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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 폐암 검진 – 검진대상자가 고려해야 할 득과 실

신재규교수의 'From San Francisco'

신재규 교수

기사입력 2019-09-02 12:51     최종수정 2019-09-02 13:0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금년 71일부터 정부가 국가암검진사업의 일부로 시행하고 있는 폐암 검진이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폐암 검진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험군인 30갑년 이상의 흡연경력을 가진 만 54-74세의 남녀에게만 2년에 한 번씩 제공된다여기서 갑년이란 담배 한 갑을 1년 동안 피우는 양과 동일한 것을 말한다예를 들어, 30갑년은 매일 한 갑씩 30년동안, 또는 매일 두 갑씩 15년간 피우는 것과 같다검사대상자는 검진방법인 저선량 흉부 CT 검진료의 10%인 약 1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조기 발견율이 20.7%로 낮아 진단 후 5년 생존율도 주요 암 중 췌장암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26.7%에 불과하다따라서, 정부는 폐암 검진 사업을 통해 수술가능한 조기 발견율을 높여 진단 후 5년 생존율을 60%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실제로 정부가 13천여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폐암검진 시범사업에서 69(검진자의 0.52%)이 폐암진단을 받았는데 이 중 약 70%가 조기폐암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73, 대학병원 의사 7명으로 구성된 과잉진료예방연구회 기자회견을 열고이 폐암검진사업은 가짜환자를 양성하여 이들이 받을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로 인해 비용이 더 들 수 있고, 환자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미국 연구에서 폐암 검진을 받은 사람들 중 35.1%가 가짜양성이었는데 이 중 약 1%는 조직검사 등 추가 검사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했으며 약 0.3%는 사망에 이르는 등 불필요한 검사에 따른 위험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 연구회는 폐암검진 혜택이 과장되었다면서 “정부는 국가 폐암 검진이 폐암 사망률을 20% 낮췄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폐암 검진을 통해 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5%에서 4% 1%포인트 낮아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저선량 흉부 CT검사 방법이 흡연자들의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 검진법으로 적절하다는 근거를 세계적으로 찾을 수 없으며 "현재 폐암검진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거나 국가가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권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사업의 중단을 요구했다.

폐암은 사망률도 높아 조기 발견하면 좋을 텐데 이 상반된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내가 폐암 검진 대상자라면 검진을 받아야 할까?   

먼저 나는 과잉진단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높인 연구회의 용기와 활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치료에 대한 보험 수가가 낮은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폐암 검진은 추가 검사 등으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연구회의 주장은 병원의 이해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회의 성명서와 정부의 홍보에는 모두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있다

국가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암검진 사업이라는 것이 없다하지만, 미국 암학회나 전문가들로 구성된 US Preventive Task Force에서 그 동안의 임상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암검진 (cancer screening)에 대한 지침 (guideline)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하여 정부보험과 사보험이 암검진을 지불한다

폐암검진에 대해서는 미국 암학회US Preventive Task Force에서 모두 지침서가 나와있으며 현재 정부보험과 사보험 모두 검진 대상자에 대해 지불해 주고 있다.  검진 대상자가 폐암 증상이 없는, 30갑년이상의 흡연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지만 검진 대상의 나이는 55-77세로 약간 다르다, 우리나라가 2년에 한 번 검진하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검진을 매년 받을 수 있으며 무료다.

이 지침서의 근거가 되는 임상연구는 미국에서 수행된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NLST)이라는 것이다이 시험은 폐암의 증상이 없는 30갑년 이상의 흡연경력을 가진, 55-74세의 5만여명을 저선량 흉부 CT와 흉부 엑스레이 군으로 나눠 약 6.5년간 추적하여 사망률을 비교하였다.  이 시험의 디자인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먼저, 시험을 시작한 첫 3년인, 2002년에서 2004년 동안 매년 검진을 수행하였다는 것이다검진 횟수와 간격이 중요한 이유는 검진에서 이상을 발견할 가능성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암검진의 목적은 조기 암을 발견, 치료함으로써 수명을 늘리는 데에 있다그런데, 조기 암이 임상적으로 증상을 일으키고 문제를 일으키는 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적게는 몇 년에서 몇 십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검진을 자주할수록 초반 검진에서 놓치더라도 나중 검진에서 잡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하여 검진의 효용성이 높아진다두 번째는 폐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아닌 전체 사망률을 비교했다는 것이다여기서 사망률은 폐암 뿐만이 아닌 검사의 부작용, 심순환기 질환 등 다른 이유로 사망한 것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사망률이 진단 후 5년 생존율보다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암 검진을 하게 되면 지금은 자각증상이 없더라도 나중에 암 진단을 받게 될 사람들의 진단 날짜를 당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이들이 모두 암으로 사망한다고 하더라도 진단 날짜가 당겨졌기 때문에, 암진단 후 5년 생존율이 더 길어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를 lead-in bias라고 부른다).  둘째는 암의 확진 검사와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다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암검진은 이상한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다른 영상 검사나 조직검사 등을 추가로 수행해서 확진할 필요가 있다이런 검사들은 일반적인 암검진보다 부작용의 위험이 훨씬 높다.  

