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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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윤판나물(Disporum sessile)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20-04-29 10:00     최종수정 2020-04-29 14: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초여름 4-5월 경 산 속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꽃으로 윤판나물이 있다. 초여름이라 아직은 숲속에서 하늘이 보일 정도로 다 자라지 못한 작은 활엽수 나뭇잎 사이로 햇볕이 들기도 하지만 서늘하고 응달진 곳에 윤판나물이 자란다.

윤판나물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뿌리는 옆으로 뻗으며 자라고 줄기는 30-50 cm 정도로 곧게 자라며 윗부분에서 줄기가 몇 개로 갈라진다. 기다란 잎에는 3-5개 잎맥이 평행선으로 그어져 있고 끝이 뾰족하며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줄기를 반쯤 감싸고 있다.

4-5월 경 가지 끝에 1-3 송이의 길쭉한 통모양의 노란색 꽃이 밑은 향해 달리며 꽃송이가 벌어지지 않아 덜 핀 것처럼 보인다. 가을에 둥근 열매는 검은색으로 익는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꽃은 위로 향하거나 또는 옆으로 향해 꽃잎을 활짝 열고 수술과 암술을 밖으로 드러내어 자태를 마음껏 자랑하면서 매개곤충을 유혹한다.

꽃의 모양은 각양각색이지만 결국 식물마다 꽃가루받이가 가장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윤판나물의 꽃은 이러한 일반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먼 경우이다. 윤판나물의 꽃은 보통 식물의 꽃과는 다르게 꽃잎이 완전히 분리되어 서로 떨어져 있다. 주걱모양의 꽃잎 6개가 모여서 길쭉한 대롱모양을 하고 밑을 향해 매달려있으며 수술과 암술의 길이가 꽃잎의 길이와 비슷해서 수술과 암술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은 형태이다.

잎자루가 없는 커다란 타원형 초록색 잎이 마치 고깔모자를 씌운 것처럼 꽃송이를 감싸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수술은 6개이고 암술은 1개로서 처음에는 암술머리가 1개로 있다가 꽃가루받이가 가능한 시기에 3개로 갈라진다. 결국 암술과 수술이 꽃잎 속에 숨겨져 있는 형태이니 곤충의 눈에 띄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곤충의 방문으로 꽃가루받이에 성공하게 된다.

초롱꽃도 윤판나물과 동일한 형태의 꽃이다. 꽃송이가 밑으로 향하여 매달려있고 암술과 수술이 꽃잎에 싸여있는 형태로서 하나였던 암술머리가 성숙하면 3개로 갈라지고 곤충의 방문으로 꽃가루받이가 성립된다.

윤판나물 이름에 대한 유래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설은 없으나 문헌상에 나타난 것을 소개하면 꽃의 생김새가 기품이 있고 판서처럼 많이 배운 사람답게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현란하지 않은 연한 노란색으로 품위가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지리산 주변에서는 귀틀집을 윤판집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꽃송이에 고깔모자를 씌운 것처럼 2장의 초록색 잎이 마치 윤판집의 지붕을 닮았다하여 윤판나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속명 디스포룸(Disporum)은 희랍어로 ‘둘’이라 뜻의 디스(dis)와 ‘씨’를 의미하는 스포로스(sporos)의 합성어로 ‘2개 씨’라는 뜻이다. 씨방에 배가 2개씩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종명 세실(sessile)은 ‘줄기가 없다’는 뜻으로 잎자루가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한방에서 뿌리줄기가 약제로 쓰이는데 가을에 캐서 말린 것을 석죽근(石竹根) 이라한다.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폐를 보호한다하여 폐결핵, 폐기종 등 폐질환에 사용하며 장염이나 치질에도 사용한다. 봄철에 나는 어린순은 산나물로 먹고 둥굴레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맛이 좋다.

윤판나물의 외모가 애기나리나 큰애기나리와 비슷해서 대애기나리, 큰가지애기나리라고 부르기도 하며 민가에서는 서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꽃으로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큰애기나리 꽃은 흰색이고 꽃잎이 벌어져 있고 노란 수술과 암술이 노출되어있다. 윤판나물은 꽃이 노란색으로 대롱모양이고 암술과 수술이 보이지 않는다. 두 식물의 용도는 동일하다.  
  
윤판나물의 추출물을 개구리와 토끼에 주사하면 강심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아직 확실한 유효성분은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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