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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내가 보는 훌륭한 사람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6-05-18 09:38     최종수정 2016-05-18 09: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세상에 훌륭한 사람들이 더 많을까? 아니면 나쁜 사람들이 더 많을까? 이런 저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생기는 의문이다.

 

훌륭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를 비롯하여 위인전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시선(視線)을 교회 안으로 돌리면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양아들로 받아들인 고 손양원 목사님과, 조선에 와서 죽임을 당하거나 병들어 죽은 수많은 미국 선교사님들 같은 분들이 떠 오른다. 이런 분들은 사실 나 같은 사람이 함부로 그 성함을 입에 올리기도 송구스러운 훌륭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은 매우 고명한 분들이지만 내가 직접 그분들의 훌륭하심을 목격하지는 못한 분들이다. 반면에 이분들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런 분들 못지 않게 훌륭한 사람들이 내 주위에도 많은 걸 요즘 깨닫고 있다.

오래 전, 당시 55세의 나이로 고등학교 교사직을 내려 놓고 부부 동반하여 선교사로 떠나셨던 분이 있었다. 선교지인 아프리카로 떠난 지 1년 뒤 무슨 일 때문에 일시 귀국한 그 분을 만났더니, ‘그 곳이 너무 덥고 힘들어 솔직히 다시 가기 싫지만, 사명감 때문에 다시 돌아간다’고 하셨다. 그 말에 나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그 때까지 나는 선교사들은 그런데 가서 선교하기를 좋아하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인 줄로만 알았기 때문이었다.

2년전 캄보디아에 아웃리치를 갔을 때 만난 60대 후반의 선교사 부부도 감동이었다. 선교 자체 보다, 훨씬 젊은 선배 선교사의 지휘에 따르는 모습이 내겐 더 감동이었다. 한 때 괄괄했던 성격을 다 죽이고 어린 선배의 지시를 섬기기가 어찌 쉬웠겠는가? 어쩌면 하나님 섬기기보다 젊은 선배 선교사 섬기기가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내와 함께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같은 교회의 식구 10여명과 함께 모여 소규모 예배를 드린다. 우선 7시에 모여 근처 식당에서 가벼운 식사를 한 다음, 미리 정해 둔 장소로 가서 성경 말씀을 읽고 이를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11시가 넘도록 이야기를 나눈다.

이 예배를 순예배 (筍禮拜)라고 부른다.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라고 정의한다면, 이들이야말로 나의 가장 가까운 식구들이다. 이들보다 더 자주 만나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은 가족 둥에서도 아내 밖에 없으니 말이다. 나는 이처럼 많은 식구들과 매주 모여 밥을 같이 먹는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낀다.

이 순예배 식구들 중에 정말로 보석처럼 빛나는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금년 1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토요일에 2시간씩 예배당 청소를 솔선 수범하는 60세의 김집사님, 그리고 연하(年下)인 그를 모시고(?) 열심히 걸레질을 하시는 70대 집사님 내외분, 그리고 주일 예배를 위한 성찬(聖餐) 준비 등 각종 봉사에 적극 협력하는 우리 순 식구들이 모두 보석처럼 빛나는 훌륭한 분들이시다.

봉사란 찡그리며 해도 훌륭한 일인데, 이 분들은 모두 ‘하나님 일은 뺏어서라도 해야 한다’며 늘 싱글벙글하신다. 이처럼 우리 순 식구들이 진정으로 ‘한 식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장님의 섬기는 리더십과 순 구성원들의 겸손한 팔로워십(followership) 덕분이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다.

최근에 우리 순(筍)에 한 초심자가 새로 배정되었다. 그는 낯가림을 좀 하는 편인데 그를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하여 한 유명한 음악가 부부가 순예배 때마다 초심자와 자리를 함께 해주고 있다.

그는 그 초심자가 매주 별도로 교육받는 15주간의 성경 공부 시간에도 합석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귀한 영혼 구원이라고 하지만, 한 초심자의 영혼을 위해 매주 이틀씩이나 시간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생각할수록 감동 또 감동이다.

이런 분들의 섬김은 교회의 잡음을 잠잠케 하고, 교회로 하여금 세상의 비난을 이기고 세상에 선(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만든다.

인생 후반에 이처럼 훌륭한 분들과 한 식구가 되어 교제하며 살게 된 것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크나큰 축복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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