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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알약 쉽게 삼키는 법

정재훈 약사

기사입력 2018-07-04 09:40     최종수정 2018-07-04 11:5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약 먹을 때 제대로 삼키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알약을 삼키기란 알고 보면 만만치 않은 일이다. 뭔가를 삼킨다는 건 목과 입의 근육 25쌍이 협조적으로 움직여줘야만 가능한 복잡한 동작이다. 게다가 알약은 씹지도 않고 그대로 삼켜야 하니 심리적 부담이 더 크다.

 

2013년 유럽임상약리학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럽 성인의 37.4%가 알약과 캡슐을 삼키기 어려워하며, 전체 응답자 중 9.4%가 이로 인해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여, 성인의 40%가 알약 삼키기를 어려워하며 다섯 명에 한 명은 알약을 앞에 두고 약이 안 넘어가면 어쩌나 걱정에 빠져 주저한다.

어떻게 하면 알약을 더 쉽게 삼킬 수 있을까? 먼저 기억할 점 하나는 고개를 너무 뒤로 젖히지 말라는 것이다. 약을 삼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개를 있는 힘껏 뒤로 젖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이렇게 고개를 뒤로 하면 삼키기는 더 어려워진다. 생각해보라. 밥 먹을 때 식탁에서 밥이 안 넘어간다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나.

물을 입에 넣으려면 고개를 뒤로 해야 하지만, 입에 넣은 물과 알약을 삼킬 때는 고개를 앞으로 조금 숙이면 더 잘 넘어간다. 고개를 지나치게 뒤로 기울이면 알약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거나 식도 점막을 뚫고 들어갈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 방법은 특히 캡슐에 효과적이다. 물보다 가벼운 캡슐은 고개를 뒤로 젖히면 치아 쪽으로 둥둥 뜨게 되므로 넘기기 힘들다. 2014년 독일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고개를 살짝 숙이고 캡슐을 삼키는 방법에 대해 참가자의 88.6%가 삼키기가 더 수월해졌다고 응답했다.

독일 연구진은 정제를 혀 위에 올린 다음 물병을 입에 대고 물을 쭉 빨아들이면서 알약을 동시에 삼키는 방법도 실험했다. 이 경우에도 참가자에서 59.7%가 목넘김이 수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때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추거나 고개를 너무 뒤로 젖히면 알약이 목에 걸려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알약을 입에 넣기 전 물 한 두 모금으로 입안과 목을 적셔주면 더 부드럽게 삼킬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알약을 혀에 미리 올려둘 때는 앞쪽 가운데 부분에 두면 넘기기 좋다. 알약이 혀 안쪽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면 구역질이 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이에 더해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알약보다 작은 크기의 젤리나 사탕으로 삼키는 동작을 연습해보거나 알약을 요거트나 과일 퓨레와 함께 먹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고 추천한다. 일반 정제라면 깨물어 먹거나 부숴 먹는 것도 무방하지만, 서방형 제제나 장용정처럼 특수하게 설계된 알약은 반드시 그대로 삼켜야 한다.

약사와 상담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한편 평소에 약을 잘 삼키던 사람이 갑자기 알약 복용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반드시 원인을 체크해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연하곤란을 경험하기도 하며,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알약뿐만 아니라 음식을 삼키는 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알약이 멈추지 않고 얼른 위까지 전달되게 하려면 물을 200ml 이상 쭈욱 마셔야 한다. 뜨거운 물은 곤란하다. 입으로 호호 불면서 조금씩 마시는 물로는 알약을 시원하게 내려 보내기 어렵고 약이 중도에 멈춰 설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너무 차가운 물도 피하는 게 좋다.

약 때문에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할 때도 있다. 약사가 특정한 약을 복용 중에 물을 많이 마시라고 당신에게 권고한다면, 그건 하루 6-8잔 정도의 물을 마시라는 의미이다. 물론 물 여덟 잔을 단번에 마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루 중 여러 번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항생제와 같은 일부 약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갈 때 결정을 만들어 통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양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소변 중 약성분이 희석되어 요로에서 이들 약이 결정으로 굳는 걸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약 먹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고 약효가 줄어들거나 약효 지속시간이 줄어들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변에서 희석될 뿐 약의 혈중 농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물 한 잔에 알약을 삼키는 데도 이렇게 할 말이 많다. 알쓸신약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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