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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7-11-08 09:39     최종수정 2017-11-08 09:3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약 드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타민에서 건강 식품까지 몸에 좋다는 약은 다 즐겨 먹는다. 몸이 약간만 찌뿌둥해도 OTC 감기약이나 타이레놀 등을 얼른 챙겨 먹는다. 또한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 처방전의 지시사항을 완벽히 지키시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1알 씩 8시간마다 복용하라 하면 시간을 맞추려고 자다가 일어나서까지  1알 먹고 다시 자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들의 지시사항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의 1/4은 아예 약국으로 가져오지도 않는다. 약을 가져간 사람들도 처방전대로 약을 복용한 경우는 50%도 되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이 환자들의 이러한 Nonadherence 에 대해 분석했는데 다음과 같다.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부작용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 약을 먹고 어떤 친구가 큰 부작용을 겪었다던데 나도 그러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돼서 약을 제대로 안 먹는 경우다. 두 번째로는 약이 비싸다고 느낄 경우 약이 떨어졌을 때 리필을 꺼린다. 세 번째로는 약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다. 이 약이 효과가 있나? 내 생각엔 약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하며 약을 정해진 대로 복용하지 않는다.

네 번째로는 너무 많은 종류의 약을 복용할 경우 복용시간이 헷갈리기도 하고 여러 약을 같이 먹으면 안 좋을 거다 하는 자체판단으로 약 복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경우이다. 다섯 번째로는 약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는 느낌이 없을 경우, 먹어도 안 먹어도 똑같으니 약 먹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여섯 번째로는 내가 이 약에 너무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평생 이 약을 먹어야 하는 거 아냐? 하며 걱정하기 때문에 복용을 꺼려한다.

우울증 증세가 있는 경우는 모든 게 하기 싫기 때문에 약 복용하는 것도 꺼린다. 마지막 이유로는 의사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저 의사 돌파리야, 돈 밖에 몰라. 이 약도 제약회사 리베이트 받고 처방한 걸 거야. 의사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진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할 리가 없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은 혈압이 200에 가까운데도 약 복용을 마다하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극복해 보겠다고 하다가 혈관이 터져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람들이나 기준치 보다 두 배 이상의 혈당치를 보이는데도 당뇨병을 자연식품으로 치료하겠다며 산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보다는 양호한 사람들이다.

더구나 우리 아이에게는 부작용이 위험하니 예방 백신을 안 맞히겠다는 소위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일명 '안아키' 엄마들을 보면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왜곡된 결과를 낳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역사를 보자. 오늘날 같은 백신이 개발 되기 전 영국의 신생아 1,000명당 출생 첫 해 사망자 수는 150명이 넘었다. 또한 생존 아이들의 1/3이 15세가 되기 전에 죽었다. 영국 왕 에드워드 1세의 왕비 엘리노어는 16명의 아이를 출산했는데 그 중 10명이 15 살이 되기 전에 죽었다. 가장 훌륭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사망률도 이러하니 일반 농부 가정의 아이들이 15살 이후까지 산다는 것은 신의 은총이었다.

우리 나라도 아이들 출생 신고를 일부러 늦게 하던 시절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일 잔치, 돌잔치를 다른 생일 보다 크게 하는 이유이다. 오늘날엔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 1,000명당 994명이 천수를 누리다 죽는다. 또한 출생신고를 일부러 늦게 하는 부모는 한국에 아무도 없다.

다 백신 덕분이다. 백신 덕분에 아이들을 잡아가던 그 무섭던 천연두는 완전히 박멸되었고 소아마비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안아키' 엄마들도 아이 그만 고생시키고 아이가 아프면 약 먹이고 모든 백신은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맞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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