 되는데 우산모양이면 산형화서(傘形花序)라 하고 추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게 원추형이면 원추화서(圓錐花序)라 한다. 꽃송이는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자연에는 식물을 뜯어먹고 사는 포식자들이 많다. 큰 꽃을 갖는 다는 것은 수분매개체를 불러들이는 데는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포식자인 동물의 눈에도 노출되기 쉬운 단점이 있다. 특히 꽃의 밑씨(배주, 胚珠)와 화분에는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분이 많아서 동물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먹이다.

밑씨나 화분을 만드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고 큰 꽃일수록 많은 밑씨를 갖고 있어서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꽃이 크면 클수록 먹힐 위험성도 커짐으로 손실을 많이 보게 된다. 작은 꽃이 여러 개 모여서 집단으로 꽃송이를 만들 경우 작은 꽃 하나 또는 일부가 먹히거나 손상되더라도 손실이 훨씬 덜 심각 할 수 있다. 작은 꽃이 모여서 꽃송이를 만드는 일은 경제적으로도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용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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