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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밀레니얼 시대의 다원예술 현황 및 담론

편집부

기사입력 2020-08-14 10:53     최종수정 2020-08-14 11:3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디지털 혁명과 초국적 문화자본을 향유할 N세대의 예술”

밀레니얼 세대가 향유하는 예술의 가시화된 성격은 장르 간 경계 및 중심과 주변의 해체라고 할 수 있다. 이 변화에는 디지털 혁명과 초국적 문화자본의 다각화, 수용자 계층 및 예술 유통의 다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러한 컨텍스트의 종합적 유형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탈구조적 행위성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고급·저급 문화를 구분할 필요가 없어진 소통과 융합의 시대 속에서 순수예술의 영역은 ‘전문화×대중화’라는 콜라보의 가치를 통해 삶과 문화의 경계를 종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새로운 기획에 대한 요구는 정형화에 대한 반항, 상대성과 다원성의 강조, 미술·음악·무용·연극 등이 전통과 현대라는 시공간적 제약을 가로질러 공존하는 것이다. 우연적인 가독성과 장르 혼성의 퍼포먼스는 우리를 다원예술(Interdisciplinary Art) 분야에 주목하라고 손짓한다. 

N세대와 다원예술의 등장 배경 

밀레니얼시대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세대=Net 세대’를 우리는 ‘N세대’라고 부른다. 이에 대치되는 용어로 X세대가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나 경제적 혜택과 문화적 혜택을 동시에 누린 이들은 컴퓨터에 익숙한 첫 번째 세대로 통한다. N세대는 인지능력이 생길 때부터 컴퓨터와 친숙하고,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말 그대로 SNS라는 가상공간을 삶의 중요한 무대로 인식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비대면 수업을 통한 인터넷의 활용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공연감상은 물론 다양한 취미활동까지 유튜브를 활용한다. 디지털 기반의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세대 간 편견 배제, 탈 이데올로기와 확장된 성(Gender)에 대한 이해 등도 이러한 자율적 사유를 확산시켰다. 

이렇듯 다름을 향한 ‘차이’의 강조는 중심과 주변을 아우르는 예술형식들과 다종의 페스티벌, 대안예술의 정착을 통해 삶과 예술을 연결시키는 공공예술 등을 발전시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창작-감상의 위계질서 역시 해체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최근 공연과 시각예술을 아우른 다원예술의 강화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현대예술문화 전 장르 간의 상호교류를 근간으로 한 실험적 예술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원예술은 예술의 탈순수성, 탈물질화, 다문화적 공공성을 통해 형식주의와 내용주의의 측면을 통섭시킨 21세기형 대안예술의 한 형태인 것이다. 

다원예술의 현황과 발전 가능성 

세종미술관 다원미술프로젝트(2020) 는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 극단이 함께 한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출처: 세종미술관)▲ 세종미술관 다원미술프로젝트(2020) 는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서울시 극단이 함께 한 새로운 프로젝트였다. (출처: 세종미술관)
다원예술이 예술현장에 등장한 것은 2005년부터였다. 낯설고 새로운 이 개념은 시간이 지나면서 축제, 공간, 매체 등에 등장하는 횟수가 늘어났고, 다원예술의 창작과 발표를 지원하는 지원제도 및 민간·공공기관들도 확대되었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원의 이름을 떼고 새롭게 재편되면서 다원예술 소위원회가 설치된 것도 이러한 지원확대를 반영한 결과이다. 초기 다원예술의 개념이 기존 문화예술 개념적 틀에서 소외된 영역을 포괄하는 용어였다면 오늘날 다원예술에 대한 정의는 장르의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한 탈장르·복합장르·새로운 장르·비주류·문화다원주의·독립예술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의 확립에는 2010년대 전후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한 다원예술 관련 자료집과 학술대회들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책과 지원이 활성화된 2020년의 시점에서는 이에 대한 학술적 발언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다원예술분야 지원 창작성과 공유 및 확산(2009-2012)의 사업이 종료된 후 2013년 4월 발표된 『다원예술의 현황과 전망연구』라는 자료집 발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 지원사업의 특징은 초기보다 뒤로 갈수록 신진단체보다 전문단체의 수가 증가했고 매체실험성은 증가했지만 가치지향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다원예술이 지원금과 지원정책의 향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다원예술에 대한 밀도 있는 지원이 필요한 오늘날 정책적 발언이 답보 상태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예술경영의 확대와 전문적인 기획자들에 의한 거리극 축제 등이 기관 산업 주도로 이어지면서 순수 예술가들의 수준 높은 시도로까지 확대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도 기관 주도 미술관에서 행해지는 일부 프로젝트성 행사를 제외하고 공연예술 주도의 다원예술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와 콜라보한 공연예술은 이미 많은 범주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문학적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공연주도의 예술’은 실험적인 시도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다원예술은 전문화되고 대중화 돼야 한다. 장르를 가로지른 신선한 기획이 수출할 만한 한류 컨텐츠 등으로까지 이어지기엔 현장열기와 민관(民官) 지원이 아직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형 디지털 뉴딜을 이끌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은 것처럼, ‘N세대’가 향유할 공연예술의 신선한 기획은 다층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수준 높은 다원예술 기획을 통해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원예술 기획에 대해 "하나의 관점, 정형화딘 형식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초과와 불일치를 드러내는 과감한 시도"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다원예술은 전시의 부대행사로 인식된다. 이미지는 2019 서울관 <광장; 미술과 사회 3부, 2019> 다원 프로젝트.


<필자>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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