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만 해(海)의 다이빙 여행

시밀란 리브어보-트

기사입력 2007-06-07 18:1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배가 멎기도 전에 벌서 다이버들은 장비를 착용하고 2줄로 늘어선다.

물굽이가 사그라지고 삐~ㅇ 삐~ㅇ 신호가 울린다. 경고음이 아니라 다이빙을 해도 좋다는 시작 음(音)이다. 앞 사람부터 풍덩풍덩 바다로 떨어진다. 한국 사람, 일본 사람, 이태리, 미국 그리고 국적을 알 수 없는 많은 다이버들이 계속 떨어진다. 그룹별로 하강을 시작한다. 왁자지껄하던 다이버들은 사라지고 바다위엔 하얀 포말만 떠오른다. 침묵이 흐른다.

다이빙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지만 남들 다하는 리브어보-트(크루즈) 한 번 해보지 못했다. 6박7일 이상의 시간을 내는 것이 제일 문제였다. 배에서 먹고 자고 적어도 4일은 살아야 되니 말이다. 그러나 리브어보-트(Live a Boat)는 다이빙의 꽃이다. 육지로부터 멀리 망망대해에 둥둥 떠서 다이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훼손되지 않고 살아있는 바다 밑 생태계를 그대로 볼 수 있으니 아니 좋을 수가 있겠는가.

태국의 푸켓에서 1시간 반을 북상하여 타풀라무 선착장(Taplamu pier)에 도착하고 다시 쾌속정으로 시밀란 섬을 향하여 바다를 갈랐다. 섬에 상륙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이빙 보트로 옮겨 탄다. 승객들을 여러 척의 배에 분산하는데 우리 MAC 클럽회원들은 South Siam 3호에 짐을 내렸다. 3층으로 된 제법 큰 배다. 2인 1실의 방 배정이 끝나자 바로 다이빙이다.

시밀란 섬 9개를 왔다 갔다 하며 다이빙을 한다. 첫날 Baracuda 포인트를 시작으로 Honeymoon Bay에서 night diving까지 4회를 실시했다. 야간다이빙에서는 홍계와 앵무고기(Parrot fish)를 특히 많이 보았다. 앵무 고기는 주둥이와 청록색 칼라가 앵무새를 연상케 하는데 눈에 잘 띄었다.

밤이 깊었다. 선상에 불 밝히고 오랜만에 대원들이 둘러앉아 환담을 즐긴다. 그런데 뭔가 심심하던 차에 현지인 스텝들이 2자도 넘는 잭 피시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뜻밖의 회 파티가 안다만 해의 밤을 즐겁게 한다.

하나 둘 담요를 들고 갑판으로 올라온다. 바람이 시원하다. 검은 바다 저만치 다른 배들의 불빛이 바다에 아른거린다. 길게 누워 하늘 보니 별이 쏟아진다. 은하수가 하늘 가운데로 흐르고 북두칠성이 기분 좋게 그려진다. 별들이 어찌나 큰지 마치 밤송이처럼 또렷하다. 가만히 흔들리는 배를 따라 별도 흐른다. 우주는 아름답다. 저 별들은 누굴 위해 만들어졌을까. 별을 느끼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으니 아무래도 사람을 위하여 만들어졌을 거야.

둘째 날 아침 7시, Dawn diving을 실시했다. 바위가 코끼리 머리같이 생겼다 하여“Elephant Head Rock”이라는 포인트 이름이 붙었단다. 정말 멋있는 포인트다. 거대한 바위사이로 유영해 들어가니 아직도 어슴푸레한 어둠이 남아있어 신비로움을 느낀다. 고기들이 벌서 활발하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치어들이 떼 지어 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냉온(冷溫)조류가 교차하니 다소 긴장된다.

오전 다이빙을 마치고는 로켓이 지구를 맴돌다 우주로 날아가듯, 시밀란 해역을 벗어나 북쪽으로 휑하니 뱃머리를 돌린다. 본격적인 먼 바다여행이다. 송아지 형상을 한 코본섬의 Adam's Ridge에서 오후 다이빙을 했다. 흰색과 노란 색의 연산호 천국인데 그 색상이 너무나 신성하고 부드럽다. 다시 북으로.... Koh Tachai섬에 이르기 전 Tachai Reef에서 야간다이빙을 했다. 망망대해에서 야간다이빙이라....아주 색다른 경험이요 모험이다. 깜깜한 밤을 타고 긴 가시 성계가 쏟아져 나왔다. 아주 위협적이었다.  

저녁시간은 즐겁다. 싱싱한 과일에 푸짐한 뷔페식이다. 일본 팀은 학구적이라 오늘 본 것에 대하여 토론한다. Log Book 도 열심히 정리하는 모습이 모범적인 다이버들이다. 그들은 한국의 김치와 김을 아주 좋아했다. 왈가닥이 미국여자 말만 통하면 아무나 붙들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런데 이탈리아 팀은 노병이다. 배불뚝이도 있고 몸이 둔하여 저런 사람이 어떻게 다이빙을 할까 생각하지만 아주 능숙한 다이버들이었다. 아마도 젊었을 때부터 숙련된 사람들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환담과 웃음 속에 배는 밤을 새워 어디론지 달린다.

새벽에 눈을 뜨니 배는 멈추어있다. 미얀마 국경 바로 아래의 리쉘리우 락(Richelieu Rock)이라는 포인트다. 망망대해에서 보는 일출도 멋있다. 구름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이 오늘따라 신비롭게 느껴진다. 카메라를 들고 갑판을 오르내리며 앵글을 잡아 본다.

7시 정각에 바다에 떨어졌다. 산에서 방금 굴러 떨어진 듯한 웅장한 바위들이 쭈뼛쭈뼛하다. 흰색과 보라색 맨드라미 연산호가 바위를 덮었다. 그리고 엄청 많은 치어들을 본다. 이들은 바위계곡이며 모래밭을 완전히 덮었다. 그 왕성한 생명력에 감탄한다. 리쉘리우는 정말 색다른 느낌을 준다. 별 다섯의 명성을 주고 싶다. 리쉘리우에서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Koh Tachai로 회향한다. 도중에 다시 2차례의 다이빙을 하면서 시밀란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야간 다이빙이 없다. 그래서 저녁노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노을은 구름이 좋아야 한다. 하얀 뭉게구름은 석양을 받아 복사꽃처럼 다시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시밀란의 밤바다는 아름답다.

다음날의 새벽다이빙은 그야말로 최고다. Boulder City라 부르는 바위계곡이다. 거대한 부채산호(Sea-pan)가 숲을 이룬다. 정말 장관이요 기물(奇物)이다. 이렇게 큰 부채산호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바위와 어울려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었으니.... 사이사이로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라이온 피시가 노닐고...

자, 이제 마지막 다이빙이다. 바다는 우리들의 세상.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물구나무선다든지 손에 손잡고 원을 그린다든지... 마침 라일락 산호아래서 선글라스를 끼고 폼을 재는 친구도 있다. 마도로스파이프를 물거나 넥타이를 매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지만 아쉬운 순간이다. 

나의 오랜 숙원이던 리브어보-트는 끝났다. 망망대해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그립다. 그리고 안다만 해에 잠겨있는 아름답고 신비스런 바다세계에 경의를 보내고 싶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기들의 독특한 취향을 지키면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이 좋았다. 과연 글로벌 시대답다. 여름 시즌에는 푸켓에 머무르는 관광객 중 거의 80%가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한다. 이제 다이빙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다를 즐기려는 인간의 욕망이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지 않는가!

태양이 빛나는 안다만 해여, 아름다운 시밀란이여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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