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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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등칡(Aristolochia manchuriensi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9-09-11 09:38     최종수정 2019-09-11 10:2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등칡은 자생지가 깊은 산 계곡이고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쉽게 만날 수가 없는 식물이다. 10 미터 정도 크기로 자라는 덩굴식물로서 쥐방울덩굴과에 속한다. 잎은 둥근 심장형으로 지름이 20~25센티미터 정도로 대형이고 톱니는 없고 어긋난다.

4~5월경 잎이 돋아나는 시기에 꽃을 피우는데 우리가 통상적으로 보아오던 꽃의 모습이 아닌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꽃은 보통 상식적으로 수술과 암술 그리고 꽃잎을 가진 아름다움의 상징이지만 등칡의 꽃은 이런 꽃의 요소를 갖추고는 있지만 생김새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꽃은 길이가 10센티미터 정도의 관(管)으로 중간 부분이 구부러져 알파벳의 U자 모양을 하고 있어 꽃의 전체 겉모습은 색소폰 악기를 연상시킨다.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며 꽃이 처음 피었을 때는 입구가 막혀있으며 꽃 색은 연한 녹색이다.

등칡의 암술과 수술은 융합되어 있으며 이것을 꽃술대(gynostemium)라 부르고 난초과 식물에서 대부분 꽃술대를 형성한다. 꽃의 입구 부분이 3갈래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3각형이다. 열매는 원통형으로 10센티미터 정도로 크고 마치 작은 수세미 모습이고 6개의 능선이 있다.

익으면 황록색을 띠고 능선을 따라 윗부분이 벌어지며 열매 속에는 많은 씨앗이 가득 들어 있고 씨에 털이 달려 바람에 날릴 수 있다.


등칡은 꽃의 구조로 보았을 때 곤충의 접근이 쉽지 않아 꽃가루받이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열매를 잘 맺지 못한다. 꽃을 절단해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U자 안쪽 끝 부위에 꽃술대가 있으며 녹색을 띤 흰색이고 주변은 온통 어두운 진한 갈색이다.

U자의 바닥 부분은 다시 연한 녹색 띠를 형성하며 이어서 진한 갈색 띠가 있고 그 이후는 입구까지 갈색 반점이 퍼져있다. 꽃 내부 구조로 보았을 때 꽃 내부로 들어왔던 곤충은 입구를 찾아 나오기 힘들게 되어있다.

꽃술대가 있는 안쪽 끝 부위는 주위가 온통 진한 갈색으로 어둡고 꽃술대만이 밝게 보인다. 동굴 입구 쪽으로는 어두운 갈색 띠가 이어서 상대적으로 어두워 보인다. 그래서 곤충은 밝은색의 꽃술대가 있는 방향을 입구로 착각하고 동굴의 입구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탈출을 시도하게 되어 결국 탈출에 실패하게 된다.

또한 입구 방향으로 나오려면 U자 모양이어서 동굴절벽을 기어올라야 함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등칡 꽃 내부에서는 곤충 사체가 종종 발견된다. 꽃향기가 독특해서 주로 딱정벌레와 파리가 방문하며 파리가 꽃가루받이에 기여한다.

쥐방울덩굴속에 속하는 식물은 2종뿐이며 등칡과 쥐방울덩굴이 이에 속한다. 덩굴성으로 주변의 나무를 지지대로 감아 올라가면서 자라므로 등나무와 유사하고 잎은 칡덩굴 잎과 비슷하여 등나무와 칡의 합성어인 등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칡은 농작물에 방해가 되므로 제거의 대상인데 등칡도 칡으로 혼동하여 수난을 당해 개체 수가 줄어들어 지금은 산림청에서 희귀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속명인 아리스톨로키아(Aristolochia)는 그리스어로 ‘최고’라는 뜻의 아리스토(Aristo)와 ‘분만(分娩)’을 뜻하는 로키아(lochia)의 합성어로 “분만 촉진”이라는 뜻으로 이 식물의 약효와 관련이 있다.

종명 만츄리엔시스(manchuriensis)는 ‘만주’라는 뜻이다. 영어명은 ‘맨츄어리언 파이프바인’(manchurian pipevine)으로 ‘만주 덩굴식물’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한방의 용도와는 전혀 다르게 서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뿌리와 전초를 분만을 유도하는 데 사용했고 낙태약으로도 사용되었으나 독일에서는 독성 때문에 1981년부터 쥐방울속 식물 모두를 전통의약으로 사용 금지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가을과 겨울에 줄기를 채취하여 껍질을 벗기고 잘라 말린 것을 관통목(關木通) 또는 통탈목(通脫木)이라 하고 열을 다스리고 강심, 이뇨(利尿), 신장 질환, 입 안 염증에 사용한다.

알려진 성분으로서는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과 헤데라게닌(hederagenin)이 있다. 아리스톨로크 산은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독 성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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