예를 들어, 영상검사를 통해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으며 (방사선은 암을 일으킬 수 있다), 조직검사는 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그리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모든 종류의 조기 암들이 자라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어떤 조기 암은 스스로 없어지기도 하고, 다른 것들은 너무 천천히 자라서 노환 등 다른 이유로 죽을 때까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이런 조기 암들은 굳이 치료해야 할 필요가 없다하지만, 조기에 발견된 암이 앞으로 문제를 일으킬 지 여부를 현재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그런데, 수술이든 항암제든 치료에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는 조기 암을 치료하게 되면 환자는 해만 입게 된다.  

이처럼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질병을 진단하는 것을 과잉진단 (over-diagnosis)라고 부른다따라서, 암검진에 의해 발생한 과잉진단으로 입은 해, 특히 가장 심각한 위해인 사망률을 고려해야 암검진의 득과 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반면, 과잉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절대 다수는 생존할 것이므로 이에 따라 당연히 증가할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암검진의 효용성을 알려주는 지표로서 부적절하다.

 이제 NLST 시험결과를 살펴보자저선량 흉부 CT와 흉부 엑스레이 군의1000 명당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결과

저선량 흉부 CT

흉부 엑스레이

사망률

1000 명 중 70

1000 명 중 75

이 결과에 따르면, 저선량 흉부 CT1000 명에게 수행하면 흉부 엑스레이를 사용한 것보다 사망자의 수를 5명 더 감소시킬 수 있다정부 예측에 따르면, 연간 11만명이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하니 6년간 500여명의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혜택에는 다음과같은 위해도 함께 따른다.

위해

검진자 1000명 당

결과가 양성

380

가짜 양성

356

침습성 검사가 필요한 사람 수

18

침습성 검사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람 수

0.4

저선량 흉부 CT1000명을 검사하면 38% 380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데, 이 중 무려 94%에 해당하는 356명은 추가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을 받았다 (물론, 시험이 수행될 당시인 2002-2004년보다 영상기술이 발전해서 가짜양성 판정을 받을 확률은 좀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추가 검사에는 비용과 부작용이 따른다특히, 조직 검사 등의 침습성 검사 (invasive procedures; 수술 등 상처를 내서 하는 검사)에서 감염, 출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만 명당 4명에게 일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선량 흉부 CT로 양성인 사람 중 10-20%는 과잉진단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므로, 연간 11만명을 검사한다면 3800-7600명의 사람들이 필요없는 치료를 받게 되는 셈이다, 비록 저선량 CT는 진단용 일반 CT에 비해 방사선 노출량이 20%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흉부 엑스레이보다는 14배 더 높고 한 번의 저선량 CT 검사로 일상생활에서 일 년동안 받는 양의 약 30%를 받는 것과 같아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요약하면, 미국에서 수행한 대규모 임상시험결과 저선량 흉부 CT는 흉부 엑스레이에 비해 폐암 고위험군의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의 암학회 등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매년 검사하는 것을 권고하며, 정부보험과 사보험 모두 검사비용을 지불해 주고 있다하지만, 검사에 따른 위해도 만만치 않다검사결과가 가짜양성의 확률이 90%이상이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필요한 추가검사의 비용과 부작용이 적지 않다뿐만 아니라, 과잉진단을 받아 수술과 항암제 등 불필요한 치료를 받을 사람들의 수도 만만치 않다.

앞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수행하고 있는 폐암검진 사업은 NLST 시험 디자인과 좀 차이가 있기 때문에 NLST 시험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폐암검진사업의 검사 간격은 2년으로 NLST 시험의 매 1년보다 더 길다그래서, 시범사업을 할 때 대조군을 두고  2년마다 한 번씩 검사하고, 조기 폐암 발견율이 아닌 사망률을 측정했으면 좀 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폐암검진 사업을 도입할 수 있었을 텐데 그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그러면, 검진 대상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이처럼 득과 실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검사의 경우, 대상자에게 득과 실을 충분히 알려주고 본인이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왜냐하면, 결국 대상자의 몸에 대한 결정권은 본인 자신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검사를 받는다는 것은 양성이 나왔을 경우 침습성 검사 등 위험이 따르는 검사도 받게 되고, 여기에서 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과잉진단의 위험이 있더라도 수술 등 치료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한다만약 이런 것이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검사를 받지 않으면 된다.

일차의료가 확립되어 있으면 주치의가 득과 실에 대한 정보를 주고 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의문점에 대해서도 대답해 주는 등 대상자의 선택을 도와 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검사기관에서 이런 역할을 대신하여야 할 것이다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므로 폐암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이런 점에서 정부가 검사를 금연 상담과 연계시키겠다는 것은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선량 흉부 CT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온 흡연자들은 담배를 계속 피워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연 상담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금연 상담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그런점에서, 주치의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상담이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금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무엇보다 흡연율이 아직도 20% 때문에이를 낮추는 데 더 많은 재원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신재규 교수 ▲ 신재규 교수

<필자소개>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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