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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Emory J. Clark

기사입력 2017-01-25 09:25     최종수정 2017-02-07 11:0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합중국인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이 서로 어울려 살고 있지만 대개 도시에는 백인, 흑인, 아시아인등 모든 인종 등이 모여 살고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대부분 백인들이다. 먼저 백인들이 미국에 정착했고 뒤늦게 이민 온 유색인종 등의 직업은 거의 다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30분 정도 북쪽으로 가면 다마스커스란 동네가 있다. 시골이고 백인 동네이다. 이 곳 약국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데 약사인 나 빼고 4~5명의 보조원, Store manager, Cashiers등 일하는 직원이 모두 백인이었고 손님들의 95%도 백인이었다.

반면에 집에서 동쪽으로 30분 정도 가면 Prince George County가 있는데 그 곳은 흑인동네이다. 이 곳에 가서 일하면 약사인 나 빼고는 전 직원이 흑인이며 손님들의 95%도 흑인이다. 흑인이 대통령을 하는 지금 이 시대에도 다른 인종들 사이에서 일하는 게 조금은 어색한데 50여년 전에는 대놓고 인종차별이 있었다.

1952년에 남부 루이지애나 주의 Xavier 약대를 졸업한 Emory J. Clark은 자신의 약국을 개설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경험과 자금이 필요했던 에모리는 자신의 출생지였던 메사추세츠 주의 캠브리지시로 돌아와 약사직을 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흑인이 조제한 약을 백인들이 복용하기 싫어할 것이라는 인종차별의 선입견으로 인해 에모리는 쉽게 직업을 찾지 못했다. 캠브리지시는 하버드대학이 있는 도시로 지금은 유색인종들의 거주 비율이 30% 정도 되지만 1950년대는 백인 거주 95% 동네였다.

에모리는 직업을 찾느라 무려 7개월이 걸렸는데 7개월 만에 찾은 직업도 약사가 아닌 약국 점원이었다. 급여도 주당 58달러의 저임금이었지만 그래도 일을 하다 보면 약사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일단 제의를 받아들였다.

실제로 에모리는 수 년간 이 약국에서 점원의 급여로 약사 일을 하였다. 하지만 이 급여로는 자신의 꿈인 약국 개설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에모리는 약국을 그만두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길거리 아이스크림 행상을 시작했다. 의외로 이 장사는 성공하여 에모리는 그가 원하던 약국개설의 자금을 마련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71년, 약국을 개설하려 하자 백인들의 반대가 시작되었다. 흑인 마약 중독자들이 동네로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었다. 거기다가 당국은 에모리 약국은 오직 의약품만 취급해야 하며 의약부외품이나 건강식품 등은 취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면허를 내 주었다. 어쩔 수 없이 면허는 내 주지만 일찍 망해서 나가달라는 주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에모리 약국은 살아 남았고 약국은 그 후 20여년을 더 지역을 위해 봉사하다 지난 1995년에 문을 닫았다. 약국을 은퇴한 에모리는 트럭 아이스크림 장사를 다시 시작하였고 그 후 20여년이 지난 작년에 공식적으로 은퇴하였다. 캠브리지시는 인종차별을 극복한 그를 기념하여 약국이 있던 자리를 Emory J. Clark Square로 명명하였는데 그것은 90살이 된 에모리에게 주는 감격스런 생일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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