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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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꽃말이(Trigonotis pedunculatu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9-06-26 09:38     최종수정 2019-06-26 15:0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권 순 경
꽃이 사람의 눈길을 끌려면 뭐니 뭐니 해도 우선 크고 예뻐야 한다. 이른 봄 잎이 돋기 전에 꽃을 피우는 대부분의 나무꽃을 비롯해서 초본식물의 꽃도 지름이 적어도 몇 센티미터 정도 이상으로 대부분 꽃송이가 큰 편이다.

하지만 꽃송이가 지나치게 작아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식물도 무시 못 할 정도로 많다. 우선 눈에 잘 띄지 않으면 쓸모없는 하찮은 잡초 정도로 인식되어 존재 자체가 무시당해 지나쳐 버리기 쉽다.

이런 점에서 작은 꽃식물들은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봄철에 꽃피는 대표적인 작은 꽃 중에 꽃마리가 있다. 꽃마리는 전국의 들이나 길가 또는 밭둑에 자라는 두해살이식물(월년초)로 지치과에 속한다.

줄기가 10~3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며 밑 부분에서 여러 개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 잎은 계란 모양이나 긴 타원형으로 어긋나며 몸 전체에 짧은 털이 있다. 4월경에 줄기 윗부분에서 하늘색 또는 연보라색 작은 꽃이 차례로 한 송이씩 피어서 여러 송이가 차례로 달린다.

처음 꽃이 피고 나서 7월경까지도 연속적으로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꽃은 지름이 2밀리미터 정도로 아주 작아서 허리 굽혀서 일부러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는 꽃 모양이 잘 인식되지 않는다. 또한 꽃송이가 워낙 깨알만큼이나 작다 보니 사진 촬영하기도 여간 까다롭지 않다.

하지만 접사 렌즈를 바짝 들이대고 초점을 맞추면 꽃의 디테일이 확연히 드러나면서 감탄할 정도의 예쁜 모습의 꽃이 확대되어 나타난다.

꽃은 작지만 완전화로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어서 꽃잎과 꽃받침 모두 각각 5개이다. 수술 5개, 암술 1개이고 암술과 수술은 모두 꽃 속에 있어서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꽃봉오리는 연분홍색이고 막 피어난 꽃은 연한 하늘색이며 꽃 중앙에 정 5각형의 작은 구멍이 있고 노란색 띠로 둘러싸여 있다.

구멍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술머리가 조금 보인다. 노란색 띠는 암술과 수술이 있는 곳으로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배려이고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흰색으로 변한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식물 자체의 줄기도 약하고 꽃송이도 작은데 과연 꽃보다 덩치가 몇십 배 큰 대표적 곤충인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는 것이 가능할까이다.

잠시 꽃을 관찰하면 아주 작은 개미가 꽃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작은 개미가 주 고객인 모양이다. 작으면 작은 대로 다 살아가는 수단이 있기 마련이고 모든 생명체는 종족 보존이 가능하도록 진화한 것일 것이다.


꽃마리 보다 꽃의 사이즈가 10배 정도 큰 동속식물에 참꽃마리와 덩굴꽃마리가 있다. 두 식물 모두 꽃마리보다 1~2개월 늦게 꽃을 피우며 꽃마리의 꽃을 크게 확대한 형태이다.

꽃마리 식물명은 꽃줄기 끝부분이 말려 있다가 시계태엽이 풀리듯이 펴지면서 꽃이 핀다고 해서 ‘꽃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점차 ‘꽃마리’로 변한 것이라 한다. 속명 트리고노티스(Trigonotis)는 ‘삼각형’이라는 뜻의 희랍어 트리고노스(trigonos)에서 비롯되었고 꽃마리속 식물의 열매 모양이 삼각형인데 기인한다.

종명 페둔쿨라투스(pedunculatus)는 ‘꽃줄기’라는 뜻의 라틴어 ‘페둔쿨라리스(peduncularis)에서 비롯되었다. 백여 년 전에 우리나라에 왔던 선교사 부인이 쓴 책에서 꽃마리를 물망초로 알고 기록에 남겼다고 한다.

물망초의 영어명은 ‘나를 잊지 말라’는 뜻의 '퍼겟미낫'(forget-me-not)임으로 꽃마리는 ‘Korean forget-me-not'이 되었다. 꽃마리와 물망초의 꽃 모양은 닮았으나 꽃의 크기가 다르고 분류학적으로 과명은 동일한 지치과 이지만 속명은 다르다.

어린잎을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나고 나물로 먹을 수도 있으나 맵고 쓴 맛이 있으므로 찬물에 우려낸 후 조리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꽃을 포함해서 전초 말린 것을 부지채(附地菜)라 하고 밤에 오줌 싸는 증세인 야뇨증, 설사, 이질, 늑막염, 종독에 사용한다. 생풀을 찌어서 환부에 붙이거나 가루를 기름에 개서 바른다. 성분은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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